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은 계속해서 성경 연구의 목적을 상기시키며, 성서학은 계속해서 신학이 그 기본인 성경을 정확하게 이해하도록 자극함으로써 상호 기여할 수 있다. 하지만 분과 학문이 전문 영역으로서 세분화된 현대 학계에서는 현실적으로 신학 하나만을 잘하기에도, 성서학 하나만을 잘하기에도 벅차다. 그러다 보니 두 학문 사이에서 교류는 사라져 가고 방법론과 지향점의 차이가 낳은 오류가 쌓여 냉랭한 기운이 흐르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하여, 신학자 한스 부어스마와 스캇 맥나이트는 상호 이해를 위한 대화를 시작한다.
신학자와 성서학자의 대화
- 『신학자가 성서학자에게 바라는 다섯 가지』(한스 부어스마)
- 『성서학자가 신학자에게 바라는 다섯 가지』(스캇 맥나이트)
『신학자가 성서학자에게 바라는 다섯 가지』에서, 부어스마는 반복하여 신학과 성서학의 목적을 상기시킨다. 사실 부어스마는 성서학과 조직신학(혹은 교의학) 사이의 논쟁 자체보다도 이 ‘궁극적 목적’에 관심이 많다. 그가 일관되게 강조하는 바는, (성경신학이든 교의학이든) “신학의 주요 과제는 본문의 역사적 의미를 설명하는 게 아니라 독자를 예수 그리스도로 이끄는 은혜의 수단으로 성경을 사용하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에게 성경 이해는 ‘역사적’ 문제라기보다는 ‘영적’ 문제다. 성서학의 주된 도구인 언어학, 고고학, 역사학은 모두 중요하지만, 성경을 다룰 때는 그보다 중요한 궁극적 목적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리스도인에게 성경은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는 성례전으로 작동하기에 그 지향점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부어스마의 주장이다.
『성서학자가 신학자에게 바라는 다섯 가지』에서, 스캇 맥나이트는 신학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면서도 성서학이 신학의 기반임을 강조한다. 성서학을 역사학으로 인지하려는 경향이 강해지는 성서학계의 분위기에 비하면, 맥나이트가 신학을 바라보는 관점은 균형 잡혀 있다. 그에 따르면 성경 주해와 신학은 변증법적으로 상호 작용한다. 하지만 여전히 기초는 성서학이다. 현대의 성서학 연구는 기존 신경(creed)의 틀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고, 성경의 이야기를 더욱 풍성히 담을 수 있는 다양한 서사적 틀을 제시한다. 성경 본문에 대한 역사적 이해와 그 현대적 의미를 고루 담은 맥나이트의 주장은 사실 신학자와 성서학자 모두를 향해 있다. 그는 신학자가 성경에 더욱 기초하기를 바라는 것만큼이나 성서학이 신학적이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신학이 ‘살아 있는’ 신학이 되기를 바란다.
북미의 신학자와 성서학자라는 위치에서 일어나는 학자들의 대화는 사실 시대를 막론하고 기독교라는 보편 종교를 자신의 시대 안에서 어떻게 풀어낼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이야기가 되기 충분하다.
■ 독자 대상
- 성경 이해의 목적이나 성경과 신앙의 관계를 고민하는 그리스도인
- 신학은 굳어 있기 때문에 성경에 근거한 참신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 성서학은 방향을 잃었기 때문에 신학에 근거해 목적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 신학과 성서학의 갈림길에 선 신학생
- 신학 및 성서학 관련 교양서를 찾는 독자
[추천사 이어서]
이 책은 성서학과 신학이 서로를 보완할 수 있음을 보여 줄 뿐 아니라, 최근 통합적 연구의 장점을 강조한다. 저자는 이 일을 아주 훌륭하게 해냈다.
매튜 베이츠 퀸시 대학교 신학 조교수, 『오직 충성으로 받는 구원』 저자
스캇의 접근법은 신학적 초월성을 역사적 주해와 결합하고 교회 전통의 맥락에서 성경의 최우선성을 설명하는 방식이다. 독자들은 이 책이 지혜롭고 통찰력 있으며 선구적임을 알게 될 것이다.
브래들리 나지프 전 노스파크 대학교 성서학 및 신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