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제 잎새뜨기를 할 줄 아는
‘진정한 열 살’이야
생존수영을 모티브로 한 서정적 분위기의 창작동화
아이의 도전과 용기,
엄마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몽글몽글한 이야기
고양이 습성을 가져 물이 무서운 아이
엄마는 어릴 때부터 운동을 잘했대. 어느 날 국가 대표 양궁 선수들을 보고 양궁을 시작한 엄마는 선수가 됐어. 그리고 수영도 시작했대. 그런데 나는 엄마를 닮지 않았어. 2학년 때 수영장에 다니면서 알게 됐어. ‘킥판 잡고 발차기’를 하는데 계속 고꾸라지더라고. 난 아무래도 내가 좋아하는 고양이의 습성을 가진 것 같아. 그래서 물이 무서운 거야.
나도 엄마가 필요해
엄마는 맨날 일찍 나가고 늦게 들어와. 열 살은 아홉 살과 하늘과 땅 차이지만, 아직 나는 엄마가 필요한걸. 엄마의 위로가 필요하다고. 물이 무서운 내가 3학년이라면 무조건 배워야 하는 생존수영을 하러 수영장에 가는 것도 힘들고, 김하준이 몸을 기대는 바람에 수영장에 빠져서 물도 먹고 벌까지 서는 바람에 억울했어. 집에 갔더니 코피까지 나지 뭐야. 괜히 서러워져 엄마에게 심통을 내고 말았어.
용기와 도전, 그리고 하트 세 개
생존수영 시간이 오는 게 싫었어. 처음에는 물에 들어가지 않으려고 했는데, 뒤늦게라도 용기를 내기로 했어. 다른 친구들은 다 잎새뜨기에 성공했는데 나만 못 할 수는 없잖아. 수영장 안으로 들어가 배운 대로 숨을 들이마시고는 천천히 누웠어. 팔다리는 큰 대자로 벌리고, 들이쉰 숨은 조금만 내뱉었어. 눈곱만큼씩 숨을 내보내면 호흡을 세기 시작했어. 나도 드디어 잎새뜨기에 성공한 거야. 그날 저녁, 나는 엄마한테 문자로 하트 세 개를 보냈어. 엄마는 내 마음을 알 테니까.
서로를 꼭 닮은 아들과 엄마가 함께 성장하는 이야기
《나는 진정한 열 살》은 운동 잘하는 엄마를 뒀지만, 자신은 엄마를 닮지 않아 수영을 못한다고 생각하는 주인공 지민이가 학교에서 생존수영을 배우며 잎새뜨기를 성공하게 되기까지의 과정 속에 아이와 엄마의 감정, 관계 등이 담긴 창작동화다. 특히 주인공의 1인칭 시점에서 섬세하게 바라보는 엄마와 수영 선생님의 모습, 수영 선생님에서 엄마로 연결되는 관계가 잘 담겨 있다. 《내 꿈은 조퇴》로 처음 어린이 창작동화에 도전했던 배지영 작가의 두 번째 이야기로, 특유의 잔잔하면서도 서정적 문체를 통해 열 살 아이와 엄마의 세밀한 감정을 잘 표현했다. 줄곧 아이의 시점으로 전개되던 이야기는 마지막에 엄마의 시점으로 끝맺으며 진한 여운을 남긴다. 여기에 김정은 그림 작가의 통통 튀는 색채와 디테일한 표현이 더해져 이야기가 한층 더 풍성해졌다.
《나는 진정한 열 살》 속 지민이의 모습을 통해 도전이 필요한 어린이들이 용기를 얻길, 그리고 엄마와 한 번 더 눈을 맞추는 시간을 갖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