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고 기묘한 정념, 죽음을 탐미하는 낭만과 폭력의 역사!
‘유신’의 눈으로 한일 근현대사의 주요 대목들을 조망한다.
일본 근현대사의 흥성과 파멸은 모두 ‘유신’ 때문이었다.
어떻게 한 나라의 역사가 이렇게 폭주할 수 있었는가, 에 대한 명쾌한 대답.
‘유신’은 메이지유신(일본)과 10월유신(한국)의 정치적 사건만이 아니다.
한국은 ‘10월유신’ 이전에 이미 ‘5.16’으로 유신과 조우하였다.
한일 역사의 문제적 인물들을 움직인 동력, 그것이 ‘유신’이다.
일본 근현대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금 상식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 일들이 태연하게 벌어지곤 한다. 이상하고 기묘한 우연이 모여 일본의 성공을 이루었지만, 그것은 언제라도 허물어질 수 있는 위험한 질주였다. 일본 근현대사에 흔적을 남긴 문제적 인물들은 과감하게 상식에서 벗어난 행동으로 역사 진행을 앞당기거나 궤도를 이탈하곤 했다. 저자는 외세와 일본의 두 번의 만남(여몽연합군의 침공과 페리 제독의 흑선 출현)에서 싹트기 시작한, 자기신성화와 자기파괴의 정념인 "유신"을 주인공 삼아 일본의 기묘한 역사를 들여다본다.
만주침략, 중일전쟁, 동남아시아 침략과 태평양전쟁… 거침없던 일본의 질주는 결국 가미카제와 ‘1억 옥쇄’ 그리고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자폭탄으로 종결되었다. 그것은 한편 ‘유신’의 종말이었지만, ‘유신’은 바다 건너 한반도에서 조용히 부활하였다. 박정희와 김재규는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유신의 세계관 안에서 성장하였다. 한국은 ‘10월 유신’ 이전에 이미 유신과 조우하였다. 박정희의 ‘5.16’은 당시 제3세계에 흔했던 군인들의 쿠데타와 달리 메이지유신 전후의 사무라이들, 군국주의로 치닫던 시기의 청년장교들, 세계전쟁을 꿈꾼 이시와라 간지와 군부가 앞장선 혁명을 주창한 기타 잇키 등을 잇는 한국의 유신, 더 적나라하게 이야기해 일본에서는 실패한 ‘쇼와 유신’의 한국판이었다. 일본의 유신이 폭주해 일본 국민 전체를 인질로 삼아 위기에 이르렀듯, 박정희의 유신 역시 폭주해 국민 살해의 임계점에 도달했었다. 부마항쟁 당시 몇 백만을 죽여서라도 나라를 지키겠다는 박정희의 뜻을 가까스로 막아낸 것은 마지막 유신 지사 김재규의 ‘탕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