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 중국의 안과 밖을 꿰뚫어 보는 역작
오랜 역사를 가진 강대국이자 21세기에 대두한 신흥국이기도한 중국. 우리는 중국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대처를 위해 어떻게 객관적으로 분석할 것 인가? 중국이 나아가고 있는 길을 어떻게 예측할 것인가? 능수능란한 현재의 중국 집권 체제, 중국의 현행 체제인 당관료형 권위주의 체제가 지니고 있는 지구력과 강인성은 어디서 비롯되는 것인가? 중국에서의 일당지배체제가 여전히 계속될 것인가? 아니면 역사적 역할을 끝마치게 될 것인가? 이 책은 이 복잡하고 방대한 문제를 논한다.
□ 서구 정치학으로는 중국을 이해할 수 없다
중국을 이해하는 데 가장 큰 장애는 중국에 있어서 국가란 무엇인가를 서구적 개념으로는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이다. 서구의 근대적 원리에서는 국가의 정당성은 민주주의에 의해 담보되는 것이지만 중국은 이와 합치하지 않는다. 마틴 자크는 중국에서는 민주가 부재하더라도 국가가 절대적인 정당성을 가질 수 있으며 서구에 있어 국가가 외부자인 반면, 중국과 중국인에게 국가란 집안의 큰 것으로, 사회의 내재적 구성 부분으로 간주된다고 보았다. 중국에서의 국가란 고도의 합법성, 유구한 정치의 전통, 탁월한 전략 능력, 내재적 연속성, 시장과의 독특한 결합 등을 통해 흉내 낼 수 없는 고유성을 지녀왔다는 것이다.
국내 중국정치 학계는 미국에서 공부하고 미국에서 학위를 취득한 미국 학파가 과반이 넘을 것이다. 이는 미국적 시각에서 중국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한계로 이어질 수도 있다. 중국연구에서 일본 정치학계의 연구능력이나 성과는 세계 선두 수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일본 내에서도 중국정치 분야 대가로 손꼽히는 전문가인 저자 모리 가즈코는 비판적인 기술 방향을 택하면서도 최대한 객관성 내지 중립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며 생애를 바쳐 중국연구에 몰두해온 평생의 실적을 이 책에 담아낸다.
□ 중국의 안과 밖이, 내정과 외교가 교착하는 곳에 있는 중국 이해의 핵심
이 책은 거대해진 현대 중국을 이해하는 핵심이 안(내정)과 밖(외교)을 나누지 않고 ‘통째로’ 분석하는 것에, 중국의 문제는 내정과 외교의 경계선이 서로 교착하는 곳에 있다고 보았다. 이를 풀어가기 위해 일본의 중국연구에 대한 분석으로 시작, 중국정치에서의 당과 국가와 군의 메커니즘을 기능적으로 분석하고 정책결정의 기본유형을 세 가지로 정리하여 중국적 특징을 검증해낸다. 그리고 국유기업에 초점을 맞추어 중국을 국가자본주의라 규정하고 중국에 있어서의 국가의 절대적인 합법성이라는 중국적 특질도 묘사해낸다. 이들을 바탕으로 중국외교의 중국적인 면을 정책결정, 대외 군사행동, 대외 원조 등을 통해 논의한다. 이어서 안과 밖의 교착을 상징하는 주제라 할 수 있는 홍콩, 타이완, 위구르, 티베트 문제를 분석하여 장래의 여러 패턴을 고찰한다. 그리고 종장에서 중국의 레짐 변용의 가능성에 관해 한국 등 권위주의에서 민주화로 향한 동아시아의 경험과 대비하며 검증한다.
거대하고 복잡한 국가 중국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풍부하고 다양한 기록과 자료를 통해 고찰하고 분석해 논하는 이 책은 중국이란 국가와 그 개념을 이해하고자 하는 독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