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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은 잘못 없다

땅은 잘못 없다

  • 신민재
  • |
  • |
  • 2022-10-10 출간
  • |
  • 340페이지
  • |
  • 150 X 210 mm
  • |
  • ISBN 9791188679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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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이런 땅에도 건물을 지을 수 있을까요?

땅의 면적은 67.7㎡로 넓은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작지도 않아서 괜찮았다. 면적보다도 좁은 폭이 문제였다. 도로에 접한 부분이 2.5m가 채 안 되었는데, 안쪽으로 깊이가 20m 가까이 되었다. 극단적으로 폭은 좁고 깊이는 너무 길어서 난감한 상황이었다. 자동차 주차구획 크기가 2.3x5m 정도인데, 이 땅은 4개의 주차구획을 기차처럼 세로로 길게 늘어놓은 모양새였다. 처음에는 보기 좋고 그럴듯한 건축물은 고사하고, 사용할 만한 건축물을 설계할 수 있을까? 걱정이 먼저 들었다.
_327쪽에서

신민재 건축가의 얇은 집 탐사는 어느 날 걸려 온 한 통의 전화에서 시작되었다.
“이런 땅에도 건물을 지을 수 있을까요?”
이미 여러 건축가에게 퇴짜를 맞았다고 했다. 땅의 폭이 너무 좁아 집을 지어도 사람이 살 만한 집이 나올 수 없을 것만 같아 보이는 땅이었다. ‘사용할 만한 건축물을 설계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면서도 머릿속에서는 어느새 계단과 실 구성을 어떻게 할지 그렸다 지웠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신민재 건축가는 어떤 집을 지을 수 있을지 여러 궁리를 하는 중에 호기심이 생겼다고 한다.
‘이런 땅에 지어진 건축물이 또 있을까?’, ‘이 땅은 어쩌다가 이런 모습이 되었을까?’
신민재 건축가는 2020년 5월 페이스북에 ‘뜨아’라는 제목을 달고 얇은 집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꾸준히 올린 덕분인지 제보도 이어졌다. 제보를 받으면 먼저 온라인 지도부터 확인했다. 그리고 현장 답사를 했다. 그 집과 주변에 관한 자료를 찾아 조사하고 그런 모양의 집이 될 수밖에 없는 연유를 추리했다. 그렇게 페이스북에 80여 개의 얇은 집 이야기가 쌓여 갔다. 아직 답사를 못해 소개하지 못한 얇은 집이 40여 개 남아있다고 한다. ‘뜨아’는 조각난 필지나 이형 필지에 지어진 극한 독특한 건물을 마주했을 때 나오는 감탄사이자 ‘뜨거운 아키텍처’의 줄임말이다.
《땅은 잘못 없다: 신민재 건축가의 얇은 집 탐사》는 신민재 건축가의 페이스북 ‘뜨아’ 시리즈에서 출발했다. 페이스북에 소개한 80여 개의 얇은 집 가운데 60여 개를 담았다. 이 60여 개의 얇은 집은 사연도 제각각이다.

도시를 걷다보면 특이한 조건의 땅에 균형있게 자리잡고 있는 건축물을 수없이 만나게 된다. 크기가 작은 땅에 지은 작은 건물, 뾰족한 땅에 자리한 날카로운 건물, 땅과 땅 사이에 비집고 들어간 얇은 건물, 개발에 밀려 잘려나간 상처를 입은 채 서 있는 건물, 고쳐 짓고 고쳐지어 처음 모습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변신한 건물, 도로가 생기면서 건물의 앞뒤가 바뀐 건물…. 정말 특별한 건물들이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겠지만 변화의 상황마다 번득이는 아이디어를 내고 유지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 보여 그냥 지나칠 수 없다.
_005쪽에서

호기심 많은 한 건축가의 얇은 집 탐사기

이 건물이 지어지기 전까지 숭례문의 오랜 이웃은 남지였을 것이다. 없어지고 다시 조성되기를 여러 차례 반복했지만 남지와 숭례문은 따로따로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하나와 같은 각별한 이웃이었다. 근대에 들어 남지가 메워지고, 숭례문 양쪽의 성곽이 훼철되어 숭례문의 상심이 얼마나 컸을까? 남지 자리에 큰 규모의 일화빌딩이 세워지면서 한동안 일화빌딩이 숭례문의 이웃이 되는가 싶었지만, 세종대로가 대규모로 확폭되면서 일화빌딩도 남지처럼 숭례문 곁을 떠났다. 남은 땅은 폭이 좁아 건물이 들어올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고, 한동안 건물이 없었으니 2000년에 HM빌딩이 준공됐을 때 숭례문도 무척 반가워하지 않았을까?
_125쪽에서

