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세상에서, 결제만큼 중요한 것이 없지만
결제만큼 외면당하는 것도 없다
우리 일상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임에도 사람들의 관심에서 가장 소외된 부분이 바로 결제일 것이다. 우리 모두는 무언가를 사고팔 때마다 결제 시스템을 이용한다. 그러나 그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는 사람은 드물다. 신용카드나 계좌이체 등의 결제 수단을 통해 나의 돈이 어떻게 판매자에게 전달되는지, 그 전달 과정에서 누가 돈을 벌고, 그 과정을 장악하기 위해 어떠한 경쟁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서 보통은 궁금증조차 느끼지 않는다.
부유하건 가난하건, 범죄자건, 공산주의자건, 자본주의자건 모든 사람이 이 세상을 살아가려면 하루도 빠짐없이 결제 시스템을 이용할 수밖에 없으며, 이 결제 시스템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단순히 경제가 침체되는 차원을 넘어 법과 사회 질서가 무너질 수 있다. 그럼에도 어째서 우리는 이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는 것이 거의 전무할까? 물이나 전기처럼 너무도 당연히 주어진 기본 인프라로 느끼기에 그럴지도 모르겠다. 결제 시스템은 우리 사회의 필수 시설인 수도 배관이나 전기 배선과 비슷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 훨씬 복잡하고 방대한 문제가 얽혀 있다. 그리고 기술의 발전으로 결제 방식이 급속도로 변화하면서 오늘날 그 복잡성과 규모, 영향력은 더욱 심화되는 중이다.
우리가 결제하는 순간, 세상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수십억 달러의 가치가 담긴 질문이다
현금·카드·핀테크·빅테크·디지털화폐…
결제 권력을 소유하는 자가 부의 흐름을 지배한다
결제가 지닌 힘은 상상 이상으로 강력하고 막대하다. 돈을 지불한다는 것 자체는 단순하고 즉각적인 행위에 불과할 수 있지만, 우리가 선택하는 ‘결제의 방식’은 개개인의 삶뿐 아니라 사회 전체에 심층적이고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더욱이 결제 방식은 그 어느 때보다 급변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우리가 사용하는 수단도 바뀌고 있다. 예전에는 현금으로 건네거나 송금했던 행위가 클릭 몇 번이면 끝나는 결제로 변했고, 이제는 휴대전화 화면을 손가락으로 한 차례 쓱 훑거나 터치하는 것만으로도 결제할 수 있게 됐다. 이 변화는 우리 주머니에서 물리적 지갑을 사라지게 하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가 어떤 결제 방식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결제할 때 우리가 치러야 하는 비용, 결제에 따르는 위험, 개인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주체가 달라진다. 단순히 결제 방식만 바뀌는 게 아니라 그것을 지원하는 시스템과 시스템을 소유한 주체도 바뀌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경제와 정치, 심지어 국가 안보의 판도까지 바뀔 수 있다. 어떤 집단이 얼마나 거대한 부를 가질지, 누가 결제 권력을 ‘소유’하고 그 권력을 어떻게 행사할지, 그 여파로 누가 결제 시스템에서 배제되고 사회에서 소외될지가 결정된다. 이런 변화가 가져올 결과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현재 각국의 중앙은행부터 대형 소셜미디어 기업에 이르는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결제산업의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은행, 빅테크, 암호화폐 기업 그리고 사기꾼까지도 결제를 지배하는 자가 핵심적인 데이터를 통제하고 궁극적으로 세계를 지배하게 되리라는 사실을 잘 안다.
결제산업의 판도를 바꾼 결정적 사건을 톺아보고
전 세계 기술 혁신의 현주소와 디지털화폐 혁명의 규모와 속도,
미래의 기회와 위험을 전망하다
결제산업은 빠르게 진화 중이다. 단순히 소비자의 편의를 제고하는 수준을 넘어 결제 행위를 인지조차 못하는 수준을 향해 나아가고 있으며, 다양한 기술과 결합해 데이터 비즈니스로도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금 결제 부문의 변화를 주도하는 기술 상당수는 출시된 지 사실 10여 년밖에 되지 않았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아마존, 페이스북과 같은 빅테크는 기껏해야 미디엄테크에 불과했다. 엄청난 인기를 끈 알리페이, 텐페이라는 두 개의 앱 덕에 중국이 전 세계 전자결제의 대부분을 처리하게 될 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휴대전화가 개발도상국의 결제 서비스 접근성을 전폭적으로 바꿔놓고 전 세계 인구 3분의 1을 금융 서비스로 끌어들이게 될 줄 누가 짐작할 수 있었을까? 중앙은행이 탈현금화 추세를 심각하게 고민하며 암호화폐 실험을 진행할 줄은 알았을까? 비자, 마스터카드, 페이팔, 스퀘어, 아디옌 같은 결제 서비스 공급업체의 기업 가치가 이제 대부분의 은행보다 클 줄은 예상했을까? 지금은 결제를 위해서 반도체와 통신기기, 휴대전화, 네트워크, 통화가 사용된다. 하지만 미래에는 어떤 기술이 사용될지 누가 알까? 결제산업이 우리 삶과 산업 지형까지 통째로 바꾸고 있지만 무엇이 이런 변화를 주도하는지, 옳고 그름을 떠나 그 변화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결제는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는 ‘세계 금융의 혈관’이라 일컫는 글로벌 결제 시스템인 스위프트(SWIFT) 중심부에 있었던 두 전문가가 들려주는 돈과 결제, 우리 삶에 대한 심층적이고 놀라운 이야기다. 현재 국제결제은행의 기술 고문인 고트프리트 라이브란트는 10여 년간 스위프트 CEO를 지냈으며, 또 한 명의 저자 나타샤 드 테란은 금융 저널리스트로 《월스트리트저널》, 《파이낸셜타임즈》 등에 글을 기고했으며 스위프트 기업 부문 책임자를 지냈다.
결제 세계 전반에 관한 깊은 이해와 전문성을 가진 두 저자는 결제산업에서 일어난 중대한 혁신과 위기의 사례들을 쉽고 매력적인 스토리텔링으로 담아내는 동시에 결제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거시적인 흐름을 선명하게 짚어냈다. 현대 사회를 굴러가게 만드는 ‘돈이 움직이는 방식’, 즉 결제의 메커니즘을 해설하고, 우리 모두가 의존하는 결제 시스템이 실제 어떻게 운영되고 때때로 어떻게 남용되는지를 알려준다. 화폐와 은행의 변천, 지정학적인 요인, 사회ㆍ정치ㆍ경제적 상황, 기술 발전과 맞물려 결제 방식과 시스템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역사적이고 핵심적인 맥락을 정밀하고 심도 깊게 풀어냈다. 그럼으로써 결제의 중요성과 결제에 대한 무관심 사이에 존재하는 거대한 격차를 좁히고, 결제의 세계를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결제와 금융, 세계정세에 관한 온갖 상식과 깊이 있는 정보로 가득한 『결제는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는 우리가 결제를 이해하고 생각하는 방식을 확연히 바꿔놓을 것이다. 결제를 둘러싼 지정학적이고 기술적인 전쟁이 격화되는 지금, 우리가 앞으로 직면할 거대한 위험을 예측하고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통찰을 선사할 것이다. 돈을 움직이고, 시장을 지배하고, 세상을 바꾸는 ‘페이먼트 파워’의 진정한 위력을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