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청년에게 물어본 적은 있었나, 어디에 살고 싶냐고”
오늘날 도시의 삶은 청년들에게 가혹하다. 치솟는 부동산, 일자리 고민, 끝없는 경쟁에서 하루하루 지쳐가는 청춘들은 언제나 ‘살 곳’을 고민한다. 단순히 집 이야기만이 아니다. 마을이나 지역도 마찬가지다. 촌에 살고 싶어도, 이 사회는 청년들을 도시로 떠밀고 있는 형국이다.
“2016년에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어요. 나는 부모님이 원하고 사회에서 추천하는 루트들을 굉장히 충실하게 밟아 왔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맞이하는 일상과 생활이 불행하다고 느껴졌어요. 무기력감이 드는 거예요.” - 시즌1 촌민 준민 인터뷰
“서울에서 10년간 살면서 느낀 것은 이 도시에서 내 삶을 구성하는 근간이 모두 불안정하다는 거예요. 비싼 임대료 때문에 주거 환경이 불안정했고, 시간이 없어 대충 시켜 먹는 배달음식이나 출처를 알 수 없는 먹거리도 그랬고요.” - 시즌2 촌민 하정 인터뷰
이 책에는 청년 저자 세 명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팜프라촌을 경험한 다양한 청년들의 인터뷰가 수록되어 있어, 청년들이 왜 촌 라이프를 꿈꾸는지 공감할 수 있고, 이 시대 청년들의 생각과 니즈를 엿볼 수 있다. 지방소멸 문제에 고민하고 있는 지자체와 기성세대들은 바로 이러한 청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떠밀리는 삶이 아닌, 스스로 나아가는 삶. ‘조금 남다른 길이어도 내 삶의 주도권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그들을 촌으로 이끌었다.’ 바로 여기에서,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찾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
“도시와 지역은 서로 연결될 때 가치를 지닌다”
이 책은 단순히 ‘청년들의 시골 체험기’가 아닌, 오늘날의 청년들과 다음 세대들을 위한 해법을 모색하는 고민과 움직임을 이야기한다. 세 명의 저자는 도시에는 없는 촌의 매력을 전달하고, 촌에는 없는 도시 생활의 다양성을 끌어들이며 서로를 매개하는 일을 한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씨앗을 심는 일이다. 당장 늘어나는 정착민의 숫자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촌을 경험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언젠가 삶의 터전으로 촌을 선택하도록 밭을 갈고 씨앗을 뿌리는 일을 하는 것이다. 촌 라이프를 경험한 청년들 중에는 남해에 정착한 청년도 있고, 다른 지역의 촌에 자리잡은 청년, 다시 서울로 돌아간 청년도 있다. 하지만 당장 귀촌하지 않더라도, 이들의 경험은 씨앗이 되어 장기적으로 관계 인구가 더 늘어나는 역할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