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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그림이 되다

남자 그림이 되다

  • 가브리엘레툴러
  • |
  • 예경
  • |
  • 2012-05-16 출간
  • |
  • 172페이지
  • |
  • 188 X 226 X 20 mm
  • |
  • ISBN 9788970844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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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그 남자, ‘그림 되네’ - 중세의 날품팔이 일꾼에서 파스타를 요리하는 현대의 초식남까지

그들에게는 모든 것이 요구된다. 강하지만 적당한 순간에는 부드러워야 하고, 카리스마가 있지만 헌신적이어야 하며, 부지런하고 야심만만하며, 건강하고 매력적이며, 우아하고 스포티하며, 유혹적이며 음탕해야 한다. 남자에 대한 얘기들은 한마디로 온통 모순적이다. 그러니 그림 속 남자들의 모습이 그토록 다양한 것도 놀랄 일은 아니다.
그림 속 여자들과 달리, 그림 속 남자들은 종종 추하거나 볼품없다. 서양미술사에서 여자들이 대체로 아름다운 용모에 초점을 두고 가상의 여신이나 악녀 캐릭터에 끼워 맞춰진 데 비해, 남자들은 좀더 현실에 밀착된 모습으로 그려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남자들의 다채로운 이모저모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천편일률적인 그림 속의 미녀들이 오히려 빛을 잃는 것 같기도 하다. 아름다운 소년, 사랑스러운 연인, 다정한 남편과 아버지, 한껏 멋을 낸 신사, 자신의 일에 몰두한 노동자… 어느 시대에나 남자들은 이런 요구들 속에서 자신의 삶을 꾸려갔고, 화가들은 그들에게서 다양한 빛깔의 남성상을 포착해왔다.

남자, 그림 앞에서 길을 잃다? - 남자, 그림 속에서 나를 찾다
그림 속 남자를 얘기해보자고 하면, 대상화되는 데 익숙하지 않은 남자들은 당황할지도 모른다. ‘그림이란 건 무엇보다 아름다운 여성, 그것도 누드가 제일 중요한 주제잖아? 남자랑 그림을 어떻게 엮지? 꽃미남들 누드나 보여주면서 여자들이 눈요기하는 책 아닐까?’
하지만 저자는 단순히 그림 속 남자들의 겉모습만을 얘기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내면의 아름다움’에 대한 진부한 수식어를 늘어놓는 것도 아니다. 저자의 발랄한 필치는 르네상스 시대의 청년 뒤러가 우드스탁 페스티벌의 히피들에 뒤섞여 함께 술잔을 기울이게 하고, 19세기 독일의 소시민적 남성상을 담아낸 발트뮐러의 자화상을 “사윗감으로 이보다 더 이상적일 수 없는… 장모님의 귀염둥이”로 묘사한다.
자크 루이 다비드의 누드화는 “제3의 남성상”, 남자다운 신체 특징을 고루 갖추었음에도 섬세하고 유혹적이며 부드러운 양성적 아름다움을 구현했다. 정신분석학자 지크문트 프로이트의 손자였던 루시안 프로이트에게는 뚱뚱하고 살이 늘어진 친구의 알몸이 영감을 주었다. 누드에서 사람들은 보통 아름다움을 좇지만 프로이트는 “그로테스크하고 추한, 그러면서도 인간적인” 살덩어리의 미학을 추구했던 것이다. 조반니 볼디니가 그린 19세기 최고의 멋쟁이 몽테스키외 백작은 21세기의 웬만한 멋쟁이들 코를 납작하게 만들 법하다. 패션잡지에서 빠져나온 듯한 그의 스타일을 유지하는 데엔 “매주 셔츠 약 20벌, 손수건 24개, 여름 바지 9~10벌, 스카프 30개, 조끼와 스타킹 한 다스 이상”이 필요했다. 첨단 유행을 만들어냈고 가정으로부터 자유로운 생활을 즐긴 그는 메트로섹슈얼 독신남의 선구자라 하겠다. 이처럼 미술이라는 거울에 비친 남자들은 여심을 흔들 뿐만 아니라 남성이 자신의 잠재된 면, 새로우면서도 낯설지 않은 모습을 재발견하게 한다.

