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라는 이름이 약점이 되지 않는 세상을 위해서
낳아주신 부모님이 없이 이 세상에 태어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부모님의 울타리 아래에서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을 낳아 주셨고, 길러 주실 부모님을 잃어버린 ‘고아’들은 언제나 우리 사회에 존재하고 있지만 사회의 시선과 편견은 그들의 존재를 항상 감추곤 한다.
5살 때 부모와 헤어져 보육원에서 21년을 성장한 보호아동 출신이자 20년간 학생들에게 체육을 가르치는 교사의 생활을 했고 현재는 영천교육지원청 장학사로 봉직하고 있는 이성남 저자는 이 책 『행복한 고아의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통해 고아에 대한 우리 사회의 편견에 도전장을 던지는 한편, 어깨를 댈 부모님 없이 이 세상에 태어나 많은 역경과 고난을 겪어왔을 ‘고아’들에게 따뜻한 조언과 응원을 던진다.
‘부모님 없는 놈’이라는 말이 욕으로 사용될 정도로 우리 사회에서 ‘고아’에 대한 편견은 뿌리깊기 이를 데 없다. 이러한 편견의 안개를 걷어내기 위해 이성남 저자는 책의 1~3장에 걸쳐 보호아동으로서 보육원에서 자라면서 자신이 경험한 것들, 생각하고 느낀 것들을 솔직담백하게 풀어내며 많은 사람들이 그저 막연하게만 상상하는 ‘고아로서의 삶’을 정확하고 생생하게 전달한다. 또한 보육원이라는 고립된 시설의 특성상 적지 않게 생기곤 하는 인권침해 및 보호아동에 관한 제도의 문제점도 예리하게 지적하며 개선을 촉구하기도 한다.
특히 ‘고아는 부모를 잊어야 할까?’, ‘고아가 불쌍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잘 키웠네’라는 말의 불편함‘ 등 고아로서의 삶을 모르는 사람들이 무심코 드러내기 쉬운 편견들을 예리하게 주목하며 던지는 질문들을 따라가다 보면 ’나와 다른 사람들의 삶‘에 대해 어떠한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4장 ’행복한 고아가 되고 싶은 이들을 위한 조언‘에서는 대한민국 어디에선가 이 책을 읽을, 자신과 비슷한 삶을 살아왔을 이들에게 당사자로서의 경험과 사색에서 우러나온 따뜻한 조언을 제시하며, 마지막 5장에서는 타인의 규정이 아닌 보호아동들 스스로의 의지와 생각을 중심으로 삼아 보호아동에 대한 후원과 입양, 그리고 자립과 독립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이야기한다.
2020년 이 책의 전작이기도 한 『나는 행복한 고아입니다』 출간 후 현재는 유튜브 나행고TV 채널의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면서 보호아동, 보호종료청년들의 권익 증진과 행복한 삶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고 있는 이성남 저자의 이번 신간은 차별과 편견 없이 모두가 어울려 살아가는 사회를 위한 선한 영향력을 제공할 것이다.
출간후기
고아도 우리도 모두 같은 편견 없는 사회를 바라며
권선복(도서출판 행복에너지 대표이사)
시대가 많이 변하였지만 아직도 우리가 고아를 바라보는 시선은 대개 측은하거나 싸늘합니다. ‘고아는 어떠어떠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깊숙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고아이자 이 책을 집필하신 이성남 씨의 고아에 관한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것이 편견임을 알게 됩니다. 고아들도 다른 평범한 아이들과 다를 바가 없고, 조금 외롭고 힘들지만, 똑같이 공정하게 대우받아야 할 사회의 일원이라는 것을요. 스스로도 밝히셨듯 “내가 모든 고아를 대변할 수는 없다”고 하시지만, 그의 이야기를 통해서 고아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릴 수 있었고, 또 그들을 우리 사회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그들의 입장은 어떠한지 조금이나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실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서 우리 모두는 조금씩 외로움을 지니고 있습니다, 완벽하게 충만하고 행복하기만 한 삶이 존재할까요. 어쩌면 우리는 그 외로움을 통해서 생을 더 아름답게 가꾸려는 의지를 가지고 희망이라는 감정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오늘을 더 잘 살아내겠노라고 다짐하는지도 모릅니다그런 의미에서 남들보다 조금 더 외로운 고아들은 더 적극적으로 생의 의지를 품고 살아가는 이들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딘가에 의지할 곳이 없기에 슬프지만 더 열심히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생기는 것은 아닐까 아이러니한 생각도 들었답니다. 우리는 또 고아를 보며 배우고, 성장하고, 그분들도 사회에 섞이도록 노력함으로써 서로 상부상조하고 함께 보듬으며 지낼 수 있는 것이 이상적인 사회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결국 이 세상은 모두가 홀로인 동시에 함께이기 때문이지요. 다른 듯 다르지 않은 고아들과 우리 사회가 상생하며 살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게 되었습니다.
그분들을 위해서 사회적으로 복지 혜택이 더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힘든 상황 속에서 이른 자립을 강요받는다면 너무 막막하지 않을까 염려스러움은 저만의 생각이 아닐 겁니다.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차별받지 않고, 고아이기에 아픈 상처를 보듬고 고아이기에 배울 수 있는 점을 널리 알리는 등, 그런 유토피아가 펼쳐지는 것이 꿈같은 일은 아닙니다. 고아들을 통해 배우고, 고아도 도움을 받는, 그런 이상적인 사회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본서를 통해 독자 여러분들도 많은 것을 생각해 보고 느끼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고아’라는 우리 사회의 일원을 통해 ‘인간’에 대한 이해로까지 나아갈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습니다.
이제 뜨거운 여름입니다. 이 여름이 모든 사회적 약자들과 소외된 이들의 눈물도 말릴 수 있기를, 그리하여 우리 사회가 좀 더 성숙하게 발전할 수 있기를 가슴 깊이 소망합니다. 모든 이들의 행복을 빌며 짧은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모두 행복하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