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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비뉴

애비뉴

  • 이미연
  • |
  • 가하
  • |
  • 2012-07-15 출간
  • |
  • 440페이지
  • |
  • ISBN 9788966472994
★★★★★ 평점(10/10) | 리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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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Epilogue
p. s.

도서소개

입맞춤도, 포옹도 시작함과 동시에 끝이 났다. 유주에게는 수아가, 수아에게는 유주가 그런 존재였기에. 서로의 길은 그렇게 닿았다가 떨어졌다. 심장은 뛰쳐나갈 듯 뚝, 뚝 뛰고 있었다. 가슴을 조이지 않으면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다. 아름다웠다. 아름다웠다……. 생생히 빛나던 그 사람은, 꿈을 이야기하던 그 사람은, 기억하던 이상으로 아름다웠다.
입맞춤도, 포옹도 시작함과 동시에 끝이 났다.
유주에게는 수아가,
수아에게는 유주가 그런 존재였기에.
서로의 길은 그렇게 닿았다가 떨어졌다.

심장은 뛰쳐나갈 듯 뚝, 뚝 뛰고 있었다.
가슴을 조이지 않으면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다.
아름다웠다.
아름다웠다…….
생생히 빛나던 그 사람은,
꿈을 이야기하던 그 사람은,
기억하던 이상으로 아름다웠다.
눈이 부셨다. 너무 환해서, 너무 밝아서
이쪽은 으스러질 것 같았다. 바스러질 것 같았다.
멍투성이의, 근근이 숨을 쉬며, 분노와 증오를 간신히 참으며,
버러지와 다를 바 없이 살아가고 있기에.

시간이 흐르고
현실과 마주한 유주가 움직이기 시작했을 때
수아는 다시 웃을 수 있었다.

<책속으로 추가>

수아의 얼굴이 근심이 스쳤다. 그러곤 다시 그 금세 스러지고 마는 웃음을 지었다.

“괜찮아요. 나도 기자회견에서 내 상황을 제대로 밝혀야 우리 가족을 보호할 수 있어요.”

“솔직하게 말할게. 여기에 부탁하러 온 건 맞아. 하지만 네가 다치는 건 싫어.”

수아가 고개를 수그렸다. 몸이 가늘게 흐느끼는 것 같았다. 유주는 수아가 우는 줄 알았다. 다시 고개를 든 수아는 두 손을 꼭 쥔 채였다.

“나 때문에 이미 많이 다쳤잖아요. 나도 유주 씨가 더 다치는 건 싫어요.”

안으면 안 될까?

그냥 확, 안아버리면 안 될까? 여기까지 왔는데.

조심스럽게 대하려고 했다. 수아는 지금 마음을 많이 다친 상태였다. 자신에게 얼마나 주의를 시켰는지 모른다. 4년 전에 욕심냈고 지금껏 가지지 못한 데서 오는 미련으로 금수아란 여자를 간직하고 있었지만, 다시 만난 여자가 4년 전의 금수아라는 보장은 없었다. 그러니까 금수아를 좀 더 살피고, 좀 더 알아본 다음에 가질 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가늠하려고 했었다. 그랬는데…….

안고 싶다, 이 여자.

젠장.

그냥 속된 말로 한 번 자버리면 이 욕심이 좀 죽을까? 사내놈들 욕정 따위 3개월이면 식어버리는데 그 3개월만 이 여자를 실컷 안아버리면 되지 않을까? 그럼 이 여자를 볼 때마다 물 한 모금 없이 사막을 횡단한 인간이 오아시스를 발견한 것처럼 헐떡거리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피까지 바싹바싹 말라버릴 것 같은데 손 뻗으면 닿을 곳에 퐁퐁 샘솟는 청량하고 시원한 오아시스가 있다. 바닥날 때까지 꿀꺽꿀꺽 다 마셔버리면 이 죽을 것 같은 갈증이 해결되지 않을까.

빌어먹을.

이 막연한 감은 뭐냐. 지금껏 안 보고, 없는 척 살았는데 이제 다시는 그렇게 못 살 것 같은 예감. 그리고 유주의 감은 생존본능에 연관된 것일수록 빌어먹게 잘 맞아떨어졌다.

“대청에서 기다려요. 얼른 밥 차려 갈게요.”

“천천히 해. 너 보고 싶어서 그래.”

맙소사. 이거 내가 말한 거야? 진짜 말한 건가? 머릿속에만 담은 거 아니고?

들었다. 수아가 거짓말처럼 뻣뻣해졌다. 유주는 자기 머리를 내리치고 싶었다.

“네 밥까지 잘 차리는지 말이야. 보니까 나만 먹일 거 같아서.”

얼음 땡. 여자는 드디어 경직상태에서 벗어났다. 수아는 걱정하지 말라며 냉장고를 열었다.
냉장고 문 너머로 여자가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꼬물거리는 머리꼭지와 반찬 통이 달그락달그락 움직이는 소리가 여자가 거기 있다고 알려주고 있다. 유주는 문지방에 느슨하게 기댔다.

어디 가지 마라, 금수아. 난 이제 널 가질 셈이니까.
오롯이 그의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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