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다시 만나는 하영선 교수의 명강의
증보판 《역사 속의 젊은 그들》은 국제정치 이론과 역사를 반세기 동안 연구해 온 국제정치학자 하영선 교수(현 동아시아연구원 이사장,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의 2010년 강의를 바탕으로 쓴 초판을, ‘2022년의 젊은 그들’을 위하여 새롭게 고쳐 낸 책이다. 동아시아연구원이 주최하고 조선일보가 후원한 2010년 강의에서, 저자는 18세기부터 21세기까지 한국의 대외 정책과 인식을 형성하는 데 크게 기여한 일곱 선각자와 21세기 복합파의 지적 연대기를 소개하고 그들의 이야기가 지금 한국의 대외 전략에 주는 함의를 고찰했다. 저자는 “젊은 그들”과 만나게 된 계기를 시작으로 그들의 생애와 사상, 그리고 지적 유산에 이르는 광범위한 내용을 탁월한 식견으로 구성하며 인물들의 의미를 재발견하고 오늘 한국이 당면한 과제와 연결한다.
삶의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꿈과 애달픔의 이어달리기
근현대사는 조선 말기의 혼란과 열강에 의한 개화, 식민 지배에 이르는 슬픔과 아픔의 기록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당면한 역사의 과제에 부딪치며 길을 찾았던 청년들의 궤적이기도 하다. 연암 박지원의 대청 복합 그물망 외교론, 구당 유길준의 양절체제론, 민세 안재홍의 20세기 복합론으로 면면히 이어진 지적 전통은 21세기 복합파의 사상적 기반을 형성했다. 유배 생활에 굴하지 않고 탄생한 다산 정약용의 정치 개혁안, 젊은이에게 새로운 시각을 일깨운 환재 박규수의 사랑방, 협력과 갈등의 역학을 통찰한 약영 김양수의 식민지 국제정치학, ‘장소의 논리’에 기초한 동주 이용희의 한국 국제정치학은 당대의 현실을 냉철히 파악하고 대안을 추구했던 부절한 움직임이다. 그들의 꿈을 이어받아 어떻게 달려나갈 것인지, 이 책은 오늘의 젊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21세기 세계정치를 향한 꿈과 상상력
증보판 《역사 속의 젊은 그들》은 21세기 복합파의 미래를 보완하기 위해 저자의 2016년 특별 강의 중 “꿈의 세계정치학”에 관한 내용을 제9장으로 새롭게 엮었다. 21세기의 주요 국가들은 동상이몽을 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위기를 맞으며 문명사적 변환을 겪고 있다. 제9장에서는 다양한 예술 작품에서 발견한 국제정치적 상상력의 일면을 소개하고, 나아가 21세기 한국의 복합 외교 공생 전략을 제시한다. 저자는 젊은 세대의 비전과 상상력으로 새로운 문명 표준을 제시하고 이끌어 가는 데 미래 한국의 사활이 걸려 있다고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