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한 잔의 말차처럼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삶과 사랑을 힘껏 누릴 것!
세상을 보는 시선에 따라 각자의 삶의 내용은 달라진다. 문제는 삶을 대하는 태도다. 결을 고르듯 섬세하게 인간의 내면을 포착해내 한 땀 한 땀 수놓듯 이야기를 엮는 작가는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말한다. 우리 모두가 지금 그 자체로 온전하게 사랑받을 만한 아름다운 존재라고. 모든 만남을 소중히 하고 지금 내게 주어진 역할에 충실한 삶이 행복한 삶이라고. 우리 자신이 주어진 삶을 소중하게 대하면 대할수록 삶은 그 가치를 높여가는 법이다.
“새끼 사마귀도 저기에 있는 진달래도, 그리고 여러분도 마찬가지입니다. 살아 있는 것은 모두 하나같이 어머니, 아버지뿐만 아니라 모두 함께 키워서 성장하는 것입니다.”
“인연이란 사실 아주 여린 거예요. 어느 쪽인가가 한 번이라도 거칠게 다루면 어이없이 찢어질 정도로. 나누는 말 한마디 한마디와 잠깐이라도 얼굴을 마주하는 시간과 상대에 대한 배려와……마음을 전하는 일을 계속해가야 하는 거죠. 이렇게 멀리 떨어진, 국적도 모국어도 다른 우리를 오랜 세월 이어준 것은 이 한 장 한 장 쌓인 편지라고 생각해요.”
결국 말차 한 잔에 담긴 진실은, 어떻게든 좋은 일은 찾아오기 마련이라는 것 아닐까. 우리에게 간절한 마음만 있다면 말이다.
독자평
“『목요일에는 코코아를』이 좋아서 구매했습니다. 이야기 하나하나가 편안하고 힐링이 되었어요.”
“하루하루 소중히 간직하고 싶은 이야기였습니다”
“사람들의 연결을 통해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단편 영화 시리즈.
은근히 안아주는 것처럼 조금 쉬고 싶을 때 읽으면 좋은 책이다.“
“등장하는 모든 사람에 대해 사랑을 담아 쓴 것 같다. 각 에피소드의 등장인물들을 어디선가 다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긴다.”
- ‘아마존 재팬’ 독자 평 중에서
책 속으로
나무들 사이로 마블 카페의 차양이 보인다. 빨리 가게에 들어가서 몸을 따뜻하게 하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퍼뜩 걸음을 멈추었다. 오늘은 월요일. 그러고 보니 마블 카페의 휴일이다. 역시 재수가 없다. 조금 일찍 깨닫기만 했어도 여기까지 걸어오지는 않았을 텐데. 다 와서야 생각나다니. 휴 하고 크게 한숨을 쉬고 되돌아가려고 할 때 카페 문이 열렸다.
“마블 카페 오늘 쉬는 날 아니에요?”
내 물음에 여성은 ‘아아’ 하고 살짝 웃었다.
“쉬는 날인데 하고 있어요. 가보세요.”
손잡이에 손을 대려다 문에 시선이 멈추었다. 마블 카페라고 쓰인 플레이트의 ‘블’ 부분에 흰색 마스킹테이프가 붙어 있고 검은 매직으로 ‘차’라고 써놓은 것이었다. 말차 카페.
새 단장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조잡한 플레이트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는데 문이 열렸다. 몸집이 작은 아저씨가 빼꼼 얼굴을 내밀었다.
“들어오세요.”
이마의 큰 점을 보고 마블 카페에서 한 번 본 적이 있음을 떠올렸다. 그 상냥한 점장이 아마 ‘마스터’라고 불렀지. 하지만 카운터에서 스포츠 신문만 읽고 있을 뿐 일한다는 느낌은 없었다. 별명인지도 모른다.
“오늘만 말차 카페입니다. 말차를 싫어하지 않으시면 들어오세요.”
- 「월요일의 말차 카페 1월/Tokyo」 p10
우리는 자기가 기억하고 싶은 대로 기억하고 있을 뿐이다. 올해 화이트데이에는 편지를 쓸게. 사랑한다는 말은 역시 쑥스러워서 하지 못하겠지만, 나름대로 마음을 담아 이렇게 쓸 거야.
나는 당신에게 관심이 많습니다. 기쁘게 해주고 싶고, 웃게 해주고 싶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한 사람, 내가 가장 알고 싶은 사람은 당신입니다.
그 편지를 또 잃어버려도 괜찮다. 몇 년 뒤 몇 월 며칠이 든 그때 내 옆에서 당신이 웃어준다면----.
그것은 무엇보다 확실하게 두 사람이 줄곧 함께 있었다는 사실을 증명해줄 테니까.
- 「편지 쓸게 2월/Tokyo」 p39
나는 할머니가…… 할머니가 싫다, 좋다, 짜증이 난다, 사랑스럽다, 등을 돌리고 싶다, 응석부리고 싶다. 엉망진창 이다, 언제나. 어쩔 도리가 없다. 정리되지 않는 모순을 안고 괴로워하고, 떠나고 싶어 하고. 그런 한편으로 너무너무 걱정되고 건강하길 바라고.
별이 된 쏙독새는 지금은 그저 조용하게 빛나고 있다.
평온함 속에.
하지만 나는 별이 아니다. 살아 있다. 이 땅 위에서. 그래서 누군가의 말과 행동에 상처를 입고 똑같이 누군가를 상처 입힌다. 그러나 내 힘으로 필사적으로 살면 조금이라도 모두에게 빛을 비출 수 있을까. 그것이 나를 ‘탄탄하게’ 해주지 않을까.
- 「별이 된 쏙독새 5월/Kyoto」 p89
우리의 첫 ‘한 장’을 그녀는 소중히 간직하고 있어주었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제대로 이어주었다. 다음은 내 차례다. 나도 손을 내밀어 수건을 받아들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는 제가 이걸 부적으로 삼겠습니다.”
주머니에 수건을 넣고 나는 그녀의 눈을 똑바로 보았다. 서로의 웃는 얼굴에 탭 되어 우리의 업데이트도 지금, 시작된 것 같다.
- 「길일 12월/Tokyo」 p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