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사냥에 나선 늑대들의 특별한 사냥법!
“그저 입을 쩌억 벌리고 기다리기만 하면 됩니다.”
길거리 가득한 사람들 사이에 섞여서 거리를 걷는 늑대 유튜버는 뾰족한 이빨과 손톱을 숨기지도 않고, 인간으로 분장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누구도 자신들 사이에 늑대들이 섞여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하지요. ‘손에 쥔 작은 네모’ 너머를 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입니다. 《배고픈 늑대가 사냥하는 방법》은 우리가 스마트폰에 푹 빠져 있는 사이, 스마트폰 너머에서 벌어지는 놀라운 사건을 늑대 유튜버의 목소리를 빌려 보여 주는 작품입니다.
사람들과 함께 길을 걷던 늑대 유튜버는 ‘거대 늑대’의 배 속에 들어가 라이브 방송을 진행합니다. 사람들은 와이파이 신호를 뿌리는 ‘인간 유인기’를 목구멍에 설치한 거대 늑대의 배 속을 향해 제 발로 걸어 들어가지요. 그러고는 자신들이 늑대 배 속에 들어왔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채로 스마트폰 화면만 들여다봅니다. 이러한 위험한 상황 속에서 주변을 돌아보는 사람은 스마트폰이 없는 어린아이뿐입니다.
SNS에 올릴 사진을 찍느라 자신에게 다가온 위험을 피하지 못하는 사람, 가족인 척 보내 온 메시지에 속아 넘어가는 사람, 항상 꼭 붙어 있지만 서로의 얼굴도 잘 기억하지 못하는 연인들, 가짜 뉴스로 가득한 메시지들은 스마트폰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비판적으로 그려 냅니다. 또한 비극 이후 남겨진 스마트폰에 쌓여 가는 부재 중 통화와 긴급 재난 문자는 오늘날 사람들이 스마트폰에 푹 빠져 걷느라 놓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지요.
늑대가 출몰한다는 긴급 재난 문자가 울리는 순간, 우리는 스마트폰에서 눈을 돌리고 우리를 위협하는 늑대들로부터 도망칠 수 있을까요? 우리의 삶에 스마트폰은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나요? 《배고픈 늑대가 사냥하는 방법》을 읽어 보면서 내 곁의 소중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어 보세요. 우리가 놓치고 있던 소중한 인연과 순간들을 되돌릴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볼로냐 라가치상 스페셜멘션 선정 작가가 그려낸
매력적인 색과 이야기 가득한 그림들
2021 볼로냐 라가치상 논픽션 부문 스페셜멘션에 선정된 밤코 작가는 독자들의 눈길을 붙잡는 톡톡 튀는 색채와 뛰어난 상상력을 통해 인간을 사냥하는 거대 늑대라는 환상적인 존재를 매력적으로 그려 내었습니다. 특히 생생한 색채 가득한 늑대 배 속은 자칫 독자들에게 두려움을 줄 수 있는 공간을 놀이 공원처럼 재미난 공간으로 보이게 합니다.
세심하게 그려진 개성 넘치는 인물들은 손에 쥔 스마트폰을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할머니와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할머니를 만나러 가는 빨간 망토, 서로를 꼭 끌어안은 연인들, 끊임없이 사진을 찍는 남자, 가족에게 귀가를 알리는 아저씨까지 각각의 인물들은 스마트폰에 푹 빠져 있다는 공통점 너머 우리 곁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밤코 작가는 매력적이고 강렬한 이미지를 통해 늑대들의 인간 사냥법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환상적으로 그려 내었습니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느라 미처 보지 못했던, 네모난 세계 너머의 앙큼 짜릿 오싹한 이야기를 지금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