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달하는 산타 로봇! 흥미로운 캐릭터의 등장
어린 시절 크리스마스마다 선물을 나눠 주는 산타 할아버지는 영원히 똑같이 존재할까. 《산타봇-0》에는 이제껏 우리에게 익숙하게 함께했던 전설 같은 이야기가 시대의 흐름에 맞춰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산타봇-0》에 등장하는 산타 할아버지는 미래를 걱정해 시대에 맞춘 산타 로봇 ‘산타봇-0’를 만들어 낸다. 선물 꾸러미를 들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로봇에 내장되어 있는 선물 전송 장치를 이용하거나, 착한 어린이 측정 장치를 통해 선물을 줄 아이들을 선별하는 등 독특한 상상력과 이야기가 매력적이게 그려진다. 어디서도 만나보지 못했던 흥미로운 캐릭터와 세계관은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또한 산타봇-0는 단순히 프로그래밍 된 행동에서 그치지 않고, 측정만으로 착한 어린이와 나쁜 어린이를 구분하는 지점을 꼬집는다. 작가는 인간과 로봇의 경계, 이분법적인 측정의 문제와 같은 지점을 상상력 넘치는 글과 그림을 통해 어렵지 않게 풀어낸다. 독자들은 산타봇-0와 그리스 신화를 떠올리게 하는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흥미진진한 모험의 여정을 지켜볼 수 있다.
▶ 이야기와 어우러지는 강렬하고 개성 넘치는 그림
(42p-43p/ 48p-49p)
산타봇-0가 지하 세계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진짜 이야기가 시작된다. 긴장감 넘치고 스피드한 전개는 물론 거듭할수록 스펙터클한 사건이 펼쳐진다. 모험이 시작되면서 만난 다양한 괴물의 모습과 지하 세계의 풍경은 실감 나는 장면 연출로 생동감 넘치게 그려진다. 흑백으로 구성되어 있는 본문의 그림은 장면마다 다른 명도로 연출의 깊이와 배경의 원근감을 보여준다. 또한 얼굴이 세 개인 괴물 케르베로스, 하데스와 산타봇-0의 격투 장면은 강렬한 그림과 만나 더욱더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어디서도 만나보지 못했던, 머릿속으로 상상만 해 왔던 지하 세계의 배경을 개성 넘치는 그림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 착한 어린이의 기준은 무엇일까? 크리스마스로 전달하는 다양한 메시지!
크리스마스이브, 울지 않고 착한 어린이에게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을 나눠준다는 이야기는 우리에게 아주 익숙하게 전해져 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착한 어린이와 나쁜 어린이의 기준은 무엇일까, 작가는 오랫동안 나뉘어 왔던 크리스마스의 문화의 세태를 꼬집으며, 어린이들을 기준에 맞추어 구별하는 지점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든다. 착한 어린이 측정 장치로 선물을 줄 어린이들을 찾아내던 ‘산타봇-0’는 지하 세계 어린이인 ‘데모나’를 만난 후 조금씩 변화한다. 결국 측정의 오류를 발견한 ‘산타봇-0’는 모든 어린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달한다. 《산타봇-0》는 크리스마스라는 기념일로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바름을 요구했던 모습을 돌이켜보게 만든다. 또한 작가는 작품을 통해 아이들은 구별 없이 아이들 그 자체로 인정받고 사랑받을 수 있다는 강하고 묵직한 메시지를 전한다.
“모든 어린이들은 그 자체로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을 수 있다는 결론을 도출하였습니다.” _ 본문 중에서
▶ 로봇과 공존하는 현재, 그리고 미래
이제 인공지능과 로봇은 우리에게 아주 가까운 시스템 중 하나이다. 작게는 로봇 청소기, ai 스피커부터 크게는 의료 로봇과 서비스 로봇까지. 지금보다 더 많은 로봇과 공존하는 일상은 그렇게 멀지 않은 미래에 만나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학습능력과, 지각능력 등 다양한 빅데이터를 가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인간처럼 감정과 판단을 자유롭게 하지는 못한다. 《산타봇-0》에 등장하는 산타봇-0 또한 실제 로봇과 크게 다르지 않다. 빅데이터를 통해 어린이 숫자를 파악하고, 상대에게 맞는 선물을 추론할 수는 있지만, 그 이상의 감정적인 판단은 하지 못한다. 하지만 산타봇-0는 알티산과 데모나라는 인물을 통해 로봇에서 벗어난 판단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산타봇-0》는 이를 통해 로봇의 한계와 미래에 대해 간접적으로 경험해 보고, 생각해 보게 만든다. 앞으로의 미래에 로봇과 어떻게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는지, 그에 따른 방법과 태도를 떠올려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