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인천 앞바다 섬 관광 활성화에 눈길을 돌리고 있는 가운데 무관심에 묻혀버렸던 섬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다.
인천 앞바다에는 크고 작은 168개의 유·무인도가 나름의 특색 있는 자태로 존재가치를 자랑하고 있다. 이곳은 우리나라 근·현대사 역사의 중심지이다. 청일전쟁, 제물포해전과 러일전쟁, 그리고 한국전쟁의 판도를 바꾼 인천상륙작전이 인천 앞바다에서 벌어졌다. 지금도 NLL(북방한계선)을 사이에 두고 남북 간 긴장 관계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여객선에만 의존해야 하는 접근성 문제가 발목을 잡아 점점 낯선 동네로 외면당하면서 보물 같은 그들의 역사나 생태계까지 사라진 전설처럼 잊혀가고 있기에 『맛있는 인천 섬 이야기』가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인천 섬들의 흥미진진한 속사정을 그곳에 사는 30여 명 주민 인터뷰를 통해 생생하게 풀어낸다. 그리고 역사와 통계 데이터를 확보하여 객관성과 사실성을 높였다. 두 종류의 자료를 씨줄과 날줄로 연결한 학자로서의 역량이 돋보인다.
예컨대 연평도 조기가 1969년을 기점으로 사라진 이유는 남북 긴장에 따라 ‘어로저지선’이 3차에 걸쳐 남하했기 때문이다. 이 내용이 인터뷰와 데이터를 통해 제시된다. 또한, 홍어의 주산지로 대청도 어민들이 흑산도에 홍어잡이 건주낙 방식을 전해준 사연도 인상적이다. 대청도가 전남보다 홍어 어획량이 많음도 데이터를 통해 나타난다. 새우어장으로 유명했던 울도, 문갑도, 장봉도, 석모도 어장이 황폐화되자, 1970~1980년대 강화나 인천의 어민들이 전남이나 전북에 내려가서(출가어업) 배를 만들어 주고 어구어법에 대해 전해준 사연을 담은 것은 발로 뛰었기에 가능했다. 이와 함께 인천보다 위도상 높은 지역인 대청도, 소청도, 백아도에 난대식물 동백나무가 자라는 이유, 심청전의 고향이 된 백령도, 65년 전 (종교)마을공동체운동을 시작했던 최분도 신부님의 활동과 굴업도 핵폐기장 반대 투쟁 과정 등 인천 섬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다양한 사연이 소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