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선 치문 발간 취지 및 목적
▣ 편찬 취지 및 배경
○ 한글세대 학인들에게 한문학습에 적합한 치문교재 필요성 대두
○ 초심 학인들의 수행, 발심과 원력, 수행자의 자세 함양
○ 한자에 대한 입문교육과 더불어 체계적인 한문 문법 설명으로 한문 원전 공부 길을 알려 줌
○ 승가교육 전통교재의 중요성 함양
▣ 편찬 목적
○ 신심, 발심, 원력, 화합 수행공동체의 가치를 함양하도록 함
○ 한문불전 고전의 중요성을 깨우치도록 함
○ 중요한 한문 구절을 계속 독송하고 외움으로써 간경의 이치를 터득하도록 함
○ 사찰 승가대학에서 한문불전 강독 교재로 활용
3. 불교 한문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해석을 바탕으로 한 최초의 한문 불전(佛典) 이해의 길라잡이
‘한문 불전 제대로 익히기’
불전(佛典)에는 우리의 삶과 수행길에 중요한 지침과 자양분을 제공하는 부처님과 역대 선지식들의 지혜와 고귀한 말씀이 알알이 담겨 있습니다. 특히 한문 불전은 동아시아 종교의 보고로서 동아시아불교의 종교와 철학, 문학과 역사의 인문학적 향기가 은은하게 배어 있습니다.
안타까운 점은 요즘 사찰승가대학 학인 대다수가 한글세대라서 한문을 어려워 한다는 것입니다. 예전부터 『치문』은 사미과 중심 교재로서 학인들이 1년 내내 사전 찾아가면서 보듬고 씨름하면서 문리가 터질 때 까지 공부했던 과목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공부할 과목이 많은 관계로 기존 방식대로 치문을 공부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한문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가 부족하여 한문을 낯설어하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치문』 원문에 음독과 훈독을 달아주고 해석하는 방법과 순서와 더불어, 문법설명, 어휘 해설까지 담아주어『치문』을 쉽고 체계적으로 익히도록 했습니다.
- 음독과 훈독
學般若菩薩은 先當起大悲心하야 發弘誓願하며 精修三昧하야
배울/반야/보살 먼저/마땅/일으킬/큰/자비/마음 필/클/맹세/바랄 정미로울/닦을/삼매
誓度衆生이요 不爲一身하야 獨求解脫이니라
맹세/건널/무리/날 아니/위할/한/몸 홀로/구할/풀/벗어날
-해석
學·般若·菩薩은 先·當·起·大悲心하야 發·弘·誓願하며
2 1 3 4 5 7 6 10 8 9
반야를 배우는 보살은 먼저 마땅히 큰 자비심을 일으켜서 큰 서원을 내며
精·修·三昧하야 誓·度·衆生이요
2 3 1 6 5 4
삼매를 정미롭게 닦아서 중생을 제도하기를 맹세해야 하고
不·爲·一身하야 獨·求·解脫이니라
6 2 1 3 5 4
한 몸만을 위하여 홀로 해탈을 구해서는 안 된다. (-長蘆慈覺賾禪師坐禪儀)
-어휘 해설-
起大悲心(기대비심): 대자대비한 마음을 내다(일으키다).
爾乃(이내): 이에, 그리하여. 문장과 문장을 이을 때 쓰는 조사.
放捨(방사): 놓아 버리다.
3. 발심 수행자로 살아가는 길이 무엇인 구체적으로 제시
『치문』에는 역대 고승과 문인들로부터 내려오는 수행자의 길, 수행 방법과 지침, 깨달음의 가르침 등 초심 수행자들이 반드시 익혀야 할 교육적 내용을 가득 담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발심과 신심, 공부를 독려하는 면학(勉學), 그리고 수행자의 길에 요긴한 이산연선사발원문(怡山然禪師發願文), 장로자각색선사좌선의(長蘆慈覺賾禪 師坐禪儀), 팔익성해탈문(八溢聖解脫門) 등 20편의 주옥같은 글을 가려 뽑아 한문과 더불어 우리말로 해석하는 방법과 정확한 해석을 달아주었습니다.
