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궁금증을 호기심의 눈으로 바라보다
새들은 날면서 잠을 잘까?
새의 수면은 인간의 수면과 같지 않다. 예를 들어, 오리는 육지에서 두 다리로 서거나 배를 깔고 앉은 채 머리를 뒤쪽으로 돌려 부리를 등에 난 커다란 깃털 사이에 파묻고 잔다. 그런데 오리는 한 눈으로만 잔다. 오른쪽 눈일 수도 있고 왼쪽 눈일 수도 있다. 잠든 것처럼 보이는 오리는 한쪽 눈을 1분에 5회에서 40회 깜빡인다. 물 위에 떠 있는 경우라면, 자는 중에도 표류하지 않기 위해 물갈퀴가 달린 발을 휘저을 수 있다. 또 어떤 종의 오리는 잠자면서도 태양 광선을 최대한 활용하려고 태양의 움직임을 따라 자신의 이동 방향을 바꿀 수 있다. 수백 킬로미터를 쉬지 않고 먼 거리를 여행하는 철새도 불가사의다. 그 새들은 날면서 잠을 잘 수 있는 것이 거의 확실하다.
새들의 잠에 대해서는 두 가지 가설이 있다. 하나는 그 새들의 뇌 우반구와 좌반구가 번갈아 수면 상태에 놓일 수 있어 뇌의 절반은 깨어 있고, 나머지 절반은 자는 것이다. 또 하나는 그 새들이 깨어 있는 상태와 수면 상태를 아주 빠르게 교차시켜 몇 초간 수면을 취했다가 다시 몇 초 동안 깨어 날갯짓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하고, 뒤이어 다시 몇 초 동안 수면을 취하는 식으로 계속 반복한다는 것이다. 생존하려면 이런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러니 꿈을 꿀 여유가 거의 없다.
왜 호랑이는 줄무늬가 있고 표범은 얼룩점이 있을까?
줄무늬, 점무늬, 평행 줄무늬, 빗금무늬, 세로줄 무늬, 얼룩무늬, 흑백이거나 색깔이 있는 무늬 등 동물의 털 무늬는 그저 ‘예쁘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호랑이나 기린한테는 줄무늬가 있는데 표범한테는 왜 점무늬가 있는지, 기린의 점무늬는 왜 아주 커다란지, 혹은 어째서 어떤 동물한테는 몸에 점무늬가 있고 꼬리에 줄무늬가 있으며 절대로 그 반대는 아닌지 확실히 알지 못한다. 코끼리한테 점무늬나 줄무늬가 있다면 더 멋지지 않을까? 쥐류 동물한테 ‘위장용’ 털이 있다면 살아남을 가능성이 더 크지 않을까? 진화의 관점에서 볼 때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배경에 녹아들어야 하는 위장의 필요성으로 보인다.
호랑이의 털은 노란색-주황색부터 갈색에 이르는 다양한 색조를 띠며 검은색 띠가 나 있어 주위 환경에 몸을 완벽하게 숨길 수 있다. 표범은 날씬하고 길쭉한 몸에 금빛이 감도는 노란색 바탕에 방사형으로 배치된 짙은 색 점들로 장식되어 있어 훌륭하게 위장할 수 있다. 뱀들도 자기 먹이와 포식자에게 모두 몸을 더욱 잘 숨기려고 위장복을 ‘채택’했다. 일부 초식 동물들은 나무가 우거진 서식 환경에서 더욱 잘 ‘사라지려고’ 등이나 허리에 띠 장식을 지닌다. 성숙한 맥은 검은색과 흰색 털이 몇 부분으로 나뉘어 있는데, 이런 털은 숲의 큰 나무 아래에서 그림자와 빛이 번갈아 나타나는 모습과 비슷해 보여 눈에 잘 띄지 않게 한다. 판다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왜 어떤 동물은 줄무늬가 나타나고 어떤 동물은 점무늬가 나타나는 걸까? 수학자들이 해답을 제시하는 모델을 하나 만들었다. 피부에 색소 생성을 자극하는 물질과 그 생성을 억제하는 두 가지 물질이 작용하는 어떤 체계가 존재한다고 설정한 것이다. 방정식을 이용해 무늬가 형성되는 양상을 설명할 수 있는데, 여기에 이 두 물질이 작용하기 시작하는 배자 상태일 때의 변수가 개입한다. 그래서 만일 배자가 조금 더 크면 줄무늬가 있고, 그보다 조금 더 크면 점무늬가 나타나며, 그보다 더 크면 아예 무늬가 없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