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아이가 중요하다”
학생의 고민과 상처를 보듬는 간결상담 기법
영국의 상담 전문가가 쓰고 한국의 상담 전문가가 옮긴 학교상담 안내서
성인기를 준비하는 장인 교육환경에서 학교상담은 중요한 부분을 담당한다. 그러나 감정과 사교 관계에서 성취감을 느끼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도전에 맞서느라 고군분투하는 학생들을 위해 제공할 수 있는 상담 시간은 그다지 길지 않다. 『쉽고 간결한 학교상담』은 영국의 뉴먼교원대학교(Newman Teacher Training College)에서 교육받고, 버밍엄에서 청소년 지도자, 중고등학교 교사, 학교 상담사로 활동했던 데니스 라인스가 심리상담 이론과 오랜 기간 쌓아온 상담 관련 경험 및 사례를 엮은 책이다. 저자는 상담을 제공하는 학교 상담사가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고민의 해결책을 이끌어낼 수 있는, 실전에 도움이 될 만한 상담 기법들을 담았다. 그는 특히 짧은 회기 안에 학생들의 고민을 치유해주는 단기상담을 권장하는데, 일정한 시간과 적은 회기 안에 인지행동치료 및 여러 가지 심리치료 모델의 강점을 활용함으로써 학생들이 겪는 문제의 맥을 짚는 것이 비용과 효율성 면에서 유리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화여자대학교 신학대학원 부설 목회상담센터의 심리상담 전문가, 그리고 이화여자대학교 목회상담학 교수들이 직접 번역했다. 초·중·고등학교의 아동 및 청소년 대상 상담, 그리고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상담에 오랫동안 관여해 온 이화목회상담센터는 한국의 아동과 청소년에게, 또 교사와 상담사에게 더욱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는 고민 속에서 이 책을 번역했다고 밝히며, 학교에서 일하는 상담사는 이를 통해 교육이 주된 과제인 공간에서 학생들의 사적인 관심들을 파악하고, 어려움을 겪는 학생과의 상담 중에 뒤따를 문제와 대처 방법에 대해 세밀하게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부족한 시간과 공간을 활용한, 사례에 중점을 둔 실전 상담 기법
학교 안에서 일한다는 특수한 조건은 학교 상담사에게 어려움을 안긴다. 교육 제도라는 정해진 규칙 안에서 학생의 학업성취도와 정서적 문제 사이의 균형을 맞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비록 영국과 한국의 교육제도가 다르고, 학교 운영 상황 또한 다르지만, 이 어려움은 한국에서도 고민해 보아야 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준비해야 하는 문제이다.
저자는 『쉽고 간결한 학교상담』을 통해 교육현장의 부족한 시간과 공간을 활용한 상담 활동을 할 때 상담사가 어떤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는지, 그리고 실제 상담에서는 어떤 기법이 효과가 있었는지 여러 가지 사례들에 근거해 알려준다. 이 책은 또한 상담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교사, 또는 상담 서비스를 시작하거나 이미 갖추고 있는 교장, 교감, 교육감과 같은 교육당국자들에게도 흥미가 있을 만한 책이다. 임상심리학자, 교육심리학자, 사회복지사, 청소년 지도사 등 청소년들을 마주하는 사람들에게도 이 책의 이론적이고 실천적인 자료들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의 가장 눈여겨볼 만한 점은 상담 사례와 그 해결 방법이 특정 주제들을 중심으로 분류되어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우울 및 불안, 자해와 자살 생각, 학교폭력, 사랑하는 사람의 상실이나 부모의 결별, 약물 복용, 성 경험과 성적 지향 등 문제별로 사례를 구성함으로써, 상담사들이 학생과의 상담을 이끌어나가며 시시때때로 빠르게 들추어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한 상담 작업에 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비밀유지 문제, 교사와 학부모 그리고 법률 사이의 타협, 상담사와 교사의 관계, 수업 시간과 상담 시간의 조절 문제처럼 상담사가 학교에서 일하면서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들도 다룬다. 상담사로서 활동하기 위해 필요한 계약, 공간 확보, 사회 활동, 상담 홍보 방법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저자가 학생들의 어려움을 대하며 고민하고 시도했던 이 결과물은 상담사로 하여금 여러 가지 이슈를 탐구하게 만듦으로써 실질적인 대안을 제공하고, 상담이라는 섬세한 작업의 본질을 통찰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그리고 아이도 어른도 아닌 채 몸과 마음이 성장해 나가는 학생들을 돕고자 노력하는 상담사들을 위해,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상담을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