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궁금한 학부모의 마음속으로
마음 읽기로 따뜻하고 지혜롭게 풀어가는
학부모 소통의 거의 모든 것
유아의 행복한 성장이 교육기관을 넘어 삶 전체로 이어지도록
유아에게 놀이는 중요한 배움의 마중물이다. 특히 유아 스스로 놀이를 주도할수록 더욱 즐겁게 몰입하며 배움도 더욱 깊어진다. 유아중심·놀이중심 교육 또한 아이들이 주도하는 놀이의 힘에 주목한다. 다만 놀이중심 교육은 교육기관을 넘어 유아의 삶 전체로 이어질 때, 배움의 효과가 배가되는 점에서 앞으로 학부모의 협력은 더욱 중요해졌다. 즉 교사와 함께 유아교육을 만들어가는 파트너이자 교육주체로서 학부모 역할이 강조되는 것이다.
교사와 학부모가 상호 존중과 신뢰를 기반으로 협력하며 각자의 자리에서 제 역할을 다할 때, 유아도 교육기관과 가정에서 놀이를 통해 의미 있는 배움과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교사와 학부모는 평소 긴밀히 소통함으로써 유아의 성장과 배움의 과정을 공유하는 한편, 최소한 교육적으로는 서로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유아의 행복한 성장을 위해 기꺼이 동행하는 협력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유아, 교사, 학부모가 모두 다 함께 성장하는 행복한 교육공동체로 나아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만나는 다양한 학부모 소통 문제,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유아교육 현장에서 교사들은 우호적이고 협력적인 학부모만 만나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이런저런 소통 문제로 학부모와 갈등도 겪게 된다. 예컨대 밤낮없이 이어지는 학부모의 잦은 연락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고, 교사의 업무 영역을 넘어서는 일까지 알아서 챙겨주기를 바라는 요구에 난처해지기도 한다. 또 교직 생활 경력이 짧고,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전문성을 의심하거나, 교육공동체의 규칙을 무시한 채 오직 자기 자녀에 대한 특별대우를 당연하게 요구하기도 하며, 간혹 소통 과정에서 폭언 같은 무례를 범하는 학부모도 있다. 놀이와 유아교육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놀이의 교육적 효과를 폄훼하는 학부모, 무엇보다 유아의 발달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작은 문제에 지나치게 예민한 반응을 보이거나 반대로 문제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학부모도 있다.
갈등이 쌓이면 교사도 학부모에게 서운하거나 불편한 감정이 몰려오기도 하고, 영혼 없는 형식적 대응으로 감정 소모라도 줄이고 싶은 마음도 생길 것이다. 하지만 진심으로 학부모에게 다가가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다면, 일시적인 상황 모면은 가능할지 몰라도 궁극적인 변화와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먼저 마음을 읽어 공감하고,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마음 읽기와 공감적 의사소통으로 시작하는 지혜로운 학부모 소통
교사와 학부모가 소통 문제로 삐걱거리면 교육공동체도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교육적 협력은커녕 일상적인 대면마저 껄끄러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소통 문제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유아에게 돌아간다는 점에서 교사와 학부모 모두 ‘유아의 행복한 성장’이라는 공동 목표를 위해 전향적 자세로 소통에 임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유아교육 현장에서 만날 수 있는 일상의 소소한 소통 상황부터 유아교육기관에서 마련하는 다양한 학부모와의 만남에서 ‘마음 읽기’에 기반한 ‘공감적 의사소통’으로 지혜로운 소통의 길을 모색하였다. 다만 마음 읽기의 목적은 학부모의 모든 요구사항을 무조건 들어주기 위함이 아니다. 오히려 마음 읽기를 통해 그들이 교육적으로 잘못된 요구를 하거나 무리한 요구를 하게 된 원인을 밝히고, 나아가 학부모들 스스로 문제를 깨닫도록 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안내하는 것이 교사의 역할임을 강조한다. 모든 것을 학부모의 요구대로 무조건 따르는 것은 학부모에 대한 존중이 아니라 교사로서 무책임한 행동이기 때문이다. 교육적으로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고, 학부모와 함께 유아의 긍정적인 변화와 성장을 이끌어내는 것이야말로 교사의 중요한 역할이다. 교사가 학부모와 눈높이를 맞추어 마음을 읽고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 학부모도 마음을 열고 진심 어린 소통에 임할 것이고, 문제해결에도 한층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될 것이다.
요즘 대세는 스토리텔링!
‘다움 선생님’과 ‘이음 선생님’을 주인공으로
공감지수를 높인 재미있는 소통 이야기
무엇보다 이 책은 다양한 학부모와의 만남과 소통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이런저런 문제들과 해법을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재미있게 재구성하였다. 이에 소통 사례를 담은 3장은 유아 교사들이 자주 접해볼 법한 소통 상황들을 크게 다음의 4개 주제로 나누어 ‘다움 선생님’과 ‘이음 선생님’이라는 가상의 교사를 통해 독자들이 공감하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하였다.
