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어린이 혐오에서 난민 문제까지
오늘의 한국 사회를 이해하는 새로운 관점
많은 국민들이 코로나 시기 마스크를 쓰고 격리하라는 정부의 방역 정책을 착실하게 따랐다. 정책의 근거가 되는 헌법의 저자가 바로 나, ‘우리 대한국민’이기 때문이다. 국민으로서 한 표를 행사하는 선거 날이 아니라면 쉽게 잊어버리는 사실이지만, 나는 내가 동의한 약속에 의해, 내가 뽑은 대표자의 결정에 따라 살아간다. 하지만 우리는 국민을 위한다는 구호로 당선된 대표자들이 그들만의 이익을 좇는 모습을 매일같이 목격한다. 정치인들이 외치는 ‘국민’은 도대체 누구일까? 왜 내가 겪는 문제들은 정치 영역에서 논의조차 되지 못할까? 혐오의 대상이 되는 여성과 어린이, 보이지 않는 난민과 국경선 너머의 북한 주민은 국민이라 할 수 있을까?
정치적 무력감에서 벗어나 변화의 주인공으로 서려는 새로운 세대에게 『우리를 바꾸는 우리』는 페미니즘 논쟁부터 난민 혐오와 분단 문제까지 한국 사회의 첨예한 이슈들을 약속의 관점에서 다시 보자고 제안한다. ‘신당역 살인 사건’ 이후의 논의에서 보이는 남녀 간 건널 수 없는 인식 차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집 안과 직장 내에서 매 순간 일어나는 세대 갈등은 또 어떻게 풀 수 있을까? 우리가 맺은 약속을 돌아보는 일은 지금의 문제를 새롭게 이해하는 소중한 열쇠다.
‘오징어 게임’ 또는 좀비 상태
도무지 말이 통하지 않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생존 게임에서 탈출하는 방법
『우리를 바꾸는 우리』는 정치철학의 고전과 대중문화, 문학작품을 종횡무진 오가며 한국 사회를 들여다보고 변화의 가능성을 도모한다. 저자는 소설 『백년의 고독』에서 진보와 보수, 보수와 진보가 별다른 차이 없이 무한히 반복되는 한국 정치의 고독을 읽어 낸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생존 게임을 반복하는 참가자들은 끝내 서로 약속을 맺어 게임에서 탈출하는 데 실패한다. 드라마 「킹덤」을 비롯한 좀비 서사는 서로 소통하지 못하는 한국 사회에 대한 은유다. 우리는 과연 변화할 수 있을까?
《한편》 6호 ‘권위’에서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의 장례와 조선의 예송논쟁에 대한 신선한 재해석으로 또래 연구자들의 주목과 지지를 받은 조무원은 한국 근현대사를 다시 보고 홉스의 사회계약론을 재해석하며 변화의 실마리를 찾는다. 그동안 홉스는 국가를 무시무시한 괴물 ‘리바이어던’으로 보았던 군주정의 옹호자로 이해되었다. 축적된 연구 위에서 새로 발견한 홉스는 자연상태의 개인들이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약속을 맺을 수 있다고 믿은 민주주의자이기도 했다. 두 얼굴을 한 홉스의 철학과 조선의 예송논쟁에서 대한민국 정부 수립까지를 아우르는 역사에 대한 풍부한 해석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만나 우리를 바꿔 볼 가능성이 떠오를 것이다.
새로운 세계를 보는
새로운 세대의 시각
공부와 삶을 잇는
인문 시리즈 ‘탐구’
‘탐구’는 오늘날 한국 인문사회과학의 성과를 한눈에 보는 시리즈다. 지금 주목해야 할 젊은 저자들이 자기 삶에서 나온 문제의식을 솔직하게 꺼내 놓고, 이론과 실천을 연결하는 제안을 독자에게 건넨다. 낯선 학문이 이곳에서 다시 해석되고, 각자의 현실이 새로운 길로 연결된다. 기존 인문학의 한계로 지적된 서양 학문 의존에서 벗어나 동료 학자와 또래 저자를 참조하고, 어려운 이론은 가까운 사례를 통해 풀어서 설명한다. 학술서와 대중서로 양분된 독서 시장에 다리를 놓는 시도다. 2022년 여름 출간되어 독자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은 박동수, 『철학책 독서 모임』, 윤아랑 『뭔가 배 속에서 부글거리는 기분』, 임소연 『신비롭지 않은 여자들』에 이어, 두 번째로 김아미 『온라인의 우리 아이들』, 조무원 『우리를 바꾸는 우리』, 전현우 『납치된 도시에서 길찾기』가 출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