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농촌은 라이브커머스를 적극 도입해야 하는가?
농사도 사업이다,
‘풍작(豐作)’도 좋지만 ‘풍매(豐賣)’가 이뤄져야 부농이 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특히나 도시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농촌을 꽤나 유유자적하게 전원생활을 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느릿느릿, 여유, 잠시 쉼, 인정’ 등의 키워드로만 생각하는데 농촌이 꼭 그렇지만은 않다. 1년 동안 교육받는 횟수가 직장인보다도 더 많을 것이고, 매달 해야 할 일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하루만 게을리해도 표가 나는 곳이 농촌이다. 그렇기에 농촌의 하루 가치는 누군가의 한 달 수익과 맞먹기도 하다. 더군다나 나 혼자서 열심히 한다고 풍작을 이룰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농사는 농부의 땀과 하늘의 혜택, 주변 사람들의 도움 없이는 해내기 어렵다. 농촌생활은 사람의 힘이 중심에 있는 것이다. 농사는 이상도 아니고 현실이라는 것을 확실히 깨닫는 순간, 농촌의 생활은 장밋빛 선물이 아니게 되겠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농촌은 ‘기회’가 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삶의 진리가 숨겨져 있는 곳, 아는 것보다 행하는 것이 중요하고 뿌린 대로 거둔다는 이치를 잘 보여주는 곳이 농촌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농사의 결실은 오로지 수확일까? 아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농사의 결실은 농부가 생산한 상품을 잘 판매하는 것이다. 1년 동안 열심히 땀 흘려 농사를 지었지만 헐값으로 매도되는 상황에서 농부는 좌절할 수밖에 없었고, 급기야는 갈아엎는 사태까지 일어나고 있다. 땀 흘려 지은 농산물을 스스로 폐기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부농의 기술 라이브커머스』의 저자 신문석은 라이브커머스를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농산물을 판매하는 데 라이브커머스가 하나의 정답은 아닐 것이다. 다만 정답이 될 수 있는 범위 안에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농사를 잘 짓는 것도 좋지만 돈을 많이 벌었다고 말하는 농부들이 늘어나기를 바라며 이 책을 집필한 저자의 울림이 절로 느껴지는 것이 바로 이 책이다.
농부의 라이벌은 동업계의 누군가가 아니다,
농부가 경계해야 할 상황은 농산물 수요 감소를 부르는 분위기,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생하는 길을 찾는 것이 건강한 먹거리를 위한 최고의 품앗이다!
2021년 의류 브랜드 순위에서 나이키는 1위를 차지했다. 그렇다면 나이키의 경쟁 상대는 아디다스일까? 아니다. 나이키가 경쟁 상대로 규정한 업체는 닌텐도다. 나이키는 집밖에서의 운동을 즐기지 않는 분위기를 만드는 닌텐도를 겨냥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오이 농장을 운영하는 김 씨의 경쟁 상대는 옆 마을에서 오이 농장을 운영하는 박 씨일까? 아니다. 오로지 자극적 먹방 영상을 찍어내는 콘텐츠에 의한 농산물 수요 감소다. 그렇다면 농촌은 이 현상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건강한 먹거리’라는 핵심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소비자의 욕구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 그로 인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생하는 길을 찾는 것인데 결국 그러한 일들은 우리를 모두 건강하게 만드는 길이다. 김 씨와 박 씨가 일대일 경쟁 구도가 아니라 서로를 돕는 품앗이로 거듭나고, 기업과 생산 농가가 상생하면서 함께 또는 더불어 산다는 의미로 진정한 품앗이의 가치를 역설해야 농촌이 살 수 있다. 그 길목에 라이브커머스가 있다.
라이브 방송은 혼자서도 가능하지만 팀으로 진행하면 더 높은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 한 마을에 5개 농가만 라이브커머스 시스템을 알고 있다면 그 마을은 라이브커머스 특화 마을로 성장할 수 있다. 서로의 농산물과 서로의 역량을 품앗이할 수 있는 농촌이기에 가능하다. 논과 밭, 과수원과 정미소 등 농촌의 모든 곳이 스튜디오가 되고, 사과나무와 뒤로 보이는 하늘이 배경이 되며, 옆집 미옥이네가 든든한 스태프가 되는 곳이 농촌이다. 그렇기에 라이브커머스는 농촌이 꼭 도입해야 하는 판매 루트라고 할 수 있다. 이제, 농촌에서 “라방 시작합니다!”라는 외침이 많이많이 들려오기 바란다. 이는 진정한 대한민국 농업인 신문석이 절실하게 희망하는 것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