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랑스를 대표하는 음식인 길쭉한 빵 바게트의 제조법과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한 나라의 대표적인 음식에는 그 나라의 역사와 시민들의 가치관이 담겨 있게 마련이다. 오랫동안 프랑스 국민의 식탁을 책임져온 바게트와 관련되어 프랑스에는 법률도 제정된 바 있다. 바로 ‘빵의 평등권’이다. 귀족이든 평민이든 동일한 품질의 빵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 법률의 내용이다. 프랑스대혁명 시기, 품질이 좋은 빵을 먹었던 귀족들과는 달리 서민들은 딱딱하고 품질이 낮은 빵을 먹었다. 흉년과 기근으로 인해 고통 받던 서민들은 이에 크게 반발하여 혁명을 일으켰다. 이로부터 4년 후 국민공회에서 빵의 평등권을 인정하면서 동일한 크기와 품질의 빵만을 생산해야 한다는 법률을 제정한 것이다. 그리하여 프랑스에서 바게트는 평등의 상징이 되었다.
미식의 나라답게, 바게트뿐만 아니라 와인을 비롯해 치즈, 크루아상, 마카롱 등 프랑스의 풍성한 먹거리가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그뿐만 아니라 에펠탑과 개선문, 샹젤리제로 이어지는 화려한 거리에는 유서 깊은 유적들이 자리 잡고, 파리 시내를 가로질러 흐르는 센 강변에는 노트르담 대성당, 루브르미술관 등 화려한 건축물들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역사와 지리, 식도락, 문학과 예술 등 방대한 영역에 걸쳐 있는 이 나라의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테마로 읽는 매혹의 프랑스』는 미식과 문화, 역사, 3부로 나누어 각 10가지씩, 총 30가지 테마로 구성하여 지금까지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비하인드 이야기를 소개한다.
1부에서는 바게트, 크루아상 등 프랑스 음식이 품고 있는 문화, 역사적 이야기를 함께 음미함으로써 프랑스를 더욱 깊게 이해하고자 했다. 2부에서는 프랑스가 문화와 예술의 나라로 발돋움하는 데 기틀을 세운 태양왕 루이 14세에 관한 이야기, 바칼로레아와 그랑제콜로 대표되는 교육제도, 향수의 본고장인 프로방스 등 프랑스 문화에 관해 다각도로 접근했다. 3부에서는 카이사르가 프랑스를 정복했던 이야기, 바이킹족들의 침략 등 역사적 사건들을 흥미롭게 서술했다.
코로나 이후 프랑스를 꿈꾸고 유럽을 상상하는 사람들을 위해 쓰인 이 책은, 고유한 문화와 예술을 꽃피우며 찬란하게 빛났던 매혹의 나라 프랑스, 아름다운 그곳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