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철학의 미로에서 길을 잃은
당신을 위한 안내서
니체부터 버틀러까지, 형이상학에서 페미니즘까지
‘현대’를 살아가기 위해 꼭 알아야 할 철학
이 책은 현대철학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경유해야 하는 니체, 비트겐슈타인, 들뢰즈, 푸코, 리오타르 등 현대철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철학자들을 다루고 있다. 여기에 더해 해러웨이와 버틀러 등 지금 페미니즘 철학의 최전선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철학자까지 다룬다.
현대철학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일에는 많은 인내심과 집중력이 필요하다. 이는 현대사회의 복잡성과 다양성 때문이며, 이 복잡함 안에서 철학자들이 경험했던 시대와 정신이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이한 이론과 지향점 사이에서도 이 13명의 철학자들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그 시대를 통과하며 당대의 문제를 철학화하려 노력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왜 들뢰즈를 읽는가?’, ‘아렌트의 사유와 지금의 우리’ 등의 소제목에서 알 수 있듯, 저자들은 철학자의 사유를 단지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들의 철학을 현재화하고 자기화하는 데 집중한다.
미래사회의 위기는 롤스의 이론으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복합적일 것이며, 다양한 방면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다가올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미래사회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정치철학을 구성하고 그것에 합의할 수 있다면 그 뿌리는 모두 롤스에 있다. (230쪽)
저자의 말처럼, 이 책에 소개된 철학적 방법론만으로는 앞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사회의 위기에 대응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문제에 맞서 자신만의 새로운 철학을 구성할 수 있다면, “그 뿌리는” 바로 이 책 속의 철학에 있다.
현대철학을 처음 만나는 이들에게
가장 친절한 안내서
『현대철학 매뉴얼』이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책은 기존의 어렵기만 한 철학 개념서가 아닌 친절한 입문서를 표방한다. 그러면서도 철학의 복잡한 개념들을 넓고 얕게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매우 핵심적인 철학적 개념들과 여기에 얽힌 쟁점들을 가독성이 좋은 쉬운 문장으로 풀었다. 한마디로 어려운 것을 쉽게, 쉬운 것을 깊게 풀어낸 고급 철학 교양서다.
이 책의 친절함을 특히 돋보이게 해 주는 것은 철학자들의 삶을 마치 입체 영상처럼, 위에서 내려다보듯 실감나게 보여 준다는 점이다. 한 철학자가 탄생하기까지의 시대적·이론사적 배경과 이론의 발전 단계 및 영향관계를 살펴봄으로써, 그가 시대를 인식한 방식과 그것이 철학에 새겨진 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넓고 복잡한 현대철학의 세계를 둘러보고 중요한 분기점들을 발견하게 하는 일종의 ‘현대철학 조감도’인 것이다. 이 책의 논의를 따라가다 보면 현대철학이라는 복잡한 미로를 위에서 조망하며 자신만의 탈출 경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철학자들과 그들의 생각은 존경의 대상이기 이전에 우리의 생각을 만드는 ‘재료’이다.” 철학자들의 삶과 생각을 단순히 받아들이도록 구성한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철학을 세울 “재료”로 활용할 수 있게 구성했다. 복잡하고 다양한 위기들이 매일 눈앞에 닥쳐오는 현대사회에서 극복의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과거의 철학자들이 당대의 위기 극복을 위해 “어떤 질문”을 던졌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 다음에야 “자신만의 질문”을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