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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퐁달리아

퐁퐁달리아

  • 신혜진
  • |
  • 은행나무
  • |
  • 2012-08-16 출간
  • |
  • 260페이지
  • |
  • ISBN 9788956606415
★★★★★ 평점(10/10) | 리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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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로맨스 빠빠 9
바겐세일 41
밤소풍 71
젖몸살 101
활명수 131
대신 울어드립니다 161
겨울 유원지 193

작품해설 224
작가의 말 256

도서소개

삶의 냉소를 이기는 반짝이는 순간들! 제5회 대산대학문학상을 수상한 신인 작가 신혜진의 첫 소설집 『퐁퐁 달리아』. 대산대학문학상 수상작인 《로맨스 빠빠》를 비롯한 7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더 이상 삶의 의미를 찾기 힘들지도 모르는 노년의 아버지에게 찾아온 귀여운 로맨스를 그린 《로맨스 빠빠》, 백화점에서 땡처리 속옷 판매를 하는 소녀가장의 이야기 《바겐세일》, 장례식장에서 울어주는 일을 하게 된 한 여자의 이야기 《대신 울어드립니다》 등을 만날 수 있다. 작가는 집안에서 패권을 잃은 아버지, 더 이상 팔 것이 없는 가난한 젊은이, 아내의 자리를 잃은 여자, 취직하지 못하고 고향으로 낙향한 백수 등 변두리 삶의 누추한 현장을 그려냈다. 하지만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도 절망 대신, 재기발랄한 유머와 시크함으로 생의 반짝거리는 순간들을 포착한다.
생의 냉소를 이기는 위대한 환대의 순간들
“활명수 같은 위로가 솟구친다!”

“소설의 힘, 소설의 젊음”을 느끼게 한다는 평을 받으며 제5회 대산대학문학상을 수상하고, 계간 《창작과 비평》에 작품을 발표하며 문단에 나온 신인 작가 신혜진의 첫 소설집 《퐁퐁 달리아》가 출간되었다.
《퐁퐁 달리아》에는 대산대학문학상 수상작인 <로맨스 빠빠>를 비롯하여, ‘오만한 냉소를 이기는 위대한 환대의 순간들’(김남혁 평론가)을 그린 7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이 소설집의 화자들은 껌을 씹다 침을 찍 내갈기면서 “그래서 뭐? 어쩌라고?” 하고 따질 것 같은 삐딱한 옆집소녀를 닮았다. 마치 고향 소도시의 약국집, 주유소집 딸내미들 이야기 같은 서민적이면서도 시크한 매력이 깃든 작품들이 배꼽을 쥐게 하면서도 아릿한 슬픔을 품고 있다.
작품들은 나아가 소외되고 비루한 인생들의 파국 뒤에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하는 미세한 삶의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삐딱한 소녀 같은 발칙함과 모성애의 각성이 어우러지며, 삶의 쓸쓸함과 애잔함을 이야기할 때에도 긍정과 따뜻함, 유머를 잃지 않는 이야기들이 ‘활명수’ 같은 위로를 전한다.

끊임없이 웃음이 퐁퐁 솟게 하는 사랑스러운 삐딱선
그 뒤에 감춰진 속 깊은 눈길과 마주치다

작가 신혜진은 소외되고 거세된 사람들이 출몰하는 변두리 삶의 누추한 현장 가운데서 소설 쓰기를 진행한다. 집안에서 패권을 잃은 중늙은이 아버지, 더 이상 팔 것이 남아 있지 않은 가난한 젊은이, 아내의 자리를 잃은 여자, 취직하지 못하고 고향으로 낙향한 백수, 사랑을 잃은 자매, 가족으로부터 소외된 채 오피스텔에서 혼자 사는 여자, 기러기 아빠이자 직장에서도 자리를 잃기 직전의 사내 등 《퐁퐁 달리아》 속 주인공들은 대부분 마이너스 통장 잔액처럼 이미 삶의 많은 부분을 포기한 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의 작품세계는 결코 상처에 얽매이거나 우울에 빠지지 않고 재기발랄하고 활기 넘치는 유머로 가득 차 있다. 비극적 상황 속에서도 절망 대신 시크함으로, 냉소 대신 조건 없는 환대로, 슬픔 대신 아릿한 위트로 생의 반짝거리는 순간을 집어낸다.

“아잉아, 이게 뭔 줄 아느냐?”
“그냥 코 푼 거 아냐?”
“(…) 이것은 아부지으 눈물이다. 새벽기도 때마동 느이덜얼 위하야 월매나 월매나 간절허게 기도를 하는 중 아느냐?”
─ <로맨스 빠빠> 부분 재구성

나아가 신혜진의 작품은 타인에 대해 이래저래 계산하고 따지기 이전에 사랑에 빠지는 사람들이 그들의 무지 때문에 위선 없이 타인을 환대할 수 있지만, 바로 그 무지로 인해 역설적이게도 자본주의의 상품으로 교묘히 활용되기도 하고, 맹목적이기에 파국을 불러오기도 한다는 점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로맨스 빠빠>에서 타인에 대한 아버지의 무조건적인 사랑은 방송국 프로그램의 소재로 소비된다. <대신 울어드립니다>에서 마르지 않는 눈물을 펑펑 쏟는 여자는 돈을 받고 장례식에서 대신 울어주는 일을 하게끔 된다.
그렇듯 신의 은총과도 같은 생의 환대가 왜곡되는 과정을 제시하면서도 신혜진의 소설은 결국 새롭게 도래할 환대를 포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슬픈 내면과 거리가 먼 유머러스한 상황서술과 열린 결말 방식을 통해, 비극적 상황에 처한 타자들에게 건네는 ‘활명수’ 같은 소설이 되고 있다.
이 소설집은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금 수혜작품집이다.

깨알 같은 유머와 서사가 살아 있는 단편들

더 이상 삶의 의미를 찾기 어려울지 모르는 노년의 아버지에게 찾아든 귀여운 로맨스를 그린 <로맨스 빠빠>는 낄낄거리며 단숨에 읽히는 재밌는 소설이다. 일본인 여성 방문자의 환심을 사려고 열심인 소도시의 한 늙은 남자의 갖가지 우스운 행태를 딸의 시점에서 전달하고 있는 이 작품은 인간 성격에 대한 성숙한 관심, 서술자 활용의 능란한 기술, 대상에 대해 깊이감을 부여하는 다채로운 수사력이 돋보인다. 작가는 작은 소도시의 사람 사는 풍경을 능란한 사투리에 담아 시원시원하게 풀어내며 삐딱선을 타는 딸을 화자로 하여 시종일관 웃음을 자아낸다. 그러나 그 삐딱함 뒤에는 철없는 아버지의 헌신적 기도와 그런 아버지를 바라보는 딸의 속 깊은 마음의 눈길이 숨겨져 있어 가슴 먹먹한 울림을 전한다.

<바겐세일>은 백화점에서 땡처리 속옷 판매를 하는 소녀가장 제이의 이야기다. 속옷 판매를 하며 몰래 만 원짜릴 몇 장 훔치다가 결국 cctv에 덜미가 잡혀 급여의 몇십 배가 넘는 돈을 벌충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이 심각한 상황에서도 제이는 자신이 팔고 있는 팬티를 훔쳐 두 겹 껴입은 사실이 들키지 않은 것에 안도한다. 난자 기증을 하는 도우너에 지원하며 제이는 자신에게도 팔 게 있다는 게 신기하기만 하다.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고 그럴싸한 직업이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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