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먼데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니프티 피프티 버블, 코로나19…
수많은 경제 위기에도 유유히 살아남아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워런 버핏’
실패의 그림자가 다가올 때마다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
“(주식) 장 언제 좋아져요?” 유재석이 어느 프로그램에서 주변을 지나는 금융업계 종사자들에게 물어본 말이다. 계속된 증시 침체와 금리 인상으로 수많은 주식 투자자들이 새해에는 주식 투자를 계속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음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금전적 손실이라는 타격뿐만 아니라 투자하려는 의욕마저 꺾이고 있는 소액투자자들의 투자하는 마음은 얼어붙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워런 버핏은 어떤 행보를 취하고 있을까? 버크셔 해서웨이는 오히려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2022년 11월 말, 미쓰비시와 미쓰이의 지분은 종전 5.04%, 5.03%에서 6.59%, 6.62%로 각각 늘렸고 이토추, 마루베니, 스미토모의 지분은 각각 종전 5.02%, 5.06%, 5.04%에서 6.21%, 6.75%, 6.57%로 늘렸다. 그리고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 지분을 50억 달러어치를 인수했다. 어떻게 이처럼 파격적인 투자가 가능했을까?
워런 버핏이 직접적으로 투자에 가담한 것은 대략 65년 정도이다. 이 기간 동안 그는 1973년 1차 석유파동, 이른바 블랙먼데이로 불리는 1987년 10월 주식의 대폭락장,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니프티 피프티 버블 붕괴, 코로나19까지 많은 경제 위기를 몸소 겪어왔다. 그럼에도 유유히 살아남아 성공 가도를 달리는 버핏은 자신의 성공 투자 비결을 ‘머니 마인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말하는 ‘머니 마인드’란 성공 투자 기법이 아닌 성공 투자 뒤에 숨은 사고방식이다. 장기간 시장보다 좋은 성과를 낼 종목을 매수했다는 것을 전제한 후, 온갖 위기에도 자기 신뢰를 바탕으로 고적하게 자신의 선택을 믿고 나아가는 힘, 쉴 새 없이 쏟아지는 경제 뉴스로부터 스스로를 차단하는 힘이 바로 그것이다. 투자의 귀재, 버핏의 사고방식은 고도의 인플레이션, 하락하는 주식장을 맞게 된 혹은 언젠가 맞게 될 주식 투자자들, 펀드매니저들에게 마음의 동요를 잠재우는 방법이자 돈의 흐름을 놓치지 않게 해줄 부의 이정표가 되어줄 것이다.
“시장의 부침을 견디는 감정적 기술”을 보유하라
경제적 자유는 시장의 일시적 의견이 아닌 당신이 거둘 성과로 결정된다!
저자인 로버트 해그스트롬은 펀드매니저 자격을 얻고 사업을 시작한 후 워런 버핏의 투자 신조를 정리하여 고객들에게 보여주었다. 투자하려는 고객들은 누구나 워런 버핏의 원칙에 동의하며 그의 방식에 따르기로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일부 투자자들은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저자는 “주식을 보유하는 이유를 아는 것과 시장의 부침을 견디는 감정적 기술을 보유하는 것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많은 투자자들이 하루하루 달라지는 시장의 변덕스러움을 버티지 못하고 보유한 종목을 매도하고 자신이 믿고 맡긴 투자 전문가를 교체하기 일쑤이다.
벤저민 그레이엄은 이 주식 시장을 ‘미스터 마켓’에 비유했다. 우리가 개인 사업을 영위 중이고 미스터 마켓이라는 동업자와 함께 일하고 있다면? 미스터 마켓은 조울증적인 움직임으로 어떤 날은 당신의 지분을 아주 비싼 값에 사겠다고 하고, 어떤 날은 상심해 아주 싼값으로 시세를 매기는 모습을 보인다면? 하지만 벤저민은 이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한다. 워런 버핏도 이 비유를 활용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미스터 마켓의 지혜가 아니라 그의 지갑이라고 말이다. 그가 분별력을 잃은 모습을 보인다면 당신은 이를 무시하거나 역으로 이용해야 한다. 롤러코스터와 같은 주식 시장의 가격 변동성은 일시적인 의견일 뿐 매수와 매도를 결정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이다. 워런 버핏은 오히려 부침을 겪는 주식시장을 가치 이하로 가격이 매겨진 주식을 매수하기 위한 기회로 바라보기를 권유한다. 경제적 자유는 시장의 일시적 의견에서 오는 것이 아닌, 궁극적으로 거두게 될 성과로 결정된다.
벤저민 그레이엄에서 싹트고 워런 버핏으로 만개한 가치투자의 성공적 진화 과정
워런 버핏을 대부호의 길로 이끈 80년 투자 인사이트!
버핏의 투자를 알고자 했지만 책을 덮을 때쯤엔 삶의 철학을 덤으로 얻을 것이다
《워런 버핏 머니 마인드》는 워런 버핏이라는 매듭을 구성한 철학적 토대를 하나씩 풀어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제1부에서는 지금의 워런 버핏을 있게 한 유년 시절을 살펴보며 지금의 워런 버핏을 있게 한, 돈의 감각을 깨울 수 있었던 일화들을 보여준다. 제2부는 워런 버핏의 철학에 영향을 준 수많은 사람들과의 연결고리를 살펴 워런 버핏의 머니 마인드를 구성한 토대들을 살펴본다. 버핏이 존경해 마지않는 아버지 하워드 호만 버핏부터 가치투자의 스승 벤저민 그레이엄, 그리고 현인들의 현자로 불리는 찰리 토머스 멍거까지. 세계 최고의 투자자뿐만 아니라 그 곁에서 함께했던 이들의 철학까지 집대성했다.
제3부에서는 시대가 변함에 따라 진화하는 가치투자를 3단계로 나누어 설명하고 4부에서는 머니 마인드의 전형인 워런 버핏은 과연 기업을 분석할 때 어떤 기준을 세우는지 살펴볼 수 있다. 5부에서는 앞서 살펴본 워런 버핏과 그 외 대단한 투자자들의 성공 투자 기법이 있음에도 왜 이 기법이 주류가 될 수 없었는지,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의 맹점들을 살펴보았다. 마지막으로 6부에서는 머니 마인드란 하나의 철학적 관점으로, 투자뿐만 아니라 스포츠, 교육, 예술에도 적용 가능함을 보여준다. 머니 마인드를 갖춘 투자자가 되는 것은 승리 그 이상을 추구하는 스포츠 정신으로 무장한 선수와도 같으며 원하는 색을 골라 칠하는 예술가와도 같음을 역설한다. 다만 예술가는 하얀 캔버스에, 투자자는 포트폴리오에 그리는 것이 다를 뿐이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우려하는 버핏이 일선에서 물러난 뒤에도 버크셔 해서웨이는 명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답을 머니 마인드는 사람으로 계승될 문화와도 같다는 문장으로 그 답을 대신한다. 워런 버핏의 투자 철학이 궁금해 이 책을 들었지만 책장을 덮을 때쯤엔 삶에 대한 철학을 덤으로 얻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