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 내가 만만해?"
답답한 마음을 뻥! 뚫어 줄 좋은 방법은 없을까?
마음이는 아침마다 학교에 가기 싫습니다. 학교가 마치 전쟁터 같기 때문입니다. 친구들은 서로 내 말이 맞다, 내가 이겼다, 내가 더 세다 싸우고 또 싸우기만 하지요. 그럴 때마다 마음이 가슴은 벌렁벌렁하지만, 친구들은 멈출 기세가 아닙니다. 은새와 자영이는 게임 때문에 마음이 앞에서 매일 싸우고, 동우는 마음이를 툭 치고도 사과 한마디 안 합니다. 마음이를 제치고 독서왕이 되고 싶은 지호는 "됐고!" 공격의 달인이라 무슨 말을 해도 안 통하니, 마음이는 책을 다 읽고도 거짓말쟁이가 되어야 했지요. 그뿐인가요, 반에서 제일 덩치가 큰 큰솔이는 새치기하며 마음이를 밀어 버리기까지 합니다. 미처 하지 못한 말들이 머릿속에서 실타래처럼 뒤죽박죽 엉켜 버린 채, 마음이는 눈물만 뚝뚝 흘릴 뿐입니다. "이씨, 내가 만만해?"
가슴 펴고! 어깨 펴고! 자신 있게! 당당하게!
놀라운 말싸움 비법
마음속에 화가 차곡차곡 쌓이던 마음이에게 어느 날 놀라운 학원이 나타납니다. 바로 말싸움 학원! 운 좋게 1회 무료 체험을 하게 된 마음이는 아예 진단이 불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한마디로 말싸움 비법이 매우 절실하게 필요한 상태였지요. 그날 이후, 마음이는 학교가 끝나자마자 말싸움 학원으로 달려가기 시작합니다.
목소리를 크게 하라 / 말을 많이 하라 / 말을 빨리하라 / 눈을 피하지 마라 / 자신을 믿어라
마음이는 스승 투투와 함께 열심히 말싸움 연습을 한 뒤 학교에서 하나씩 실험을 해 봅니다. 어라, 그런데 정말로 말싸움 비법이 통하는 것 아니겠어요? 은새와 자영이가 꼬리를 내리고 사과하고, 동우는 부끄러워서 달아나고, 지호는 마음이의 ‘됐고!’ 공격에 입도 뻥긋 못 합니다. 이대로 마음이의 시대가 열리는 걸까요?
말싸움은 언어 스포츠!
잘 싸우고 잘 화해하는 방법
속상한 일이 있어도 자기주장을 마음껏 펼치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소심한 성격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아마도 남을 배려하려는 생각이 커서 그럴 것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 마음이가 꼭 그렇습니다. 남에게 싫은 소리 한마디도 못 하던 마음이는 말싸움 비법을 전수받고서 친구들과의 말싸움에서 연달아 통쾌한 승리를 거둡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가슴이 불편했습니다. 친구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그 아이들도 말싸움을 시작한 이유가 있기 마련이었거든요. 또 다툼이 일어나면 크든 작든 서로에게 상처를 남기기도 했고요. 이를 통해 마음이는 싸움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물론, 반드시 싸워야 할 때는 물러서면 안 되겠지만요.
글을 쓴 김미숙 작가는 와다다다 따지는 친구 앞에서 입도 벙긋 못 했다는 딸을 보며 말싸움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말싸움 학원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곳에선 무엇을 배울까…… 재미난 상상이 머릿속에 모락모락 피어났다고 하지요.
“세상에는 다양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어요.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만나면 다툼이 생길 수 있죠. 자라면서 힘의 근육을 조절하는 법을 배우듯, 말의 근육을 조절하는 법도 배워야 해요. 사람들은 잘 싸우고 잘 화해하면서 함께 살아야 하니까요.”
-본문 중에서
이렇게 해서 탄생한 『말싸움 학원』에는 파이팅 넘치지만, 한편으론 배려심 가득한 말싸움의 기술이 가득합니다. 영민 작가의 재치 넘치는 그림까지 더해져 활기가 넘치는 책이 만들어졌지요. 하고픈 말을 꿀꺽 삼켜야 했던 어린이들에게 가슴이 뻥! 뚫리는 탄산수 이야기를 강력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