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도자기일까?|
박물관에서 도자기를 볼 때 저자는 “이 도자기는 어떤 사람이 만들었을까? 어디에서 어떻게 쓰이다가 여기까지 온 걸까? 무슨 사연을 품고 있을까?”를 궁금하게 여기기 시작했다. 도자기의 과거를 따라 여행하다 보면 역사적 인물도 만나고 흥미진진한 사건들도 만나게 됐다. 수만 년 전 구석기인이 만들었던 조각상부터 우주 왕복선 타일까지, 열두 편의 이야기들은 그런 궁금증에서 시작되었다.
인류 최초의 도자기 여인상에서 맨 처음 흙이 구워지면 단단한 도자기가 되는 원리를 발견한 구석기인의 어느 밤을 상상하고, 빗살무늬토기에서 일상에서 도자기시대가 열리는 순간들에 설렌다. 진시황의 무덤을 지키는 병마용의 놀라운 규모와 낙타 위에서 연주하는 화려한 서역 밴드를 그린 당나라 당삼채의 해학과 바다 속에서 건져 올린 고려청자며, 동양과 서양의 기획력과 기술력이 한데 버무려진 데이비드 꽃병 이야기에 유럽을 뒤흔든 튤립 꽃병 델프트 도기까지, 흥미진진하다.
돌이나 금속, 나무나 뼈, 유리로 만들어진 온갖 유물들을 제치고 흙으로 만든 도자기에 애정을 가지고 살펴볼 수밖에 없었던 까닭을 알겠다.
|인류는 지금, 도자기 시대!|
도자기는 박물관에만 있는 게 아니다. 현재도 우리 일상 곳곳에서, 각종 산업 현장에서 두루 사용되고 있다. 미래에도 인류는 도자기를 이용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것이다. 수백 년 뒤에 지금의 철기시대가 끝나더라도 도자기시대는 지속될 것이다. 우리가 인류의 지나온 역사를 살펴볼 때도, 미래에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예측할 때도, 도자기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인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모두 담고 있는 도자기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기울여 보자.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이 아니라 인류와 함께 나아가고 있는 도자기를 통해 인류의 미래를 가늠해 보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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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담은 도자기 이야기》는 박물관에 있는 감상 대상으로만 생각했던 도자기를 새로운 눈으로 보게 합니다.
흙이 물, 불, 공기와 만나서 탄생한 도자기는 수만 년 동안 인류와 함께했고, 지금도 우리 곁에 있으며 앞으로도 함께 할 것이라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됩니다.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를 아우르며 인류와 함께해 온 도자기의 신기하고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이재정,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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