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아세안을 연결하는 두 축
정치적 긴장과 경제적 협력
이 책은 중국과 아세안의 정치적 긴장과 경제적 협력이라는 두 축을 중심에 두고, 미·중 패권 경쟁 양상을 분석하고 아세안이 어떻게 대응하는가를 살펴본다. 남중국해는 미·중 무력 충돌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의 영유권 분쟁이 오랜 시간 이어져왔다. 아세안 국가들은 중국에 완전히 편승할 수 없고, 미국과 함께 대중 균형 정책을 취하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아세안 각국은 위험을 분산하고 관리하는 방식으로 편승과 균형 전략을 적절히 사용해 국가 안전과 이익을 지키려 한다. 아세안 입장에서는 중국이 강국으로 부상한 이래 우려해 온, 중국 경제가 성장하고 권력을 갖게 되면 어떤 목적으로 사용할 것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경제를 정치와 분리한다는 전제 위에 구축된 세계화와 국제분업체제가 심각한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 국제분업에 의한 생산성 증가와 임금이 낮은 곳으로 자연스럽게 국경을 넘어 이전하는 등 시장 변화와 기술 발전에 따라 움직이던 글로벌 공급망은 이제 정치 논리에 따라 재편되면서 경제 안보 위험으로 바뀌었다. 이 책은 이런 변화 경향을 읽고, 중국과 아세안이라는 중요한 생산 기지와 시장을 연계해 동시에 살피려는 시도로 시작되었다. 중국은 일대일로 특히 해상 실크로드 이니셔티브를 남중국해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활용하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생겨나는 직접투자, 기반 시설 확충, 물류 협력을 비롯한 새로이 생겨나는 협력 관계에서 한국의 신남방 정책은 어떤 과제를 갖게 될 것인가.
이 책은 전 2권으로, 제1권은 『중국과 아세안 I: 긴장과 협력의 이중성』으로 정치 안보를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제1부 남중국해에서의 안보 긴장, 제2부 중국·아세안의 상호 인식과 협력, 제3부 일대일로와 신남방 정책이 바로 그것이다. 제2권은 『중국과 아세안 II: 상호 의존과 경제협력』으로 제1부 중국·아세안의 무역·투자·교류, 제2부 아세안과 일대일로를 통해 경제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특히 다음 네 가지에 초점을 맞추어 서술한다. 첫째, 남중국해에서 벌어지는 미·중 패권 경쟁 양상을 분석하고, 아세안이 어떻게 대응하는가를 살펴본다. 둘째, 아세안이 주도권을 행사하기 위해 어떤 전략, 그중에서도 지정학적 전략을 펼치는가를 살펴본다. 셋째, 중국과 아세안의 경제협력을 자세히 관찰하고 한국 신남방 정책이 성공할 수 있도록 제언한다. 넷째, 중국의 해양 실크로드 전략 선포 이후 중국이 아세안과 물류 등 새로운 협력을 추진하는 내용을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