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보다 법을 앞세우고 선진 금융을 무기삼아 적을 굴복시켰으며
우물 밖으로 나가야 산다고 믿고 실행한 나라, 영국
작은 섬나라에서 벗어나
해가 지지 않는 나라가 된 비결을
런던 특파원이 현지 체험을 토대로 생생하게 전한다!
새로운 프리즘으로 파악한 영국의 과거
역사는 단순히 과거에 있었던 사실을 모으고, 나열한 것이 아니다. 있었던 사실에 ‘현재’라는 프리즘을 가져가 무엇이, 왜, 어째서 중요한지를 파악하고 해석한 결과가 바로 역사다.
이 책은 바로 그 역사 본연의 역할을 모범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영국 역사와 그 속을 누빈 주인공들에 대한 단순한 소개와 설명을 넘어 영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저자의 시각과 개념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그들은 어떻게, 무엇을 가지고 대영제국을 건설했는지에 대한 독자적인 프리즘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아하, 영국을 이렇게도 볼 수 있구나”라는 참신한 시선을 접하게 된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던 역사학자 에드워드 H. 카(E. H. Carr)의 말을 강렬하게 떠올리게 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영국 사람을 흔히들 젠틀맨이라고 하는데, 그 이면에는 또 다른 새로운 인간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도 쏠쏠한 재미를 준다. 우리에게 보이는 영국인의 맨얼굴이 어떻게 형성된 것인지, 역사 속 영국은 실제로 젠틀맨인지를 생각하다 보면 유익함과 흥미를 함께 얻을 수 있다. 젠틀맨의 옷을 입었지만 그 속에 다른 존재가 존재하고 있다는 이 독특하고 역설적인 명제는 형성 과정을 알아야 이해할 수 있다. 그 형성 과정은 바로 영국의 과거다.
쉽게 풀어 설명한 영국의 역사
이 책에서 단연 눈에 띄는 장점은 자칫 잘못하면 어렵고 딱딱하게만 느껴질 수 있는 영국의 역사를 쉽게 풀어준다는 점이다. 다양한 시각과 수많은 자료를 빨아들인 뒤 알기 쉽게 추리고 설명한 덕에 자연스러운 흥미를 자아낸다.
젠틀맨이라는 말은 어디에서 온 말일까? 앙숙이라고 알려진 영국과 프랑스는 왜 앙숙이 되었을까? 영국 왕실은 어떻게 수많은 국민의 애정과 존경을 받을 수 있었을까? 영국식 영어와 미국식 영어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이 책은 ‘영국’이라는 나라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떠오르는 수많은 물음표를 해결할 답을 하나씩 제시한다.
특히, 영국의 역사뿐만 아니라, 영국이 경쟁한 상대인 프랑스와 에스파냐(스페인) 등에 대한 얘기도 쉽고 재미있게 해설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제 관계를 쉽게 조망할 시각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21세기, 영국이 나아갈 길
이 책에서는 ‘국부’, ‘법치’, ‘실용’, ‘노블레스 오블리주’, ‘글로벌’이라는 다섯 가지 키워드로 영국의 과거와 현재를 진단했다. 이제 글로벌 사회, 영국이 앞으로 나아갈 길과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을 진단하고 이를 극복할 방편을 분석할 차례다.
저자는 영국이 맞이할 미래와 현재 왜 어려움을 겪는지를 예고하며 이 책을 마무리한다. 이 책에서 저자가 진단한 영국은 ‘사회·경제적 난항을 겪고 있지만, 다시 글로벌 사회의 리더로 발돋움할 국가’다. 21세기 글로벌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이라면 이런 영국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저자의 폭넓은 시야와 함께 영국이 그리는 새 아침이 어떤 모습인지 엿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