숭례문 앞에는 지상 10층, 지하 1층 규모의 얇은 건물이 있다. 주변의 고층 건물과는 다른 모양새 때문에 눈에 띈다. 무엇보다 뾰족한 모서리가 인상적이다. 건물은 중구 세종대로 27에 있는 HM빌딩으로 2000년에 지어졌다. HM빌딩이 지어지기 전까지 그 땅은 오랫동안 비어 있었다. 아무리 서울의 중심부 목 좋은 땅일지라도 땅이 좁고 길어서 선뜻 건물 지을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 같다. 숭례문 앞에 어쩌다 이렇게 좁은 땅이 생긴 걸까? 신민재 건축가는 “지난 100년간 있었던 다양하고 폭력적인 토목공사의 상처”를 간직한 땅이라고 말한다. 관악산의 화기를 누르기 위해 만든 남지, 1907년 요시히토 황태자의 방문을 앞두고 남지를 매립, 그 자리에 들어선 대형건물, 건물은 해방되고 1968년까지 사용되다가 도로 확장으로 철거, 얼마 지나지 않아 일대를 지나는 1호선 지하철 공사…. 정파의 논리에 따라 메워지고 다시 만들고를 반복한 남지의 역사처럼 이 땅 역시 파란만장한 서울의 변화를 온몸으로 받아들인 채 용케 살아남았다. 비록 제대로 건물을 지을 수 없을 것 같은 좁고 긴 땅의 모양이지만.
‘ㅇㅇ리단길’의 원조인 경리단길에는 주차구획보다 좁은 유리 건물이 있다. 이 집은 육군 중앙경리단의 높은 담장 뒤에 자리한다. 육군 중앙경리단의 높은 담장과 담장 위 철망이 상당히 위협적이다. 그 담장 너머 주차구획보다 좁은 폭을 가진 땅에 2015년에 지어진 건물이다. 경리단길이 핫플레이스로 부상하던 시기였으니 좁은 땅이나마 활용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지은 집으로 보인다.

육군 중앙경리단이 이곳 이태원동 518번지 일대에 자리를 잡으면서 남산자락의 경사지는 크게 절토되었다. 절토로 만들어진 높은 절벽 위에는 군시설의 보안을 위해 높은 담장이 세워지고 날카로운 철망이 올려졌다. 담장 너머에는 육군 중앙경리단 영내로 포함되지 못한 조각 땅이 생겼다.
_312쪽에서

이처럼 《땅은 잘못 없다: 신민재 건축가의 얇은 집 탐사》는 책에 소개된 60여 개의 얇은 집이 품고 있는 사연을 이야기한다. 집의 만듦새와 모양새, 구조는 물론 도시의 변화에 휩쓸려 부침을 겪을 수밖에 없었던 땅의 내력 등을 저자 특유의 호기심과 관찰력으로 분석한다. 글에서는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얇은 집을 향한 애틋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글을 보충해 주는 다양한 참조 자료는 저자와 함께 얇은 집 탐사하는 듯한 현실감을 더해 준다. 변화 과정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연도별 항공사진과 당시 시대를 알 수 있는 기록 사진, 땅의 현황을 말해주는 지적도, 1936년 항공사진을 바탕으로 그린 파노라마지도인 〈대경성부대관〉, 〈경조오부도〉, 〈수선전도〉같은 옛지도 등.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과 직접 그린 건물 스케치, 위치도는 건물의 모양새와 앉음새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왜 이런 땅과 건축물에 관심을 가졌을까?

1976년생인 나는 1970~80년대 고도성장기에 유년기를 보냈다. 내가 놀며 자란 아파트는 지금 남아있는 것이 없다. 안양 비산동 주공아파트, 과천 2단지 아파트, 영동 차관아파트, 모두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새로운 아파트로 재건축하는 것이 경제적인 측면에서 합리적일 수는 있겠다. 그럼에도 내 정체성과 도시의 정체성을 생각하면 나와 내가 살고 있는 도시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이해하고 싶다. 그래서 시간의 축이 서로 겹쳐지는 경계나 흔적을 발견하는 순간이 그리도 흥미로웠나 보다. 도시의 정체성은 시민의 정체성으로 이어지고 결국 내 정체성도 돌아볼 수 있게 해주는 것 아닌가.
_006쪽에서

