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그저 사라지고 마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의 감정과 기억으로 남아, 나를 만듭니다.”
당신을 만든 말은 무엇인가요?
『나를 만든 말』은 지금의 자신을 만든 무수히 남겨진 말들에 대한 배우 신소율의 말의 기록을 담은 에세이다. 때때로 말에 무너지고 후회하고 상처받기도 하지만, 다시 말로 인해 힘을 얻고 일어서고 치유받은 경험을 다정한 태도와 섬세한 문장으로 전하며, 그럼에도 끝내 나를 살게 한 것은 ‘말’이었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한 음절 한 음절 간절히 고대하게 되는 말이 있고, 절대 듣고 싶지 않은 재난 같은 말들도 있어요. 말 한마디가 누군가의 하루, 일주일, 몇 년, 어쩌면 평생의 정서를 좌우하기도 합니다.”라고 이야기하며 ‘말’이 전하는 가치의 중요성을 다시금 돌아보게 한다.
“안녕하세요.” 첫 만남에서 건네는 낯설고 서먹하지만 호감을 담은 인사말.
“잘 지내세요?” 상대의 근황과 안녕을 묻는 따듯한 안부의 말.
“식사하셨어요?” 끼니를 묻는 걱정과 관심을 담은 말.
“보고 싶었어요.” 상대에 대한 진심을 표현하는 설렘을 담은 말……
일상의 사소한 순간에도, 조금은 특별한 마음을 전하고 싶을 때도, 혹은 도저히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화가 난 순간에도, 우리는 ‘말’을 통해 내 안의 감정을 표현한다. 때로는 내 안의 감정을 숨기고 상대에 대한 배려를 위해 선의의 거짓말을 할 때도 있고 마음에도 없는 말을 건넬 때도 있지만, 결국 말은 나를 드러내는 가장 정확하고 확실한 자기표현의 수단이다. 그렇기에 말 한마디를 함에도 마음을 기울이고 진심을 담아야 한다. 시간을 되돌릴 수 없듯이, 말 역시 이미 내뱉어진 순간 상대방에게는 어떤 의미로든 전달되고 만다. 결국 말은 그저 사라지고 마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의 감정과 기억으로 남아 나를 만든다.
우리는 많은 사람을 만나고 그보다 더 수많은 말을 주고받으며 살아간다. 때론 그 말이 나를 주저앉게 만들고, 상처의 흔적으로 남아 오랜 시간 나를 괴롭힐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건 다시금 일어설 수 있도록 손을 내미는 것도, 한 걸음 나아가게 만드는 것도, 오랜 시간 나를 버티게 만드는 힘도, 모두 말이라는 사실이다. 신소율 작가의 『나를 만든 말』이 당신을 만든 말을 되새겨 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나아가 이 책을 통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차별의 언어에 주의하며, 서로의 마음을 따듯하게 물들이는 말들로 채워질 수 있기를. 당신의 말이 누군가에게는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 소중한 말이 되어 기억되고 있음을 깨닫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