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서문과 총 12개의 특강으로 구성되었다. 이 책의 대표 저자이자 엮은이 데이비드 A. 수자 박사는 교육신경과학의 탄생을 주도한 세계적 교육컨설턴트로서, 서문과 1강에서 이 새로운 학문의 태동과 발전 과정을 설명한다. 20세기 후반 뇌의 작동원리에 대한 과학적 연구성과를 교육에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여러 학자들이 나타났고, 뇌과학적 지식이 교사들의 교수학습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교육신경과학’ 혹은 ‘마음·뇌·교육 융합과학’이라 불리는 새로운 학문이 탄생했다. 과학교사였던 데이비드 A. 수자는 이러한 생각에 공감하여 ‘뇌과학 지식을 교수전략으로 바꾸는’ 일을 주도한다.
2강에서 마이클 I. 포스너는 뇌의 원리를 연구하기 위해 신경영상기술이 발전해온 과정을 설명하고, 이러한 영상기술을 통해 인간의 뇌에 관해 어떤 사실을 알 수 있게 됐는지 보여준다. 특히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의 발전은 뇌과학의 교육학적 적용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특정 뇌 영역의 활성화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인지과정뿐만 아니라 감정, 사회적 행동, 성격 등과 관련된 뇌 신경망 연구를 활발하게 할 수 있게 된 것도 fMRI 덕분이다. 마이클 I. 포스너는 신경과학과 심리학 분야에서 오랫동안 명성을 쌓아온 학자로서, 그의 연구는 신경장애나 정신장애, 발달장애와 관련된 임상현장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발달과정과 학업능력 측정 등에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3강은 교사들이 신경과학 연구결과를 교실현장에 적용할 때 생겨날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를 설파한다. 신경과학적 지식과 정보는 교사가 효과적인 수업을 위한 교수법을 설계하는 데 중요한 지침이 될 수 있다. 신경과학 연구를 통해 알려진 신경가소성의 원리는 ‘누구나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해보였다. 따라서 모든 학생이 학습동기를 갖고 즐겁게 배우며 오래 기억할 수 있게 하고 싶다면 교사가 신경과학적 연구결과를 잘 알고 이를 교수-학습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3강의 필자인 주디 윌리스는 신경과 전문의이자 교사로서, 학습관련 뇌 연구의 권위자로 전 세계 교사와 학부모들에게 신경과학 연구를 바탕으로 한 강연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4강은 새로운 정보를 배울 때 감정이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신경과학적인 관점에서 설명한다. 감정은 인지적 학습의 안내자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감정은 학습자가 어떤 의사결정을 내릴 것인지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학습을 할 때의 감정상태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래서 교사는 수업내용을 학생들의 삶이나 관심사와 연계해 학생들이 흥미를 갖고 수업에 참여하도록 수업을 설계해야 하며, 교실의 사회적·감성적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4강의 필자인 메리 헬렌 이모르디노-양과 매티어스 파에스는 인간의 감정과 사회적 상호작용이 학습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다양한 연구를 수행해온 세계적 학자들이다.
5강은 언어학습에 관해 오랫동안 ‘가설’ 또는 ‘통념’으로 자리잡아온 것들을 신경과학 연구결과를 들어 반박한다. 언어 기능의 편재성에 관한 가설, 언어발달에는 성차가 존재한다는 주장, 이중언어 학습이 뇌 발달에 좋지 않다는 설 등, 언어발달 및 학습에 관한 다양한 가설이 실제 신경영상 기법을 활용한 연구에서 어떻게 반박되는지 보여준다. 5강의 필자인 다이앤 L. 윌리엄스는 자폐와 청각장애, 언어장애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와 임상 경력을 쌓은 학자로서, 신경과학 연구가 언어학습에 미치는 영향 및 교수와 학습에 대한 현실적 시사점을 자세히 논한다.
6강은 뇌가 글자를 어떻게 인식하며, 글자와 의미를 어떻게 관련짓는지 설명한다. 이를 위해 국소적으로 뇌 손상을 입은 성인들을 연구한 사례를 소개하고, 아동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연구를 통해 ‘읽는 뇌’의 발달과정을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밝혀진 발달성 난독증의 특징은 특히 교사들에게 유용한 지식이다. 난독증 징후를 보이는 아동을 조기에 파악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6강의 필자들은 인지신경과학, 의사소통과학, 난독증, 응용뇌과학 분야의 연구자들로 난독증과 언어장애를 겪는 사람을 위한 학습전략을 제시해왔다.
