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에 가면 중앙우체국이 있고, 경복궁에 가면 국립현대미술관이 있어요. 전주에는 농촌진흥청이 있고, 창원에는 경상대학교병원, 강원도에는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화성에는 남양도서관이 있지요. 이들은 모두 김세종 건축가가 디자인에 참여한 건축물이에요. 아무것도 없는 곳에 서서 만들어질 건축물을 상상하고, 그 상상을 현실로 옮기는 건축가! 수백 년이 흘러도 변함없이 우리 곁에 남을 건축물을 만드는 건축가! 이렇게 변함없이 아름답고 튼튼한 건축물을 만드는 건축가의 세계를 알고 싶다면 지금 이 책을 펼쳐보세요.
사람을 품는 공간을 만드는 건축가
우리를 둘러싼 환경, 특히 건축 환경은 사람의 무의식을 끊임없이 자극하면서 정서적 영향을 주고 있어요. 그래서 좀 더 안락하고 즐거운 환경,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환경을 만드는 일은 매우 중요해요. 건축가들은 이런 공간심리를 디자인에 반영해 사용자들이 불안감을 느끼지 않고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도록 공간을 설계하고 있어요.
건축의 시작은 땅과 마주하기
저 같은 경우는 설계에 들어가기 전에 우선 해당 장소에 찾아가서 몇 시간 정도 땅과 마주하는 시간을 가져요. 주변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주로 어떤 길로 다니는지 살피기도 하고, 시간대별로 변하는 햇볕이나 공기의 흐름을 보기도 하죠. 건물이 어떤 모습으로 지어져야 주변과 녹아들며 조화를 이룰지 고민해 보기도 하고요. 어떤 건축가들은 그 장소에서 하루를 지내면서 스물네 시간의 변화를 자세히 보기도 하죠.
스케치 연습은 필수!
건축 디자인을 잘하려면 스케치 능력이 중요해요. 우선 스케치의 기본인 선과 도형 그리기부터 해보세요. 처음과 끝이 명확히 표현되는 하나의 선을 여러 번 그려보고, 그 뒤엔 정육면체를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도형과 입체도형을 그려보는 거예요. 타일이나 나무, 유리, 대리석 등 여러 가지 재질을 표현해 보는 것도 좋아요. 이런 식으로 자를 사용하지 않고 스케치 연습을 하면서 감각을 익혀보세요. 더 나아가 내가 살고 싶은 집의 평면도와 입면도를 그려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공공시설물 건축의 디자인도
제가 회사에 다닐 때 정부 사업을 맡아 설계부터 시공, 유지관리까지 모든 공정을 책임지는 일을 했어요. 현재 운영하는 건축사사무소에서도 정부관청에서 건설하는 건축물을 맡아 시공하고 있고요. 주로 공연장과 전시장 같은 문화집회시설과 학교, 도서관, 병원, 관공서 등이죠. 이 분야에 집중하는 이유는 제가 가장 잘 이해하고 있기도 하고 저만의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처음부터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진 건 아니었지만 계속해서 공공시설물을 맡아오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분야의 전문가가 되었거든요.
공간을 상상하고 만들어가는 설렘이
의뢰받은 건축물을 만들 때는 이 공간을 사용할 사람은 누구이고 몇 명인지, 사업이 잘 되게 하려면 어떤 편의시설이 필요한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요. 여러 건물을 만들며 쌓인 경험에 상상력을 더해 작품을 완성해 나가는 거죠. 저는 그 과정이 참 설레요.
일할 때만 그런 감정을 느끼는 건 아니에요. 버스를 타고 가다, 밥을 먹다 문득문득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스케치를 하거나 글로 적어요. 제가 만들 공간에서 살아갈 사람의 꿈을 상상하면 정말 즐겁고 설레죠. 저는 이렇게 행복한 상상을 할 수 있다는 게 굉장한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 『건축가는 어때?』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