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자동차 생산구조의 변화,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전환이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2022년 1분기에 자동차 누적 등록 대수가 2500만 대를 돌파했다고 한다. 인구 2.06명당 1대의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주말이나 휴가철, 명절이면 고속도로 곳곳이 주차장으로 변한 지 이미 오래이고, 주차 문제로 이웃들 간 다툼도 심심치 않게 뉴스에 오르내린다.
단순한 탈것, 사람을 싣고 달리는 기계가 아니라 현대 인류 문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실용적인 인공물인 자동차는 부자들의 사치품에 호화 장난감으로 출발하여 다목적 대중용 교통수단, 그리고 이동 서비스라는 가치로 자리매김했지만, 현재 기후 위기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자동차산업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친환경성이 강조되고, 자동차 배기가스에 대한 규제 강화와 더불어 내연기관 자동차의 판매를 제한하고 전기자동차의 판매를 장려하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기후변화에 따른 대응책으로 전기자동차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보급이 확대되면서 전기자동차의 확산이 자동차산업과 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직접적인 소비자 입장에서는 전기자동차와 관련한 화재 폭발 등 여러 불안정한 요소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관심사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재 20년 넘게 자동차회사 연구소에서 자동차 개발 업무를 맡고 있는 박근태 연구원이 「전기자동차가 다시 왔다?! _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펴냈다. 이 책은 먼저 자동차라는 제품과 기술에 관한 변화와 발전 등, 자동차산업의 발달 과정을 관련 종사자는 물론 일반인들도 이해하기 쉽게 풀어썼다. 그 바탕 위에 현재 벌어지고 있는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전환, 곧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자동차로의 생산구조 변화, 특히 고용과 노동과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생산시스템의 변화에 대해 주목한다. 마지막으로 기후 위기 극복에 대세가 될 전기자동차가 과연 친환경적인지,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교하여 자동차 생산단계, 사용 단계, 자동차 수명 종료 단계로 분석하여 제시한다.
저자가 자동차와 자동차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으로 집필한 이 책은 자동차산업 관련 종사자는 물론, 자동차에 관해 관심 있는 일반인과 청소년 모두에게 자동차산업 전반에 대한 흐름을 알게 해주는 흥미로운 읽을거리로 전혀 손색이 없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전기자동차가 기후 위기의 대응으로 최선의 방법일까?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받는 자동차 배기가스! 이로 인한 기후 위기 대응으로 유럽연합이 2035년 내연기관 자동차 100퍼센트 감축 목표를 세우는 등 세계 각국은 2035~2040년을 기점으로 배터리 전기차와 연료전지차만 신차 판매 등록을 허용하는 목표를 정해 놓고 있다. 따라서 개인 소유 자동차와 공유 자동차, 목적 기반 차량, 이 모든 유형에서 전기자동차가 대세가 될 것이다. 즉,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자동차로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
저자는 전동화와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전환과 관련해서 첫 번째 원칙은 실효성 있는 기후 위기 대응, 두 번째는 공정한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내연기관 자동차가 사라짐에 따라 축소될 생산과 일자리 감소에 대한 대응책은 물론, 전기자동차와 관련한 신규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대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마디로, 개별의 이익보다 사회적 가치를 우선하는 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전기자동차가 기후 위기의 대응으로 최선의 방법일까? 결론적으로 수명주기 동안 전기자동차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은 적지만, 모든 점에서 환경에 덜 해로운 것은 아니다. 전력 발전 구성이 전기자동차의 친환경성에 큰 영향을 미치며, 제품 차원에서는 대용량 리튬이온배터리의 영향이 가장 크다. 전기자동차 성능의 핵심도, 전기자동차가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의 핵심도 리튬이온배터리이다. 배터리의 재활용과 재사용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전기자동차의 친환경성은 잠재적 가능성일 뿐이고, 전기자동차라는 제품에 의해서만 결정되지 않는다. 전력 발전 구성과 충전 인프라, 자동차 사용 패턴 등 많은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친환경성을 우선할 것이냐, 자동차로서 성능을 우선할 것이냐 하는 전기자동차의 유형마저도 사회적으로 선택된다. 현재는 점점 더 큰 용량의 리튬이온배터리를 달아 항속거리를 연장하는 것이 경쟁의 기본이 되고 있다. 전기자동차로 바꾼다고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환경문제가 당연히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쟁점을 바탕으로, 많은 이들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전동화와 전기자동차에 따른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해하고, 기후변화에 따른 환경문제와 자동차산업의 역할에 관해 심도 있는 토의를 펼쳤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슈로 세상 읽기!’ 2탄으로 이 책을 펴냈다. 이 책을 읽고 청소년은 물론, 일반인 모두 미래 세대의 친환경 자동차에서부터 환경문제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 책에 관한 요약
이 책의 1부는 우리가 직접 경험하지 못한 역사를 다루었다. 그 속에 지금과는 다른, 그러나 공통점도 많은 자동차와 자동차산업이 있었다. 백 년 넘게 지배자로 군림하고 있는 내연기관차는 증기기관차나 전기자동차에 비해 늦게 등장했고 초기에는 성능도 뒤졌지만, 경쟁에서 승리해 자동차의 주류가 되었다. 사회 환경 변화와 기술 발전, 행위자들의 경합이 상호작용한 결과였다. 제품 혁신과 이에 기반한 생산 혁신이 거듭되어 현재와 같은 자동차와 자동차산업이 이루어졌다. 현재 진행 중인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전환도 이런 방식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2부는 다른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현재의 변화들을 다루었다. ① 사회 환경 변화, 특히 기후 위기 심화와 ② 배터리 기술 발전과 디지털화,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으로의 진화 같은 기술 발전, ③ 각국 정부의 정책과 자동차 회사들의 전동화 경쟁 등 행위자들의 경합이 현재 진행 중인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어 가는 세 바퀴이다. 따라서 이 거대한 전환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세 차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2부에서는 특히 전기자동차와 생산시스템, 그리고 고전압 배터리 등 기술 발전에 초점을 두었다. 대부분의 사람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내용이고,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한 이해가 가장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이해 부족이 사회적 공론화의 장애가 되기 때문이다.
전기자동차는 과연 친환경인가? 이 단순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도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배기가스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친환경이라 할 수 없고, 고전압 배터리가 유해하다는 이유만으로 가짜 친환경이라 할 수도 없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전주기 평가 관점에서 전기자동차의 친환경성을 내연기관차와 비교,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