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디저트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되었고, 각각의 디저트가 지닌 이야기는 흥미롭다. 디저트(Dessert)라는 단어는 17세기에 등장했다. 영어로 ‘식탁을 치우다’라는 의미를 가진 프랑스어 ‘디저비흐(desservir)’에서 비롯되었다. 음식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프랑스인들, 특히 프랑스 왕족들은 과일 코스를 식사 마지막에 먹었고, 이를 ‘le fruit’로 불렀다. 부르주아 세력들은 이를 ‘desservir’라 하였고, 프랑스혁명 이후 ‘식사 후 과일’은 ‘식사 후 디저트’가 되었다. 이처럼 디저트는 처음부터 즐거운 식사의 파이널을 장식하는 하이라이트였던 것이다. 완벽한 디저트 타임을 위해 테이블도 새로 갈아야 했을 정도였으니.
가장 클래식한 디저트 오페라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베이커리 ‘달로와요’의 이웃사촌인 오페라하우스의 부탁을 받고 프리마돈나와 무용수들에게 헌정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전해진다. 프랑스 역사상 빼놓을 수 없는 위대한 파티시에 마리 앙투안 카렘에 의해 발전되었다는 에클레어는 길게 구워낸 슈 안에 바닐라크림을 넣고 위에 초콜릿을 묻힌 상류층을 위한 디저트였다. 19세기 초, 프랑스에서 널리 유행했던 밀푀유는 짭짤하고 바삭한 페이스트리와 달콤한 크림이 어우러져 인기를 모았다. 이탈리아의 시칠리아에서 유래한 칸놀리, 파리에서 출발해 브레스트까지 가는 자전거 대회 파리 브레스트에 참가하는 사이클리스트들의 열량 보충을 위해 기획된 파리 브레스트, 스페인 바스크 지역 사람들의 새로운 시도에 의해 탄생한 바스크치즈케이크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커피 디저트 티라미수 등, 우리가 즐겨 먹고 좋아하는 디저트 하나하나에 담긴 역사적 에피소드들은 특별한 재미를 선사한다.
작고 달콤한 한 조각의 디저트가
삶의 위로가 된다고 믿는 이들에게
이번 주말 용산, 강남, 성동, 마포로 갈 계획이라면 밀푀유, 몽블랑, 에클레어, 칸놀리, 빅토리아케이크 같은 평소 잘 몰랐던 디저트에 한번 도전해보길 바란다. 그동안 감춰진 혹은 숨겨진 취향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으니까. - ‘프롤로그’ 중
정통의 디저트를 원한다면 오페라와 몽블랑을, 오후의 나른함을 달래고 싶다면 에클레어나 밀푀유를, 우울한 마음까지 위로받고 싶다면 마카롱을, 요즘의 인기 디저트를 만나고 싶다면 도넛과 바스크치즈케이크를 고르면 된다. 기본을 지키는 파운드케이크, 부드러운 티라미수, 생크림과 딸기의 프레지에는 따뜻한 커피와 함께한다면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새로운 디저트를 맛보고 싶다면 칸놀리와 파리브레스트, 생토노레를 권한다.
도톰한 필링을 감싼 칸놀리를 손에 들고 한입 베어 무니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단숨에 리틀 이태리가 떠올랐다. 분명, 멜버른에서 먹던 칸놀리와 다르고 학교 실습 시간에 만들었던 것과도 많이 달랐지만, 때로 음식은 추억으로 먹는 거니까. - p67
외롭다고 느끼는 혼자의 시간에 작고 달콤한 디저트와 함께라면 당신의 축 처진 마음 한켠을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순삭"하는 아쉬움이 남을지라도 디저트는 우리의 추억과 함께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따뜻한 커피 한 잔, 달콤한 디저트 한 조각, 그리고 〈디어 디저트〉가 우울한 당신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좋은 친구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