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의 미술 작품의 단골 소재는 그리스 로마 신화, 성경, 그리고 서양사다. 이를 알지 못한 채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방문한다면, 이 작품이 무엇을 담고 있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제대로 감상하기 어렵다. 이 책은 로마 역사에서 가장 흥미로운 에피소드와 서양 예술가들이 남긴 명화들을 엮어, 역사와 미술을 쉽고 재미있게 이해하도록 했다.
서양 예술가들은 지난 역사 이야기를 화폭에 고스란히 담는 것이 아닌,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은밀히 더하기도 했다. 이러한 메시지를 엿보는 것이 이 책의 묘미 중 하나다. 자크 루이 다비드는 갓난아기들을 안고 전쟁터 한복판에 뛰어들어 싸움을 중재하는 사비니 여인들의 모습을 그려내, 자신의 조국 프랑스가 이념 갈등을 멈추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는 억울하게 자결을 택했던 로마의 여인 루크레티아를 그려내, 스승에게 성폭행을 당했던 자신의 고통스러운 심경을 투영했다. 니콜라 푸생은 조국에 앙심을 품고 복수를 다짐했지만 어머니의 간청에 마음이 약해지는 로마 장군 코리올라누스를 그려내, 인간의 고뇌와 갈등을 표현했다.
또한 ‘역사란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에드워드 핼릿 카의 정의처럼, 로마의 역사가 전하는 깊은 감동은 오늘날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깨달음을 준다. 로마 귀족과 평민들의 단결을 이끌어낸 리키니우스 법은 서로의 입장에 경청하고 타협하는 노력이 국가의 번영과도 연결된다는 진리를 일깨운다. 키네아스의 조언을 귀담아 듣지 않는 피로스 왕의 일화는 삶에서 주어진 것에 감사하고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이 중요함을 알려준다. 전쟁 포로에게조차 관용을 베푸는 로마 장군 스키피오는 진정한 리더십이란 너그러운 인품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후 로마의 역사와 다른 나라의 역사 이야기도 이어서 출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