7강은 아동의 뇌가 읽기를 학습할 때 관련되는 복잡한 과정을 설명한다. 통념과는 달리, 인간의 뇌 안에 ‘읽기를 담당하는’ 단일 부위는 없다. 인간에게 읽기란 비교적 최근에 발명된 문화적 발명품으로서, 인간의 뇌는 다양한 하위 시스템을 차근차근 발달시키고 이를 서로 연계해 ‘읽는 뇌’를 능동적으로 만들어간다. 따라서 아동에게 읽기를 가르칠 때는 읽기에 필요한 하부 시스템 개발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7강의 필자인 도나 코흐는 심리학과 뇌과학, 교육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서, 성공적인 읽기학습 활동을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되는 신경과학 분야의 연구성과를 자세히 소개한다.
8강은 뇌가 수를 익히고 수 처리를 학습하는 과정을 다룬다.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일정 정도의 수 감각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수 처리의 정확성을 높이려면 언어를 활용한 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 학습이 일어나려면 뇌 안에서 다양한 신경회로가 만들어지거나 강화되어야 하며, 이는 반복을 통해 이루어진다. 수학교육에서도 반복 연습이 필수적인 이유다. 그러나 기계적인 반복연습이 전부는 아니다. 적용 가능한 지식이 되려면, 기계적 학습은 반드시 이해를 수반해야 하기 때문이다. 8강의 필자인 키스 데블린은 정보이론과 뇌의 수학인지를 연구하는 학자로서,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수학을 가르치고 학습자와 소통하는 법을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9강은 수를 어림하는 인간의 타고난 능력과 함께 아동이 출생 초기 이 능력을 드러내는 양상을 설명한다. 인간의 어림수 체계는 아동이 나중에 학교에서 산술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수 직관을 갖출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수 개념과 관련된 여러 연구결과는 어림수 체계를 넘어 정확한 수 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는 교육을 통한 체계적인 학습과 연습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따라서 산술교육의 목표는 수 처리의 유창성과 자동성을 목표로 해야 한다. 9강의 필자인 스타니슬라스 드앤은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인지심리학자로, 신경영상기법을 활용한 인간능력 연구에 관심을 두고 읽기, 계산, 언어와 같은 인지기능의 신경학적 기반을 연구하고 있다.
10강은 복잡한 계산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뇌 회로의 발달을 살펴보면서, 뇌가 어떻게 수를 표상하고 수량 및 암산 문제를 처리하는지 설명한다. 이에 관한 연구는 수학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뇌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밝혀내기도 한다. 발달적 난산증은 전체 인구의 약 3~5퍼센트가 겪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발달적 난산증이 있는 아동은 수량의 처리를 어려워한다. 따라서 발달적 난산증이 있는 아동에게 수량을 가르칠 때는 수의 크기를 확실히 이해시키기 위해 기호 형태와 기호가 아닌 형태 둘 다를 이용해 가르치면 도움이 된다. 10강의 필자인 대니얼 안사리는 수리 능력의 전형적·비전형적 발달에 관심을 두고 활발히 연구하고 있다.
11강은 신경과학이 창의성에 미치는 영향을 논하면서 예술이 어떻게 창의성과 혁신적 사고를 계발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살핀다. 창의성은 타고나는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지만, 창의성은 가르칠 수 있을 뿐 아니라 학교에서 반드시 가르쳐야 하는 요소다. 창의성을 육성하는 강력한 도구는 즉흥성과 협동성인데, 이런 유형의 학습을 가능케 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예술활동이다. 11강의 필자인 메리얼 M. 하디먼은 ‘뇌 친화적 교수모형’을 창안해 뇌과학적 요소를 교수-학습에 접목하는 방안을 알리는 데 집중해온 세계적 학자로 뇌 친화적 교수모형을 활용해 예술통합 교육과정을 설계하는 방법을 논한다.
12강은 지금까지 살펴본 신경과학과 교육학의 만남이 앞으로 우리 교육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줄 것인지를 논한다. 2004년에 출범한 국제마음·뇌·교육학회의 활동목표를 소개하면서, 신경과학적 연구성과가 교실현장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 설명한다. 특히 인간 뇌의 발달과정을 상세히 알게 되면서 이와 관련된 지식이 학생들의 발달 수준에 맞는 학습설계는 물론, 개별 학생들의 차이를 고려한 교수학습을 가능케 하고 있다는 점은 교육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12강의 필자인 커트 W. 피셔와 케이티 하이키넨은 하버드 교육대학원의 마음·뇌·교육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한 학자·연구자로서, 신경과학과 교육학의 만남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