연인과 가족의 프리즘을 통해 드러나는, 남자의 일곱 빛깔 아름다움

혼자 있는 남자도 아름답지만 사랑하는 이들과 있는 남자는 더욱 ‘그림 좋게’ 마련이다. 프란스 할스의 신혼부부는 4백 년 전의 그림이라곤 믿어지지 않을 만한 생동감을 지녔다. 친근감 느껴지는 평범한 얼굴들, 신랑의 흡족스러운 표정과 신부의 수줍은 듯 애교 띤 미소는 의상만 제외하면 현대의 결혼사진과 다를 바가 없다.
19세기의 러시아 화가 마콥스키가 그린 노부부도 눈길을 끈다. 햇살 가득한 마당에서 남편은 과일 껍질을 까고 아내는 잼을 만든다. 소박하지만 행복한 이들의 모습은, 20세기에 드웨인 핸슨이 묘사한 중산층 부부의 공허하고 적막한 모습과 대조를 이룬다(핸슨 특유의 극사실주의로 이 황량함은 더욱 강화된다). 하지만 묵묵히 서로의 곁을 지키는 이 부부는 적어도 18세기 윌리엄 호가스가 묘사한 ‘막장드라마’ 속 귀족 부부보다는 낫다고 하겠다. 양가의 돈과 지위를 교환하는 식으로 이루어진 정략결혼은 정작 당사자들의 냉담함 속에 불륜과 파국으로 이어진다.
여성 화가들이 묘사한 연인과 남편의 모습 또한 흥미롭다. 타마라 드 렘피카가 그린 아담과 이브, 그리고 이별하는 커플은 대담하고 파격적인 화법과 금속성 색조에도 불구하고 쓸쓸한 애조를 띠고 있다. 한편 메리 커샛은 오빠와 조카를 그리면서 두 남자의 몸이 한덩어리를 이룬 듯 표현해 서로 꼭 닮은 이 부자의 유대감을 드러냈다.
<진주 귀고리 소녀>나 <우유 따르는 여인> 등 베르메르가 그린 여성들은 항상 주목받아왔다. 하지만 베르메르의 남성들이라고 단지 여성들 곁에서 보조역할만 한 것은 아니다. 여성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는 남성들의 은근한 시선, 모호한 표정에 숨은 욕망 혹은 경멸을 저자는 꼼꼼히 읽는다.
“남자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 그는 여자를 쳐다만 보고 있는데 그 시선이 별로 곱지가 않다… 무엇보다 혼란한 것은 남자의 이상한 표정이다. 많은 사람들은 그의 얼굴이 무관심하고 깔보는 듯하며 멸시와 역겨움, 일종의 적대감까지 드러낸다고 말한다. 하지만 남자는 자기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는 것처럼 보인다. 그는 유혹의 기술을 잘 파악한 사람 같다. 점잖아 뵈는 그의 태도는 허식일 뿐이다…”

