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행의 대홍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성찰하게 하는 작품
『내가 바로 유행왕』의 주인공 나도해는 같은 반 친구 최수호가 어떤 걸 학교에 가져왔을지 늘 촉각을 곤두세워요. 수호의 가방에서 귀하디귀한 유행왕 반짝이 카드가 나온 날, 도해는 수호에게 지고 싶지 않은 마음과 ‘인싸’가 되고 싶은 마음에 저금통을 탈탈 털어 유행왕 카드를 사요. 하지만 모두 꽝이었죠. 이대로 포기할 수 없었던 도해는 몰래 엄마 지갑에서 만 원을 훔쳐 카드를 사요. 그리고 마침내 반짝이 카드를 손에 넣게 되죠. 하지만 아이들에게 자랑 한 번 해 보지 못하고 카드 유행은 금세 끝나 버려요. 곧이어 등장한 유행왕 빵! 결국 도해는 빵을 사기 위해 친구 민규와 ‘편의점 빵 지도’를 만들고, ‘유행왕 빵 순례단’을 결성해 동네에 있는 모든 편의점을 돌지요. 도해는 저녁 여덟 시 편의점 앞에서 유행왕 빵을 사려고 모인 사람들과 가위바위보 시합을 펼쳐요. 도해는 대결 상대인 꼬마들을 이기려고 머리를 굴리다가 방심한 탓에 그만 지고 말아요. 맥없이 돌아서는 도해에게 불현듯 이런 생각이 떠올라요. ‘내가 뭐 하고 있는 거지?’
도해는 유행하는 물건을 사기 위해 가진 돈을 모조리 쓰고도 모자라 엄마 지갑에 손까지 대요. 무언가를 무리하게 갖고자 하는 욕심, 유혹에 판단이 흐려진 것이죠. 금세 지나가 버리고 마는 유행을 좇다가 부끄러운 일을 저지른 도해의 마음에 후회가 밀려와요. 도해처럼 유행의 대홍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어떤 마음과 태도를 가져야 할까요? 도해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유행에 흔들리는 마음은 정말 나쁜 걸까요? 어린이 독자들은 『내가 바로 유행왕』을 읽으며 이런 질문과 마주하고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거예요.
# 개성, 취향이라는 다채로운 빛깔을 응원하는 작품
유행왕 카드와 빵을 사려다가 한바탕 홍역을 치른 도해는 자신의 행동을 돌이켜 반성하고, 민규와 함께 새로운 유행 만들기 작전에 돌입해요. 도해는 컵 쌓기를 하고, 민규는 애니메이션 동물 캐릭터 카드를 가져와 즐겁게 놀기 시작하자, 처음엔 시시해하던 아이들도 하나둘 관심을 갖기 시작하죠. 자신들도 똑같은 걸 가져오겠다고 말하는 아이들에게 도해는 ‘사람마다 좋아하는 게 다 다르니까, 재미있는 것도 많아지잖아. 똑같은 유행 말고 자기가 좋아하는 걸 찾는 것, 그게 유행이면 좋겠’다고 말해요. 도해와 민규가 시작한 ‘내가 좋아하는 것 찾기 유행’ 덕분에 아이들은 더 이상 유행을 따르지 않는 걸 비웃지 않았어요. 그리고 각자 자신이 좋아하는 걸 즐면서 자신만의 빛깔을 드러내기 시작했지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언제 가장 즐겁고 행복한지 알고 있나요? 자신의 개성과 취향을 아끼고 소중히 하는 만큼, 타인의 개성과 취향도 배려하고 있나요? 『내가 바로 유행왕』은 어린이 독자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면서, 유행을 맹목적으로 따라가지 말고, 개성, 취향이라는 자신만의 다채로운 빛깔을 뽐내자는 응원의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