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face머/리/말
Scene #1
오래전 예술교육을 전공하던 박사과정 당시, 한 동료가 이런 질문을 했다.
“명선생! 계제형이 무슨 말이야?”
“네?”
“교육학원론에서 학교제도론을 보고 있는데, 계제형이란 말이 나와서... 그거 일본말인가?”
“계제형(階梯型)이란 용어 옆에 한자가 병기(倂記)되어 있지 않나요?”
“응, 내가 보는 책에는 한글로 그냥 계제형이라고만 나와 있어...”
Scene #2
“롸, 롸, 롸... 롸이겔루스! 롸이겔루스!”
교수-학습 이론을 가르치는 교수님은 입을 왼쪽으로 비틀며 Reigeluth를 발음하느라 애쓰고 있었다. 이 책에는 롸이겔루스라고 하고, 저 책에는 라이겔루스라고 쓰고 있는 Reigeluth.
장면 1과 장면 2는 우리가 배우는 교육학이 가진 현재의 사정과 문제점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배우는 대부분의 학문이 그렇듯이 교육학도 일본을 거쳐 들어오면서 한자투, 아니 일본투의 개념과 단어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현실에서는 잘 쓰지 않는 일본식 용어들을 교육학에서 그 어떤 학문보다 애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한자를 같이 병기해주지 않고 있고, 원래의 외국어 용어를 함께 써주는 수고를 당연히 하고 있지 않습니다. 또한 장면 2의 경우에서 보듯 인명에 대한 합의된 표준어가 없이 이 선생님, 저 교수님마다 제각각 발음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외국어 병기가 없는 교과서들이 허다합니다.
이 책은 우선 이런 모순을 줄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담았습니다. 무엇보다 한자와 외국어를 병기하여 개념, 정의가 명확히 드러나게 하는데 애를 썼습니다. 학자들의 이름은 여러 교과서들에서 공통적으로 채택하고 있는 것을 중심으로 원래 발음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하면서 반드시 외국어를 병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습니다. 더불어 번역투와 만연체를 지양하고, 전체적으로 문장과 문맥을 더 쉽게 간추리고 정리하려고 하였습니다.
두 번째로, 이 책은 숫자와 기호(① ② ③, ㉠ ㉡ ㉢, ⓐ ⓑ ⓒ)로 내용을 정리하여, 서술식과 요약식(개조식)을 겸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현재의 교육학 논술 시험과 공무원 시험이 가진 특징을 감안하여 책의 내용을 정리와 암기에 용이하도록 체계화한 것입니다. 수험생들이 흔히 하는 서브노트 개념이 이 책에 적극 반영되어 있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셋째, 이 책은 목차와 색인을 꼼꼼하게 정리하여, 수험생이 원하는 주제와 개념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배려하였습니다. 갖가지 개념과 용어로 넘쳐나는 교육학 책의 특성상, 그리고 1천여 페이지에 달하는 책의 크기를 감안할 때 꼼꼼한 목차와 색인은 필수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나 교육학 책을 깊이 있게 다루어보지 못했던 여러 수험생들은 앞과 뒤에 배치된 목차와 색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권해 드립니다.
이 책은 교육학 시험이 가진 특성과 문제점에 주목하여 오랜 집필 과정을 거쳐 탄생하였습니다. 이해(理解)에 앞서 암기(暗記)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교육학 시험의 현실을 적극 수용하여, 좀 더 나은 수험 대비의 방법론을 적용하려 애썼습니다. 책 내용을 세분화하고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것은 그러한 방법론의 일환입니다.
덧붙여 교육학 시험 준비는 사회과학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말씀드리려 합니다. 그리고 교육학 시험 준비는 전략적 방법론이 중요하다는 점을 말씀드리려 합니다. 상당히 맛이 없고, 건조하며, 적확성과 면밀함이 지배하는 것이 교육학임을 힘주어 말씀드립니다. 어쩔 수 없지만, 시험 준비를 그렇게 진행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반드시 인식하고, 그에 맞게 특성화된 공부를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끝으로 이 책은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을 위해 집필하였지만, 교육학과 관련된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참고하여도 부족하지 않도록 내용을 충실히 담아 정리하였습니다. 문장의 군더더기들은 제거하되, 표현의 정확성과 내용의 밀도는 상당 수준으로 높였습니다. 모쪼록 여러분의 합격으로 가는 길에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자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