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의 상처까지 치유하는 공감과 배려
강아지 마루가 길을 잃고 헤맬 때, 떠돌이 개 점박이는 마루에게 가족으로부터 버려진 것이니 집을 찾지 말라고 말합니다. 혹시나 버려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마루가 자신처럼 마음에 상처를 받을까 봐 걱정한 것이지요. 하지만 마루는 점박이 말을 듣지 않고 집 찾기에 열중합니다. 그런 마루가 걱정되었을까요? 점박이는 굶고 있을 마루를 찾아 소시지 한 개를 나누어 줍니다. 또 위기에 처한 마루를 돕습니다. 마루도 점박이의 상처를 알았을까요? 자신도 점박이에게 힘이 되어 주고, 결국 점박이도 새 가족을 얻게 됩니다. 동화 속에서 우리 어린이들이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배려하면 행운이 찾아온다는 것을 느끼면 좋겠습니다.
점박이는 터벅터벅 걸어오더니 내 턱 밑에 무언가를 툭 떨어뜨렸어.
킁킁. 앗, 소시지다!
“진짜 어렵게 구한 거야. 이거라도 먹어. 체면 차리지 말고.”
“이런 걸 어떻게 먹으라는 거야?”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나도 모르게 침이 꼴깍 넘어갔어. 혀를 쭉 내밀어 콧등을 핥았지. 나는 뚫어져라 소시지를 보았어. 아마 지금 내 눈은 이글이글 불타오르고 있을 거야.
“어떡할 거야? 안 먹어? 그럼 내가 먹고.”
점박이가 툴툴대며 소시지를 먹으려고 했어. 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덥석 소시지를 물어 허겁지겁 씹었어.
“쩝쩝, 마디떵.”
소시지는 순식간에 내 배 속으로 사라졌어. 맛을 느낄 틈도 없었지. 나는 아쉬워서 입맛을 쩝쩝 다셨어. 그런데 이건 확실해. 이제껏 먹었던 그 어떤 음식보다 맛있었어. 진짜!
“얘, 얘들아. 말, 말로 해. 나 다 알아들어. 내가 꺼져 줄까? 깨앵…….”
슬금슬금 뒷걸음질 치다 보니 막다른 곳이었어. 나는 두 눈을 질끈 감았어. 이렇게 끝이구나 싶었지.
그때였어. 으르렁 사납게 짖어 대는 소리가 들렸어.
눈을 떠 보니 점박이가 아이들을 물어뜯을 것처럼 맹렬하게 짖고 있었지.
“마루한테서 물러서. 왕왕!”
점박이가 밉살스럽기는 해도 의리 있는 녀석이잖아.
코끝이 찡해지면서 눈물이 핑 돌았어.
〈중략〉
내가 점박이를 보며 컹컹 짖자, 갑자기 훈이가 점박이에게 뛰어갔어.
훈이는 땅에 무릎을 꿇어 점박이와 눈높이를 맞춘 뒤 뭐라고 말을 했어. 그리고 팔을 벌렸어. 점박이는 잠시 우물쭈물 망설이다가 훈이 품에 포옥 안겼지.
훈이가 점박이를 안고 걸어오며 말했어.
“민호야. 너희 마루랑 우리……, 우리 달이랑 내일 만나서 놀까?”
- 본문 중에서
▶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시작하는 저학년 어린이들에게 책을 읽는 즐거움을 줍니다.
저학년 어린이들에게 적합한 동화 분량과 등장인물의 디테일한 심리 묘사, 유쾌하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삽화,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가 저학년 어린이들에게 책을 읽는 즐거움을 줍니다.
줄거리
마루가 가족을 잃어버리고 길을 떠돈 지 벌써 닷새째다. 눈곱이 더덕더덕 엉겨 붙고 윤기 나고 찰랑찰랑했던 흰 털은 꼬질꼬질 회색빛으로 변했다. 배는 고프고 몸은 지쳤다. 길 잃은 강아지 마루는 축구장까지만 가면 집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길에서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는 점박이 개를 만난 마루는 축구장 가는 길을 묻는다. 점박이 개는 축구장 가는 길을 가르쳐 주면서, 자신도 버림 받은 것처럼 마루도 길을 잃은 게 아니라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은 거라고 말한다. 그러니 집을 찾아가 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면서. 마루는 점박이 말을 믿지 않고 축구장을 찾아갔지만, 길을 찾는데 실패한다. 그런데 우연히 마루 옆집에 사는 훈이를 발견하고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훈이를 미행한다. 강아지 마루는 집 찾기에 성공했을까? 또 마루는 길을 잃은 것일까? 아니면 점박이 말대로 가족에게 버림받은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