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자와 그의 소유』는 모든 종교, 철학 그리고 이데올로기에 직접적이고 근본적으로 도전했다. 그의 글은 자신을 많은 적으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슈티르너는 기존의 모든 종교, 철학 그리고 이데올로기에 정중하게 도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당시의 모든 현존하는 동시대의 종교, 철학 그리고 이데올로기에 뻔뻔스럽고 통렬하게 도전했다. 놀랍지 않게, 이 일은 자신들의 위대한 이념들과 이론들을 완성하거나 실행하기 위해 분주하게 일하는 모든 신학자, 철학자 그리고 이데올로기 연구자들이 슈티르너를 기피인물로 만들었다. 박종성의 번역이 그 기피인물과 마주할 기회를 주었다. -김성민(건국대 철학과 교수)
혁명이 아닌 반란을 꿈꾼 슈티르너가 세상에 내놓은 마치 침묵과도 같은 자기 자신에 대한 유일한 항변서. 그에게 ‘나’란, 대의나 이념에 종속된 자가 아닐뿐더러 인간이라는 일반성에 매몰될 수 없는 존재이며 심지어 언어로 표현할 수조차 없는 창조적 존재이다. 자신을 지우라고 요구하는 세상에 맞서기 위해 읽어야 할 책. -전호근(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현실적 대안을 고민했던 마르크스에게 몽상을 늘어놓는 급진주의자들이란 지극히 위험한 존재였다. 꿈이란 나아갈 길을 잊도록 할 만큼 너무도 매혹적이기에. 마르크스가 보기에 슈티르너의 꿈은 특히 위험했다. 일체의 속박도, 굴종도, 타협도 없는 ‘나’의 완전한 해방을 꿈꾸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슈티르너의 꿈은 특정한 통치체계의 구축이나 삶의 안정 따위로 ‘나’의 해방이 결코 완결될 수 없음을, 오히려 항상 되풀이하고 되돌아 봐야 할 꿈임을 웅변한다. 이는 안존과 타성이 유일한 삶의 양식인 우리에게 ‘나’를 일깨우는 각별한 외침이 아닐 수 없다. 박종성은 십수 년의 노력으로 슈티르너의 목소리, 『유일자와 그의 소유』를 고스란히 우리말로 옮겨주었다. 자, 이제 슈티르너의 일갈에 귀 기울여 속박을 안식으로 여기는 초라한 ‘나’를 돌아보자. -이병태(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