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구 근현대 역사산책』은 그동안 알려져 있지 않았던 동작 지역에서 벌어진 독립운동과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발굴하여 생생하게 전함으로써 오늘의 우리가 있게 한 독립운동과 반독재 민주화운동의 역사에서 동작 지역이 그 중심에 있었다는 사실을 형상화해 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독립운동과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중심으로 특정 지역의 근현대사를 정리했다는 점에서 이후 다른 지역의 지역사 연구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동작구 근현대 역사산책』은 독립운동의 전사(前史)라고 할 수 있는 두 차례의 시흥농민봉기(1898, 1904)에 동작 지역의 번대방리, 우와피리, 성도화리, 상도리 사람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한 사실은 물론 그 주도자들도 발굴하여 소개하고 있다. 그동안 심훈 외에는 알려져 있지 않았던 동작구 출신의 독립운동가 차경현, 박양순, 정승종, 정용봉 등을 발굴하여 그들이 행적도 소개하고 있다. 노량진 3·23 만세운동, 노량진소년독서회 사건, 조선공산당재건설준비위원회 사건, 불로양조장 사건(광주공산당협의회 사건) 등 동작 지역에서 벌어진 다양한 독립운동 사건도 소개하고 있다. 나아가 동작 지역이 이승훈, 김마리아, 김익상, 오산세, 정종명, 김형선, 이재유, 이관술, 박진홍, 이종림, 강진, 신불출 등 당대를 풍미했던 독립운동가들의 주요 활동 무대였다는 사실도 『동작구 근현대 역사산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놀랍다. 동작구에 있는 서울공고와 숭의여고, 성남고, 경성상공학원(현 중대부고), 숭실대와 중앙대 등에서 벌어진 독립운동의 역사와 관련 인물을 꼼꼼하게 발굴하여 소개하고 있다는 점도 돋보인다.
『동작구 근현대 역사산책』은 해방 이후 4·19혁명과 6월 민주항쟁을 비롯한 반독재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보여준 동작 사람들의 헌신도 발굴하여 소개하고 있다. 독자들은 반독재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숭실대, 중앙대, 총신대 등 대학생들은 물론 성남고, 서울공고, 숭의여고, 영등포고, 동양공고와 동양공전, 중대부고 등에 재학 중이던 고등학생들이 보여준 희생과 헌신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나아가 반독재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동작 지역의 일반 시민의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동작구 근현대 역사산책』가 반독재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민주의 제단에 바쳐진 열사 중 동작구와 인연이 있는 여러 인물을 확인하여 소개하고 있는 점도 돋보인다. 인혁당 재건위 사건으로 사형당한 김용원(흑석동 거주), 4·19혁명 때 희생당한 고병래· 김태년·서현무·송규석·전무영·지영헌(이상 중앙대생)과 김창섭(숭실대생), 민주노조를 지켜내기 위해 싸우다 사망한 신대방동 한영섬유 노동자 김진수, 노동운동을 하던 중 의문의 죽음을 당한 영등포고 출신의 심재환과 박태순 등을 소개하고 있다. 신대방동에서 공장 활동을 하고 사당동에서 시위에 참여했다 구류를 산 영화 〈1987〉의 박종철, 흑석동 한강변에서 수영을 한 전태일, 1986년 전두환 독재정권에 단호하게 맞서지 못하는 자신을 비판하면서 한강에 투신한 박혜정도 동작구와 인연이 있는 민주 열사이다.
『동작구 근현대 역사산책』은 독립운동과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서울의 기초 자치 단체 수준에서 파노라마처럼 그려냈다는 점만으로도 독자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