모든 게 불안하고 걱정스러워요
유아교육기관에 자녀를 맡긴 부모는 어린 자녀와 처음으로 오랜 시간 떨어져 지내며,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볼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도 불안하고 걱정스러운 것투성이다. 특히 외동이가 많아진 요즘 자녀가 교육기관에 머무는 시간을 마치 위험한 물가에라도 내놓은 양 전전긍긍하기도 한다. 아토피나 천식, 알레르기 등 몸이 아픈 아이에 대한 걱정, 소심한 성격에 따돌림을 당할까 걱정, 체구가 작아서 걱정, 반복되는 문제행동에 대한 걱정, 혹시 내 자녀만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등등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런 걱정과 불안의 뿌리는 결국 자녀에 대한 깊은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겠지만, 때론 교사의 고단함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다움 선생님도 시도 때도 없이 연락한다거나, 불안과 걱정이 커진 나머지 시시콜콜 의심의 눈초리마저 보내는 학부모들을 만나는데, 이들에게 어떻게 적절한 지원을 해줄지 고민이다. 이음 선생님은 이런 학부모의 불안한 속마음을 읽고, 지혜로운 소통 방법을 제안한다.
자꾸 의심하고 오해하지 않도록 믿음을 주세요
유아교육기관에서는 아이의 성장과 발달을 지원하도록 놀이에 기반한 다양한 교육적 활동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놀이중심 교육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사교육을 통해 유아의 배움을 해결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학부모들이 생각보다 많다. 또한 통합교육의 의미나 가치를 폄훼하는 학부모도 상당수다. 당황스럽고 때론 서운한 마음도 들지 모르지만, 대부분 이해 부족으로 야기된 편견일 수 있다. 또한 유아기 성문제, 스마트폰 사용 등과 같은 문제상황에 대해서도 어떻게 할지 잘 몰라서 가정에서 제대로 된 대처나 훈육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학부모가 교육기관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활동에 협조적이고 신뢰하며, 나아가 가정에서도 교육기관에서의 교육철학과 방침이 이어질 수 있도록 잘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일은 중요하다. 여기에서는 놀이의 의미, 교육기관의 역할, 유아기 발달특성 등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야기된 다양한 학부모의 오해로 고민하는 다움 선생님과 오해를 이해로 바꾸기 위한 이음 선생님의 소통 제안을 만나볼 수 있다.
선생님은 만능 해결사 ... 맞죠?
여러 아이들을 함께 보살펴야 하는 유아 교사의 하루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그런데 학부모 중에는 때때로 교사의 업무 영역을 넘어서는 것까지 알아서 해결하도록 요구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학부모와 원만한 관계 유지를 위해 하나둘 요구를 들어주다 보면 끝도 없이 이어지다 보니 결과적으로 교사의 번아웃을 부르기도 한다. 이로 인해 유아에게 집중돼야 할 교사의 모든 에너지가 엉뚱한 곳에 소진될 수 있다. 다움 선생님도 교사가 모든 것을 알아서 해결해주기를 바라며 무작정 의존하는 학부모를 만나면 안타까우면서도 한편으론 자신의 사생활마저 침해받는 것 같은 상황이 당황스럽고 불편하기만 하다. 학부모의 마음 읽기를 통해 교육기관과 교사가 감당해야 할 업무 영역을 명확히 전달하면서도, 학부모가 교사를 신뢰하며 협력하도록 그들과 원활하게 소통하며 긍정적인 관계를 만들어가는 이음 선생님의 지혜로운 소통 방법은 무엇인지 만나보자.
나는 좋은 부모일까요?
끝으로 다양한 원인과 이유로 자존감과 효능감이 저하된 부모들의 사례도 담았다. 처음부터 부모가 될 완벽한 준비를 하고 부모가 되는 사람은 없고, 학부모로서의 역할도 마찬가지다. 또한 자녀의 문제행동이 반복되다 보면 과연 내가 부모로서 잘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책하기도 하고, 때로는 무기력에 빠져 문제를 해결할 의욕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또 최근 들어 가족의 형태도 다양해지는 추세이다. 이에 교육기관에서도 다문화가족, 조손가족, 한부모가족 등 다양한 양육환경에서 자라는 유아를 만나게 된다. 그래서 다양한 가족 형태에 따른 고충도 함께 들여다보려 한다. 다만 뭔가를 베풀려는 시혜적인 태도로의 접근이 아니라, 모두가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이웃이자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학부모의 다양한 어려움을 공감하는 한편, 그들의 부모효능감을 높이기 위해 함께 고민하는 다움 선생님과 이음 선생님을 만날 수 있다.
마침내 공감적 의사소통을 기반으로
행복한 교육공동체를 만들어갈 결심!
독자들의 편의를 위해 불안, 오해, 의존, 부모효능감의 소주제로 학부모 소통 사례를 구분하기는 했지만, 각각의 소주제는 분리되어 있기보다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예컨대 불안이 쌓여 오해와 의심으로 이어지거나, 때론 부모효능감의 저하로도 나타나기도 하고, 이로 인해 무기력이 빠져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기보다 교사에게 과도하게 의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한 책에 담긴 다양한 소통 사례가 공감적 의사소통의 정답은 아니다.
다만 소통 상황에서 학부모의 말 한마디에 얽매여 연연하기보다는 이음 선생님처럼 마음 읽기를 매개로 ‘대화를 막고 있는 장애요인이 무엇인지’ 한걸음 뒤에서 바라보는 여유가 필요함을 전하고자 한다. 마음 읽기와 공감적 의사소통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이에 기반해 궁극적으로 학부모와 어떻게 협력적인 관계를 만들어갈지에 주목한 것이다. 이미 현장의 많은 교사들이 학부모와의 진정한 동행을 위한 지혜로운 소통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노력을 시작했다면 마침내 모두 함께 성장하는 행복한 교육공동체를 만들 결심도 시작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