책은 이솝우화 《여우와 두루미》 이야기로 시작한다. 신민재 건축가는 여우가 물을 마시기 편한 납작한 그릇과 두루미에게 적합한 목이 긴 병이 자신에겐 ‘특징 있는 땅, 특성 있는 재료’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땅의 상황에 어울리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땅에 맞춤해 계획을 잘 세운다면 오히려 개성 있는 좋은 집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납작한 그릇과 목이 긴 병, 그릇의 특징과 성격에 맞춤한 사용처를 찾지 못했거나 제대로 사용하지 않은 사용자의 잘못이지 그릇은 문제가 아니다. 마찬가지로 못난 땅이라고 땅을 탓하기보다 땅이 처한 상황과 조건을 살피고 땅을 이해해야 한다. 신민재 건축가는 못난 땅이라고 땅을 탓하지 말고 땅의 상황과 조건을 이해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에 이런 못난이 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못난 땅에 관심을 가지게 된 또 하나의 이유는 지금까지 자신이 살아온 흔적이 모두 사라진 것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라고 한다. 경제성과 합리성을 이유로 유년시절 지내던 아파트가 모두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을 보고 자신의 정체성, 이 도시의 정체성을 찾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는 것이다.

1970년대 중반, 할아버지 집이 지어지고 손자인 내가 태어났지만, 월곡천은 아버지의 축구장과 함께 추억 너머로 사라지고 있었다. 한 세대가 지나 아버지는 할아버지가 되셨고, 나는 두 아이의 아빠가 된 지금, 축구장에 들어선 미아아파트 자리는 2003년에 재건축되어 미아 경남 아너스빌이 들어섰다. 할아버지 집은 2017년에 재건축으로 없어지고 그 자리에 지금은 미아 꿈의 숲 롯데캐슬이 들어섰다. 아버지의 축구장이 그랬던 것처럼 나의 할아버지 집도 기억 속에만 남았다.
_265쪽에서

지도 확인용 https://url.kr/cjlqxu
제보용 https://url.kr/e72ysh


목차


책을 내면서

옛길의 흔적
서촌의 불사조 종로구 필운대로 35(누하동 191)
20세기 서울의 그림자 은평구 수색로 260-1(수색동 369-1)
600년 옛길과 50년 새길의 교차점 종로구 새문안로5길 7-1(당주동 37-3)
손기정과 남승룡의 골목 중구 만리재로35길 47-1(중림동 332)
기찻길 옆 상수동 그리고 제비다방 마포구 와우산로 24(상수동 330-12)
혼돈의 종로3가, 살아남은 건축물 이야기 종로구 서순라길 21(봉익동 60)
시간의 문을 여는 길 강동구 천호옛길 98(성내동 50-5)

도로가 남긴 상처
자하문로 확장의 흔적 종로구 자하문로 2(적선동 106-3)
건축허가에서 사용승인까지 4년 종로구 자하문로 249(부암동 159)
서촌 주거지역의 작은 화석 종로구 사직로 127(적선동 93-4)
숭례문과 남지 중구 세종대로 27(봉래동1가 104-1)
왕십리행 전차선로 옆에 선 Y빌딩 중구 퇴계로 453(황학동 2475번지)

택지개발의 흔적이 남은 자투리땅
율곡로의 플랫아이언 종로구 율곡로 225(이화동 98-3)
앵구주택지와 동호로의 흔적 중구 동호로 165(신당동 372-44)
조선의 명승지 삼청동의 상처 종로구 북촌로 137(삼청동 27-10)
일전쟁과 1기 신도시의 사이 은평구 수색로 342(수색동 315-1)
효창, 백범 그리고 남겨진 조각들 용산구 효창원로 146(효창동 5-508)

물길의 흔적
의형제가 된 율곡로의 세 집 종로구 율곡로 19길 7 외(충신동 53-1 외)
반수의 흔적 종로구 성균관로1길 6-6(명륜3가 148-1)
만초천의 흔적 조각을 찾아서 용산구 두텁바위로 5(갈월동 59-8)
너른 논밭의 추억, 은평 은평구 은평로 85(응암동 91-8)
강물은 흘러갑니다. 제3한강교 밑을 성동구 한림말길 41-5(옥수동 196-1)
건물이 들려주는 홍제천과 세교천의 물소리 마포구 월드컵북로 12(동교동 206-14)
할아버지, 아버지 그리고 나도 건넜을 월곡천 강북구 도봉로10길 34(미아동 860-163)

큰 시설의 경계에 남은 땅
50년 전 협소주택 중구 퇴계로 34(남창동 236-12)
500년 은행나무는 무엇을 보았을까 종로구 통일로12길 108-2(행촌동 210-254)
냉전의 흔적을 스쳐지나간 녹사평대로, 그리고 남은 조각 용산구 장문로 1(이태원동 34-105)
경리단에 기대서서 용산구 회나무로6길 20(이태원동 293-13)
얘들아! 어디로 전학갔어? 강남구 영동대로 211(대치동 994-14)
이런 땅에도 건물을 지을 수 있을까요? ‘뜨아’의 탄생 서초구 신반포로41길 11-7(잠원동 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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