이렇게 힘센 고구마는 처음이야!
“코코야, 오늘은 우리 집에 갈 거지?” 얼마 전 새집으로 이사한 두두는 코코에게 꼭 보여 주고 싶은 게 있어요. 그런데 두두가 같이 집에 가자고 할 때마다 코코는 번번이 못 간대요. 언젠가는 고구마 밭에 물 줘야 해서 못 가고, 또 다른 날은 고구마 밭을 돌보아야 해서 못 간다더니, 오늘은 글쎄 이러는 거 있죠? “코코 바빠. 고구마고구마해.”
코코가 그렇게 말해도 두두는 찰떡같이 알아들어요. 두두는 코코를 누구보다 잘 아는 단짝친구니까요. 곰곰 생각하던 두두는 코코를 도와 함께 고구마를 뽑기로 합니다. 다 하고 나서 두두네 집에 놀러 가기로 꼭꼭 약속하고요.
으쌰! 으쌰! 영차! 영차! 코코와 두두는 부지런히 고구마를 뽑았어요. 그런데 딱 한 줄기가 꼼짝도 하지 않아요. 엄청 힘센 고구마인가 봐요. 어느덧 해는 지고, 완전히 지친 코코와 두두는 벌렁 드러누웠어요. 아무래도 힘센 고구마는 내일 뽑아야 할 것 같아요.
코코한테 자랑하고 싶었는데…
두두는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아주 즐거웠어요. 고구마가 딱 한 줄기 남았으니까, 그것만 뽑으면 내일은 코코한테 새집을 보여 줄 수 있잖아요. 그런 생각을 하며 두두가 기분 좋게 땅속 집으로 돌아왔는데, 집이 어딘가 허전해요.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집 안을 이리저리 둘러보니, 코코한테 자랑하려고 했던, 천장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던 고구마가 몽땅 사라졌어요. 딱 하나만 빼고요! 대체 이게 무슨 일이죠? 그 많던 고구마가 대체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도둑이라도 든 걸까요?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 코코와
코코를 누구보다 잘 알고 이해하는 두두 이야기, 그 두 번째
《코코는 고구마고구마해》는 전해숙 작가가 《오늘은 우리 집에 갈래?》 이후 2년 반만에 들려 주는, 코코와 두두의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코코와 꼭 닮은 조카가 이야기의 모티프가 된, 작가의 남다른 애정이 듬뿍 담긴 작품이지요. 이 책은 전작에서도 그랬듯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 아이, 의사소통 방식이 남달라 조금 엉뚱해 보이기도 하는 아이가 일방적인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자신을 사랑하고 스스로 삶을 살아가는 당당한 사회 구성원임을 보여 줍니다. 또 오로지 고구마밖에 모르는 코코와 코코를 집에 초대하고 싶은 두두가 벌이는 작은 소동을 통해 우리는 어쩌면 알게 모르게 연결되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하지요.
작가의 따뜻하고 세심한 시선이 고스란히 담긴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어딘가에 있을 것 같지만 조금은 낯선, 신비롭고 아름다운 마을에서 코코와 두두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남들보다 느리고 조금 서툴지만 누구보다 사랑스러운 세상의 모든 코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응원하게 될 것입니다.
힘겹게 손을 마주 잡고
아주 가끔 눈을 맞춰도
알 수 있어.
코코는 모두를 사랑한다는 걸.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