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오 콘테, 그는 트로피 콜렉터인가? 트러블메이커인가?
런던, 잉글랜드, 유럽 축구계를 뜨겁게 달구는 감독
그의 현역 선수 시절부터 감독 커리어까지 집대성한 최고의 그래픽 평전
콘테는 2022년 7월, 자신이 이끄는 클럽 토트넘 홋스퍼 선수단과 함께 프리시즌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유럽 빅클럽의 평범한 아시아 투어 중 하나일 수도 있겠지만, 손흥민 선수가 소속된 구단 토트넘이 한국 팬들에게 보여준 진심 어린 서비스는 기대 이상의 것이었다. 그 중에서도 감독 안토니오 콘테가 일주일간 한국 팬들과 미디어를 대하며 보인 모습은 그간 유럽에서의 이미지와 많이 달라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할 정도였다.
시종일관 미소가 끊이지 않았고, 한국에서의 일정을 대체로 편안하고 유쾌하게 즐기는 것처럼 보였다. 경기 때 흔히 볼 수 있었던 끊임없이 선수들을 다그치는 모습이나, 심판 판정에 격노하며 일그러지는 표정, 구단과의 관계에서 불만이 있으면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화법 등 강한 모습으로 각인되었던 ‘이탈리안 블러드’ 콘테와 많이 달랐다. 어쩌면 안토니오 콘테는 오직 축구에 대해서만 병적으로 집착하고, 거칠게 돌변하는 사람이지, 축구를 벗어나면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는 계기가 됐을지 모른다.
이 책은 콘테가 한국을 다녀간 그 일주일 사이에도 치열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안토니오 콘테 - 선수 8』을 집필한 축구 해설가 박찬우 저자는 콘테가 한국에서 보여준 여러 가지 모습들을 보며 더 큰 궁금증과 탐구심을 갖고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과거 그는 축구 해설위원으로서 콘테 감독에 대해 냉혹한 비판을 가하기도 했고, 유튜브 등의 채널에서는 다소 과장되고 희화화된 메시지를 던진 적도 있었기에 원고 작업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대한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고 팩트에 기반한 자료를 바탕으로 글을 쓰기로 결심하고 콘테의 커리어 발자취를 하나 둘 따라가 보니 콘테의 축구관에 대해 자연스럽게 눈을 뜰 수 있었다고 얘기했다.
콘테는 현역 선수로서나 지도자로서나 많은 역경을 극복하고 다양한 성취를 이뤄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선수로서도 정상급의 축구인이었고, 감독으로서는 그보다 더 큰 성과들을 일군 최정상급의 축구인이 됐다. 지도자로서의 그를 대변하는 낱말은 ‘열정’이다. 그와 감독-선수로 오랜 시간을 함께한 안드레아 피를로는 콘테를 두고 ‘미친 사람, 완전히 축구에 미친 사람’이라고 표현해 화제를 모은 적도 있었다. 콘테의 승부욕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는 강박적으로 이기는 것만 생각하는 사람이고, 패배했을 때는 분한 마음에 잠도 잘 수 없을 정도라고 한다. 리그에서는 늘 승리자가 되어 트로피를 거머쥐는 감독이지만, 챔피언스리그 등의 유럽클럽대항전에서는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더욱 입체적으로 생각해볼 만한 매력적인 축구인이다.
오늘날의 젊은 축구팬들은 사실 안토니오 콘테라는 선수를 잘 알지는 못할 것이다. 그가 맹활약했던 1990년대는 한국에서 유럽 축구, 이탈리아 축구를 접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축구팬들에게 콘테는 선수보다는 감독으로서의 이미지가 각인되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최상급 빅클럽을 도맡는 A급 감독으로만 인식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가 지도자 초기에 재정적으로 튼튼하지 않은 소규모 구단들을 지휘하며 어려움을 겪었던 에피소드들은 매우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책을 읽으며 ‘정말 콘테가 저런 팀들을 맡았다고?!’라고 생각하는 팬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바로 그런 점에서도 이 책의 묘미와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콘테는 한국 최고의 선수 손흥민을 지도하고 있는 감독이기도 하다. 지난 21-22 시즌 토트넘에 중도 부임해 팀을 챔피언스리그 복귀로 이끌었고, 손흥민을 득점왕으로 배출하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결과를 남겼다. 한창 시즌이 진행 중인 22-23 시즌 현재는 팀 성적은 괜찮지만, 실망스러운 경기력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시즌 득점왕 손흥민을 너무 수비적으로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그의 선택과 판단이 향후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지금은 누구도 예단하기 어렵다. 콘테가 토트넘에서 어떤 결과를 남길지, 그리고 언젠가 팀을 떠날 때 어떤 방식으로 이별하게 될지,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우리의 손흥민 선수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부분 역시 이 책 『안토니오 콘테 - 선수 8』를 통해 박찬우 저자의 시선을 빌려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선수’ 시리즈 최초로 감독의 이야기를 담아낸 『안토니오 콘테』가 2022 카타르 월드컵으로 유럽 축구가 휴식을 취하는 12월 독자 여러분을 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