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공산당은 2022년 10월 16일부터 22일까지 제20차 전국대표대회, 즉 20차 당 대회를 개최했다.
5년에 한 번 열리는 중국공산당 당 대회는 지난 5년간의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중국이 나아갈 길을 논의하며 앞으로 5년 동안 중국공산당을 이끌어 나갈 지도부를 선출하는 중대한 자리다. 특히 중앙위원회 총서기의 <보고>는 향후 5년간 중국의 전략 및 발전 방향을 담고 있어 향후 중국의 미래는 물론, 국제 사회의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주목해야 할 핵심 단초라 할 수 있다.
이번 당 대회의 주제는 “중국특색 사회주의의 위대한 기치를 높이 들고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의 전면 건설을 위해 단결 분투하자”다. 이 주제에 대해 시진핑 총서기는 당을 대표해 한 <보고>에서 미래 전략에 대한 방향, 중국 경제에 대한 총체적 방향, 국내 정치의 새로운 방향, 사회 문제와 사회 복지에 대한 방향, 건강과 환경 문제, 안전과 국가 안보 문제에서 중국이 나아갈 길을 명시했다.
20차 당 대회에서 출범한 시진핑 3기 지도부 체제는 사회주의와 당이 국가를 지배하는 ‘이당치국(以黨治國)’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정체성의 정치’는 전환의 시대가 가져온 새로운 변화에 대한 위기의식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단결의 정치’를 강조하는 가운데 형성된 것이다. 특히 <보고>에는 국가 및 사회에 대한 당의 영도, 마르크스주의의 중국화 및 시대화, 중국의 이야기를 강조하고 있다. 이를 통해 보면 향후 중국공산당의 집권 방향은 마르크스주의 기본 제도에 의존하면서도 중국만의 고유한 특징을 바탕으로 하며, 서구와의 담론 경쟁을 가미한 형식이 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또한 <보고>는 중화 문명의 서사 및 담론 체계의 전파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이는 2050년경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건설하겠다는 목표 및 ‘중국의 꿈(中國夢)’의 실현에서 소프트 파워 능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향후 중국공산당은 대내적으로 자국 문화의 우수성을 크게 강조하며 민족주의적 사상 업무를 강화하고 이를 통해 전 중화 인민의 민족적 단결, 당 중심의 사회적 통일성을 기할 것이며, 대외적으로는 일대일로 공동 건설, 개발도상국과의 연대 등 대외 협력 정책에서 중화 문화 전파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 체제 및 이념을 달리하는 중국의 역사 복합체, 이당치국(以黨治國) 등 정치 담론과 구조를 이해하는 일은 쉽지 않지만 매우 중요한 과제다. 특히 5년 만에 열린 제20차 전국대표대회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이 대회가 향후 국제 질서 변동의 핵심적 단초라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 이를 증명하듯, 벌써 제20차 전국대표대회와 관련한 수많은 보고서와 다양한 논평이 출간되었으며, 성균중국연구소도 국내에서 가장 이른 시점에 이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간해 주목을 받았다.
이 책,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 보고≫는 20차 당 대회 보고문을 우리말로 번역한 것이다. 국내 최고 권위의 성균중국연구소가 보고문의 맥락을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주석과 부록, 해설을 덧붙였다. 중국이 모색 중인 중국식 현대화의 실체를 살필 수 있다. 중국은 물론, 국제 정세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누구나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제20차 당 대회 핵심 키워드
* 새로운 중국의 길: 중국식 현대화 : ‘소강사회 전면 실현’ 목표를 완수하고 중국식 현대화의 길로 들어서다.
* 신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의 재규정 : 당의 영도, 의법치국, 종엄치당, 신발전 이념 등으로 구성된 신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를 ‘마르크스주의의 중국화 및 시대화’라고 규정하다.
* 두 개의 ‘확립’ : 당 내 시진핑의 핵심적 지위 확립과 시진핑 신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지도적 지위 확립을 선언하다.
* 중국적 가치의 강조 : ‘중국특색’, ‘중국식’, ‘중국 문화’ 등 중국 정치와 문화의 고유한 특징을 강조하다.
* 인류 운명 공동체와 소프트 파워 : 인류 운명 공동체의 주창자 역할을 자임하고 중화 문명의 국제적 전파를 도모하다.
* 일국양제와 홍콩・마카오의 자치 구도 확립 : 양안 문제의 근본적 해결과 홍콩・마카오의 고도 자치를 천명하다.
* 공동 부유와 균형 발전 : 중국 사회의 주요 모순을 불평등 해소에 두고 행복과 분배 노선을 강조하다.
* 건강하고 안전한 중국 : 코로나 팬데믹을 의료 보건 시스템 개혁과 공공 안전 시스템 개선의 계기로 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