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선에서 우리의 일상을
재발견하는 마흔여섯 가지 이야기
선조들도 우리와 같은 마음으로 세상을 느꼈다. 봄의 꽃샘추위를 견디며 꽃이 피기를 기다리고, 여름의 모기를 증오하고, 가을바람을 맞으며 어지러운 생각을 흘려보내고, 겨울에 달력을 펼쳐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사계를 보냈다. 거미줄에 걸린 꽃잎을 보며 거미가 봄이 가는 것이 아쉬워 꽃잎을 붙잡은 것이라 생각하고, 무더운 여름에 마음을 물 삼아 더위를 물리쳐 보겠다고 다짐하고, 다양한 사람을 관찰하며 타인의 마음을 들여다보려고 노력했다.
소나기, 모기, 달력, 자장가, 친구, 송년 등 한시에 담긴 다채로운 삶 속 단면들은 오늘날의 우리와 똑 닮기도 한, 별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을 다룬다. 하지만, 독자는 한시 속에서 지금을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재발견하고, 지나쳤던 순간의 아름다움을 느끼기도 하고, 시대를 관통하는 고민에 공감하게 된다. 한시에 관한 친근하고 재미있는 마흔여섯 가지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독자를 즐거운 한시의 세계로 기꺼이 초대한다.
과거의 선조와 오늘날의 우리가
함께 이어가는 아름다운 세월의 궤적
《처음 만나는 한시, 마흔여섯 가지 즐거움》은 독자들을 아름다운 한시의 세계로 진입하도록 돕는다. 선조들이 쓴 한시 속에 고스란히 담긴 그들의 일상과 숨겨진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 기록이 오늘날의 우리에게 와닿는 의미를 되새긴다.
이 책에 수록된 180여 편의 한시는 흙이 쌓여 단단한 지층을 이루듯 오랜 시간 쌓인 글맛이 느껴진다. 글자 하나도 다양한 품사와 의미로 해석이 가능한 한자를 정교하게 써서 만든 한시의 미학을 섬세하게 느끼게 하고, 지금 우리 삶과 연결지어 느낄 수 있는 깨달음을 전한다. 오늘날 옛글인 한시를 읽는 일이 의미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이러한 글맛이 주는 기품을 즐기기 위해서일 것이다. 이처럼 한시를 읽는 시간은 그저 ‘옛 시’가 아닌 커다란 언어적 기쁨을 아름다운 궤적으로 현대의 독자에게까지 이어지도록 만든다. 이 궤적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평소 향유하던 언어의 지평이 넓어질 것이다.
시대를 넘은 공감으로
한시와의 거리감을 좁히다
이 책은 5언율시와 7언율시를 다채롭게 담아 한시의 매력을 풍부하게 소개한다. 지금 우리의 일상 속 친근한 소재를 다룬 한시들은 시대를 뛰어넘는 공감대를 형성하며 오늘날 우리의 마음에 흘러들어 온다. 그동안 한시는 학문의 영역에서 다뤄지는 고루한 문학으로 여겨졌지만, 그 속에 담긴 지혜와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이 책은 한시를 우리 시대의 언어로 바라보며 다시 독자의 곁, 일상의 영역으로 돌려놓는다. 한시를 처음 읽는 독자들에게 그동안 한시에 가졌던 선입견을 깨고, 고전의 매력을 즐기도록 만들어주는 친절하고 단단한 토대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