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일상에 필요한 작고 사소한 여유는 어떻게 찾을까?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여성 작가 마스다 미리의
일상이 조금 사랑스러워지는 에세이&만화집
누구나 사소한 것이 신경 쓰일 때가 있을 것이다. 무심코 지나치지만 일상 곳곳에 있고, 꼭 필요하지는 않지만 없으면 왠지 아쉬울 듯한 작고 소소한 것들 말이다.
마스다 미리는 이 책을 통해 좋아하는 밤을 이용한 디저트인 몽블랑, 살 마음이 없어도 들여다보고 싶은 슈퍼나 편의점의 아이스크림 박스, 지나가는 여학생들 가방에 달려 하나하나의 의미를 담고 있어 보이는 다양한 열쇠고리, 종일 텔레비전을 보는 건 아니지만 텔레비전의 모든 편성표를 구석구석 살펴보며 행복 음미하기, 신문에 실린 프로 기사의 메뉴를 확인하며 ‘나라면 그럴 때 무엇을 고를까?’라고 하는 유사체험 즐기기 등 주로 음식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한다. 그러나 꼭 음식이 아니어도 좋을 것이다. 분명 당신의 일상 속에 스며들어 있는 당신만의 사소함이 있기 마련이고 사람의 취향은 모두가 다르다.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소소한 취향을 찾아 사소한 것들을 찾아보면 어떨지 마스다 미리는 소소한 글과 그림을 통해 우리에게 말한다.
건물 사이의 틈, 도시의 틈, 시간의 틈
그 속에 있는 나만의 틈으로 떠나는 여행
저마다 좋아하는 장소와 그 이유가 있을 것이다. 마스다 미리는 어쩐지 집에 가고 싶지 않지만 혼자이고 싶을 때면 인파 속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혼자가 될 수 있는 백화점 지하 식품매장에 가서 이것저것 살펴보며 저녁 장거리를 산다. 그리고 퇴근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있는 부동산에서 배치도를 보며 여유 있는 시간을 즐기기도 한다. 내가 세상에서 튕겨져 나간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면 그냥 노을을 멍하니 바라보기도 하고, 언젠가 살지도 모를 것들이 넘쳐나는 무인양품에 가기도 한다.
길에서 나비를 만나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지켜보고 싶은 알 수 없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이는 어쩌면 ‘어디론가 날아가는 나’를 즐기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작가는 말한다. 일생 동안 경험할 수 있는 일은 아주 조금에 불과하고, 우리는 수많은 모르는 세상과 이별하면서 죽어간다. 한 번뿐인 인생이 아쉽다고 생각된다면, 모든 세상을 만날 순 없지만 적어도 내 주변에 존재하는 인생을 확인해보는 것은 어떨까.
시시각각 변하는 세상 속에 남들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고, 내 취향이 무엇인지도 궁금해할 수 있는 여유를 만들기를 이 책은 추천한다. 마음이 끌리는 작은 풍경에 저항 없이 이끌려 살펴보고 즐거워하라. 좋아하는 것을 찾는 일, 고단한 일상에서 나에게 소소한 힐링을 선사하는 일은 이렇게 작은 틈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