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것도 수행이다
살며 사랑하며 기도하라
불교에서 자주 사용하는 표현 가운데 ‘공덕(功德)’이라는 말이 있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선한 행동을 하거나 자비를 베풂으로써 얻게 되는 무언가를 뜻한다. 자고로 공덕을 많이 쌓아야 다음 생에 좋은 세상에서 태어나고 깨달음을 얻어 복(福)을 누리게 된다고 한다. 불교의 관점에서 보면 기도하는 행위 역시 공덕을 쌓는 일이다. 왜 그럴까?
불교 기도는 일반적인 기도와 다르다. ‘나’의 건강과 부와 행복을 바라는 데서 그치지 않고 내가 아닌 모든 것, 모든 존재(생명)의 행복까지 기원하기 때문이다. 과정도 다르다. 절대적인 힘에 완전히 기대어 단박에 소원을 성취하려는 것이 보통의 기도라면, 불교 기도는 자신의 바람이 이루어질 때까지 멈춤 없이 노력하리라는 다짐이 골자다. 그래서 ‘~해주세요’라는 말보다 ‘~할 수 있게 지혜와 용기를 주세요’라는 표현을 더 많이 쓴다. 말하자면, 초월적인 힘에 도움을 받되 주체적으로 공공의 이익을 지향하는 것이 불교 기도의 본질이다.
다들 알다시피 불교의 최종 목표는 깨달음과 해탈이다. 이를 위해 불자들은 부지런히 참선을 하고 명상을 하고 염불을 한다. 그러면서 빈다. ‘나와 남이 동시에(自他一時)’ 깨닫고 해탈하기를. 혼자서 수행하든 여럿이 함께 수행하든 어떤 종류의 수행을 하든, 이 점에서는 차이가 없다. 불교 기도도 마찬가지다. 나를 넘어 우리를 향한다. 이 점에서 불교 기도 역시 공덕을 쌓는 또 다른 수행이라고 할 수 있다.
매일의 일상에서 특별한 순간까지
모든 날을 위한 실용 불교 기도문
‘기도’ 하면 많은 사람이 ‘기독교’를 먼저 떠올린다. 그만큼 기독교 신자들이 자주 기도하고 열심히 기도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모든 종교에는 기도하는 전통이 있다. 수천 년의 역사를 지닌 한국불교에도 기도하는 전통이 있다. 다만 여타의 불교 전통이 그렇듯, 기도 역시 사찰 같은 특별한 공간에서 특별한 사람들만 할 수 있는 일처럼 여겨져 왔다. 그런데 최근 명상의 유행과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불교 수행이 생활 전반으로 확장되면서 불교 기도에 관한 인식도 180도 달라졌다. 집이나 사무실 등 사적인 공간에서 기도를 수행으로 삼아 실천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덩달아 일상에서 활용할 만한 불교 기도 책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불교기도문』은 이러한 대중의 갈증을 해소하는 단비 같은 책이다. 남녀노소 현대 불자들이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읽고,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실용 기도집으로서 총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는 매일의 삶에서 활용할 수 있는 생활 기도문, 2장에는 생애 특별한 순간을 위한 기도문, 3장은 연중 주요 절기에 사용할 수 있는 기도문, 4장부터 마지막 7장까지는 불자로서 신행ㆍ수행할 때 유용한 여러 가지 정진 기도문과 법회 기도문을 담았다. 각 기도문에는 연결 지어 되새겨 볼 만한 짧은 부처님 말씀(법구경 외)을 함께 실었다. 내용뿐만 아니라 형식 면에서도 독자들의 요구를 충실히 반영했다. 어려운 불교 용어 대신 일상언어를 사용했으며, 평소 가방에 넣고 다니다가 버스나 지하철 혹은 카페 등에서 꺼내 볼 수 있도록 한 손에 잡히는 작은 판형으로 제작했다. 또한 백색 종이와 은박 가공으로 차분함과 고요함을 시각화한 표지는 보기만 해도 마음이 맑아지는 듯한 느낌을 전해주어 책을 손에 든 사람이 곧장 기도에 몰입할 수 있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기도는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제대로 기도할 때 이루어진다. 몸가짐, 마음가짐 하나도 허투루 해서는 안 된다. 바라기는 쉽지만 이루기는 어려운 기도를 해나가는 데 이 책이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해줄 것이다. 좋은 일이 있을 때나 힘든 일이 있을 때 혹은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을 때, 이 책을 펼쳐 보며 자기 자신이나 다른 누군가를 향해 정성껏 기도해 보길 바란다. 반드시 그 기도가 이루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