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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우한테잘해줘-23(자음과모음청소년문학)

영우한테잘해줘-23(자음과모음청소년문학)

  • 박영란
  • |
  • 자음과모음
  • |
  • 2012-09-20 출간
  • |
  • 272페이지
  • |
  • ISBN 9788954428255
★★★★★ 평점(10/10) | 리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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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필리핀인 아버지를 부끄러워하는 나는 ‘삶은 나에게 다정하지 않아’ 푸념하는 엄마와 단둘이 산다. 아버지의 존재를 부정하면서 결국 결손가정의 혼혈아로 태어난 자신에 대해서도 부정하고픈 아픔을 감추고 있다. 부유한 집안에, 과학고는 거뜬하게 입학할 수 있는 화려한 스펙을 갖고 있는 녀석은 자신을 혼자 두고 한 달의 절반 이상을 해외여행 하는 부모보다 배에 육종을 매달고 낑낑거리는 애완견 ‘몽’에게 더 마음을 주며 늘 ‘답답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필리핀인 아버지를 부끄러워하는 나는 ‘삶은 나에게 다정하지 않아’ 푸념하는 엄마와 단둘이 산다. 아버지의 존재를 부정하면서 결국 결손가정의 혼혈아로 태어난 자신에 대해서도 부정하고픈 아픔을 감추고 있다. 부유한 집안에, 과학고는 거뜬하게 입학할 수 있는 화려한 스펙을 갖고 있는 녀석은 자신을 혼자 두고 한 달의 절반 이상을 해외여행 하는 부모보다 배에 육종을 매달고 낑낑거리는 애완견 ‘몽’에게 더 마음을 주며 늘 ‘답답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헬로키티 입이 왜 없는 줄 알아?
어렵다. 새끼야, 뭔데?
말하지 말라고.
듣기만 하라고.
듣기만?
그래서, 헬로키티가 어떻게 된 줄 알아?
모르지.
자살했대.
자살? 왜?
말을 못하니까.
말을 못한다고 자살을 해?
헬로키티 일가족이 모두 자살했어.
아무리.
실은 속 터져 죽은 거야. 자살이 아니고.
끔찍하다.
누가 더 끔찍한 거 같냐.
누구라니?
헬로키티를 만든 사람이냐. 헬로키티 자신들이냐.
와, 짜식, 오늘 또 힘들게 하네.

확연한 집안의 경제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녀석과 나는 입이 없어서 답답해 속 터져 죽은 헬로 키티의 죽음을 절대 공감하며 키득대는 친구 사이이다.
J학원의 과학고 입시 준비반에서 만난 녀석과 나는 각 학교에서 톱으로, 공부 꽤나 한다는 아이들과 함께 열심히 입시 준비를 하는 한편으로는 도둑질이라는 일탈로 어긋난 휴식을 취하며 짜릿해한다. 학원가에서 최고 강사로 손꼽히는 강과가 자신들의 목표인 일류대 엘리트 코스를 졸업하고 학원가에 다시 돌아온 현실. 입시의 강박감과 불확실한 미래가 아이들을 엉뚱한 일탈로 내몬 것이다. 도둑질이 발각되었을 때에도 당사자인 아이들은 제외되고 학원과 부모에 의해 모든 문제가 처리된다. 그들에겐 오직 공부에 집중하여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것만이 목표로 주어진 것이다. 이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만이 아이들의 몫인 것이다.
녀석이 마지막 보낸 문자의 영우는 누구인가? 카이스트를 졸업하고 학원가로 돌아와 명강사가 된 강과는 돈을 많이 모으면 모나코 왕국에 가서 ‘여행자를 위한 여관’을 할 거라고 했다. 강과는 공부의 극한을 맛보았기 때문에 어떤 어려운 일도 겁나지 않는다고 했다. 강과의 꿈인 여관에 녀석과 내가 “00에게 잘해줘”라고 이름 짓고, 아무렇게나 가져다붙인 이름이, “영우에게 잘해줘”였음을 나는 이제야 떠올린다. 그때 녀석이 말했다. “코끼리 발목을 잡고 있는 끈은 누가 끊어야 하는가? 자기 자신… 자신을 구할 수 있는 것은 자신뿐.” 녀석이 끊어내려고 했던 것은 아무런 전망도 없이 오직 익숙해져야만 하는 하나의 세계였다. 대한민국에 살면서 엘리트 코스를 제대로 걷고자 몸부림치는 아이들 내면의 번민은 어른들에 의해 만들어진 낡은 세계의 몰락을 의미하며, 아이들은 새로운 희망, 길을 찾고자 한다.
소설은 현실의 많은 ‘영우’에게 박영란 작가 특유의 섬세한 심리 묘사와 문장으로 말하고 있다. 너 자신에게 잘해줘, 라고. 어른들의 의해 기획된 삶보다는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아이들에게 자기 자신을 구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자신뿐이라고 말이다.

줄거리

3년 전 J학원 과학고 입시 준비반에서 나와 녀석은 만나 함께 공부한다. 녀석은 180 키에 엄청난 지방 덩어리를 소유한 ‘자이언트 코끼리’. 나는 유쾌하고 박학다식하지만 다소 관조적이고 고독한 녀석과 붙어 다니게 된다.
지역 지주인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녀석과는 달리 나는 불법체류자였던 필리핀인 아버지와 결혼한 엄마 사이에서 태어났고, 지금은 대형 마트에서 열심히 일하며 생계를 꾸려가는 삶에 만족하는 엄마와 단둘이 산다. 나의 아킬레스건은 이주 노동자인 외국인 아버지. 가족을 부양하지 못한 무책임한 아버지의 존재는 부정하고만 싶다.
공부만이 남들과 똑같아질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하는 나는 마땅치 않아 하는 엄마를 설득해 힘들게 과학고 준비반 학원에 등록하여 다니고 있지만, 녀석은 몇 년째 학원가의 터줏대감으로 막강한 수상 실적과 집안 배경 덕에 ‘신족’으로 분류되며 다니고 있다. 하지만 화려한 ‘스펙’에도 불구하고 ‘녀석’은 늘 절대 고독에 침잠해 있다.
4월 어느 날, 나를 포함한 올림피아반 아이들 열 명은 지구과학 교재를 도둑질하면서 짜릿한 쾌감을 맛본다. 이후 아이들은 전사가 되어 문구점, 편이점 등에서 물건을 훔치며 임박해오는 KBO(한국 생물 올림피아드) 시험 날짜와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나와 녀석은 죄책감에 한두 번으로 그만두었지만 일부 아이들의 도둑질은 계속 되고, 결국 발각되기에 이른다. 하지만 그 죄는 녀석에게 옴팡 뒤집어씌워지고…… 다행히, 사건은 녀석의 아버지 ‘힘’으로 무마되었지만, 몇 년째 학원가 생활을 했던 녀석에게는 이미 그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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