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교실에 전학 갔다는 건 비밀의 비밀이야!
어느 날, 은서는 새 학교의 3학년 27반으로 등교하라는 전학 통지문을 받습니다. 아마 7반인데 잘못 인쇄된 거겠지 생각하고 학교에 등교했지만 이 학교에 3학년은 6반까지밖에 없었어요. 통지문을 들고 복도 끝에서 끝까지 오가며 뒤돌아서 다시 보고, 뒤돌아서 다시 보다가 은서는 갑자기 3학년 27반 문 앞에 서게 됩니다. 그리고 반달가슴곰인 반달곰 선생님을 만나지요.
그렇게 은서는 3학년 27반 비밀 교실의 학생이 되었습니다. 사실 27반의 존재는 사람들에게 비밀이었어요. 그런데 사람 은서가 등교하게 되었으니 은서는 비밀의 비밀입니다.
은서는 비밀이 생긴 것이 너무 기뻐서 〈3학년 27반 비밀 교실에 관한 비밀 노트〉를 만듭니다. 그리고 그 노트에 친구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채워 가지요. 이상하고, 엉뚱하고, 사랑스럽고, 감동적인 친구들의 이야기가 은서의 노트에 담깁니다.
모두가 주인공인 이야기
은서의 〈3학년 27반 비밀 교실에 관한 비밀 노트〉에 처음 이름을 올린 친구는 늑대 울후입니다. 은서는 안 그래도 낯설고 이상한 교실에 등교하게 되어서 얼떨떨한데 울후가 노려보는 통에 더 두렵고 우울해졌지요. 눈이 마주칠 때마다 도망가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사실 울후는 표정이 없어서 만날 화를 낸다는 오해를 받는 친구였어요. 은서가 울후가 자기를 싫어하는 것 같아서 고민이라고 솔직하게 말하자, 울후는 그런 오해가 고민이라고 털어 놓습니다. 사실 울후는 은서가 교실 문을 열고 들어올 때부터 좋았대요.
그런가 하면 수다쟁이 두더지 두덕이의 이야기는 어떤가요? 은서의 생활 계획표가 공부와 학원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을 보고 두덕이는 왜 좋아하는 것으로 하루를 채우지 않느냐고 의아해 합니다. 두덕이는 나무 위에 올라가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하루종일 그것만 할 거거든요. 그런데 집에 간 두덕이는 뜻밖의 상황을 맞이합니다. 이제 두덕이도 땅굴 파기를 연습해야 한다는 거예요. 두더지가 땅굴을 파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이라서 재미가 없어요. 하지만 엄마는 날마다 땅굴 파기 연습을 꼭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제야 두덕이는 은서를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은서의 노트에는 친구 한 명 한 명의 이야기가 담깁니다. 지각쟁이 바다거북 엄수, 핑계 찾기 대장 거위 참숙이, 잘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이 다른 너구리 리구, 거짓말을 못 하는 토끼 토순이, 입이 없지만 다정한 화강암 강암이, 아름다움 뿔을 가지고 있지만, 자신의 다른 면을 봐 주길 바라는 꽃사슴 진주……. 모두가 이야기의 주인공입니다.
신성희 작가의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그림은 3학년 27반이라는 세계를 자연스럽게 느껴지도록 만들어 줍니다. 우리들만큼 다양한 모습과 표정의 친구들을 보노라면, 이런 교실에 한 번쯤 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요. 모두가 주인공인 이야기에 모두를 주인공으로 만들어 준 그림이 있어서 이야기가 한층 더 깊은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3학년 27반 친구들처럼 우리는 모두 자신의 고민과 생활, 꿈의 주인공입니다. 더 근사한 고민, 더 멋진 생활, 더 대단한 꿈이 아니라 나의 고민, 나의 생활, 나의 꿈이 중요하지요. 하지만 때때로 그것을 잊기도 해요. 누군가는 세상의 주인공이지만, 나는 주변인인 것 같은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그럴 때는 3학년 27반 비밀 교실의 친구들의 이야기를 떠올려 보세요. 그리고 우리도 내가 주인공인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거예요. 나만의 비밀 노트에 내가 주인공인 이야기를 써 나가는 거지요. 그리고 다른 친구들도 자신만의 이야기에 주인공이라는 것을 기억해 주고요.
이제 알겠지요? 빵 터지게 재미있고, 찡하게 감동적인 《3학년 27반 비밀 교실》 이야기의 진짜 매력은 우리 모두가 자기 삶의 주인공이라는 걸 깨닫게 해 주는 거라는 걸요.
◆ 토토는 동화가 좋아
상상력과 통찰력, 감동과 즐거움이 가득한 토토북의 어린이 문학 시리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