“예불 올리는 것은 부처님의 덕을 공경하는 것이고
염불하는 것은 부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것이고
계를 지키는 것은 부처님의 행위를 (따라) 행하는 것이고
경전을 보는 것은 불법의 이치를 밝히는 것이고
좌선하는 것은 부처님의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고
참선하는 것은 부처님의 마음에 합치하는 것이고
깨달음을 얻는 것은 부처님의 도를 증득하는 것이고
불법을 연설하는 것은 부처님의 서원을 만족하게 하는 것이니
진실제의 경지(理의 입장)에서는 한 티끌도 받아들이지 않으나
불사의 문에서는 한 법도 버리지 않는다.” -八溢聖解脫門(P. 44-45)
“만약 스스로 참회하고 스스로 뉘우치고 스스로 제도하고 스스로 수행하지 않는다면 모든 부처님이 출현하시더라도 또한 너를 구제할 곳이 없으리라.
만약 심장과 간을 도려내더라도 마치 목석과 같아야 곧 고기를 먹을 수 있으며, 만약 술 마시기를 마치 똥·오줌 먹듯이 하여야 곧 술을 마실 수 있으며
만약 단정한 남녀 보기를 마치 시체와 같이 여겨야 곧 음행을 할 수 있으며
만약 자신의 재물이나 남의 재물 보기를 마치 똥 덩어리와 같이 여겨야 곧 도둑질을 할 수 있다.
설령 그대가 연마하여 이러한 경지에 이르더라도 또한 그대의 뜻을 따라서는 안 되니
오직 한량없는 성스러운 몸을 증득하기를 기다려야 비로소 세간의 역·순 경계의 일들을 할 수 있다.” -永明智覺壽禪師垂誡(p.32-33)
“아아! 일체의 중생과 만가지 형상들이
모두 무상에 속하여 생멸을 떠나지 못합니다.
어려서는 젖을 먹여 준 정이 무겁고 양육의 은혜가 깊으니
만약 재물을 가지고 받들어 돕더라도 끝내 보답하기 어렵고
만약 피로 만든 음식을 지어 시봉하고 봉양하더라도 어찌 오래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효경」에 이르기를, “날마다 세 가지 희생물의 봉양을 쓰더라도 오히려 불효가 된다.”라고 하였으니
서로 끌어당겨 침몰해서 영원히 윤회 속으로 들어갈 뿐입니다.
망극한 은혜를 보답하고자 할진댄 출가하는 공덕 같은 것이 없습니다.
생사의 애하를 끊고, 번뇌의 고해를 뛰어넘으며
천생의 부모에게 보답하고 만겁의 자애로운 육친에게 보답하며
삼유의 네 가지 은혜를 갚지 않음이 없을 것입니다.”- 洞山良价和尙辭親書(pp.168-170)
4. 간경 수행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독송용 자료도 제공
간경은 전통적을 내려오고 있는 중요한 불교 수행법 중 하나였습니다. 간경을 통해 지혜를 얻는 것은 물론 수행자의 마음을 다스리고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보았던 것입니다. 특히 독송은 대중들이 함께 모여 청아한 목소리로 경전을 낭송하는 가운데 대중들의 화합과 안정을 도모하는 것은 물론 경전 말씀을 몸으로 익히는 중요한 수행법입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독송용 자료도 제시해 주어 학인들이 해당 편의 공부를 마친 후 독송을 통한 간경 수행에 정진할 할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이 또한 승가의 수행 전통을 새롭게 복원하려는 시도일 것입니다.
5. 체계적인 한문불전 해석 방법론을 제시하여 사찰승가대학 및 교육기관 혹은 한문불전을 공부하고 싶어하는 공부인들에게 한문 불전강독의 초석을 마련해 줌
현재 사찰승가대학에는 총 8과목의 한문불전 강독시간이 있지만 한문 불전에 대한 기초 학습이 되어 있지 않은 관계로 제대로 수업이 전개되고 있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이와 관련 불교 한문에 대한 이해와 한문 불전 강독에 대한 체계적인 공부를 통해 한문 불전강독의 묘미를 맛보고 그 초석을 마련해 주었다는 점에서 이 책의 가치는 남다르다 할 것입니다. 나아가 사찰승가대학 뿐만 아니라 한문으로 불전을 공부하고 싶어 하는 공부인들에게 이 책은 새로운 안목을 열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