고되게 그러나 힘차게, 일하는 이 남자들을 보라

여인숙을 전전하고 돈이 떨어지면 그림으로 대신 지불하며 살아가다 서른두 살에 페스트로 세상을 뜬 아드리안 브라우버르의 삶은 그의 그림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림 속의 떠돌이 치료사는 실제 그의 직업이기도 했다.
아돌프 멘첼의 철공소 그림은 노동자들의 일상을 보이는 대로 충실히 묘사함으로써 놀라운 산업적 발전, 한편으로 노동자의 소외라는 근대사회의 양면성을 담아내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카유보트의 마룻바닥 연마공, 에거-린츠의 척박한 산악지대 농부, 그리고 오토 그리벨의 노동자 인터내셔널 연대 또한 일하는 남자들의 고난과 의지를 강렬하게 보여준다.
“생산 방식이 ‘발전’하면서 나타나기 시작한 가난은 대도시에 추악함의 파도를 불러들였다… 질병이 생명을 갉아먹고 역겨운 냄새가 골목에 넘쳤으며 길에는 쓰레기, 유리조각, 썩은 야채와 과일, 죽은 생선과 뼈가 널렸다. 공장 굴뚝은 하늘을 꺼멓게 만들고 시꺼먼 강은 도시로 흘러넘쳤으며 가죽 공장을 비롯한 여러 공장들의 폐수가 도시를 시퍼렇게 물들였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노동자들이 마치 잿더미 속에서 일어나는 불사조처럼 자의식을 갖게 된 것이다. 처음으로 그들은 착취당하고 고통당하는 피조물이 아니라 영웅이 되어, 자랑스럽게 시선을 똑바로 하고 이쪽을 바라본다. 스트라이크가 그림의 모티브가 되었고, 이제 노동자들을 그리는 그림에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의 경우 몸은 덜 힘들지 모르나 역시 그들대로의 고충에 시달린다. 이 남자들의 분신은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에서 찾을 수 있다. 중산모에 양복, 현대 서구 사무직원의 유니폼 차림인 그들은 혼자가 아니라 무수히 복제되어 하늘에서 비처럼 쏟아진다. 획일화되고 익명적인 그들의 모습은, 오늘날 출퇴근길 지하철 문이 열릴 때마다 쏟아져나오는 직장인들과 다르지 않다. 비슷비슷한 모습으로 아침저녁마다 거리를 채웠다가 빗방울처럼 각자 외로이 흩어져 사무실 파티션 안으로, 혹은 자신의 방 안으로 파고들 그 남자들.

남성 영웅과 지도자의 연약한 속살을 드러내다

이처럼 남자의 내면을 파고드는 저자의 시각은 역사상의 영웅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이야생트 리고가 그린 루이 14세 초상화는 위풍당당하기 그지없지만, 당시 왕은 이미 63세로 통풍에 시달려 모델로 서기도 어려운 처지였다. 실제보다 훨씬 젊고 강하게 그려진 초상을 보고 왕은 기뻐하며, 원래 손자에게 보내기로 했던 그림임에도 불구하고 베르사유에 걸어두었다.
말을 타고 알프스를 넘는 나폴레옹의 모습은 다비드의 그림으로 영원히 사람들의 기억에 각인되었다. 하지만 사실 그는 군대가 알프스를 넘어간 며칠 후 노새를 타고 호위를 받으면서 뒤따라갔다고 한다. 게다가 이 그림의 모델을 서지도 않았는데, 초상화란 실제 얼굴과 비슷한 것이 문제가 아니며 “단지 자신이 천재임을 알아보도록” 그려지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17세기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그림에서 교황 인노켄티우스 10세는 “지상에서 신의 최고 대변자… 남성적인 우월함의 상징”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300년 후 프랜시스 베이컨은 이 초상화를 토대로 50점이나 되는 그림을 그리면서 그 권위를 완전히 해체해버린다.
“남성적으로 보이려면 남성성이라는 가면을 쓰는 것이 필요하다… 베이컨의 작업에서는 남성성이 너무 과장되어 과도한 상태, ‘발작성 가면’ 상태까지 갔다… 베이컨의 작품에서 남성 육체의 그림은 남성성을 위한 지속적인 투쟁이, 그리고 사회적으로 구성된 기호와 지표를 남성적인 것으로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긴장되고 힘 빠지는 일인지를 보여준다. 베이컨의 작품 속 남성의 육체가 꾸준히 분열된 형태로 나타나는 것은 남성성이라는 카테고리에 대한 고정관념, 그리고 그와 관련된 불변의 담론에 대한 저항이다.”

남자, 당신은 아름답다

미켈란젤로의 <다비드>로 시작된 이 책은 피에르와 질의 <나르시스>로 끝난다. 둘 다 잘생긴 얼굴에 늘씬한 몸매의 청년들을 묘사한 작품들이다. 이 두 작품에는 따로 설명이 붙어 있지 않지만 딱히 그럴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어쩌면 저자는 그때나 지금이나 본질적으로 남자의 아름다움에 대한 인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의미를 전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달라진 점이라면, 르네상스 시대와 달리 현대에는 그림 속 남자들도 여자들만큼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제 균형이 이루어지기 시작했고, 미술에서 여성의 초상화가 차지하던 우위는 매혹적인 남성들의 이미지에 도전받게 되었다. 서양미술사의 갈피마다 빛을 발하는 남자들을 경쾌하고 따스한 시선으로 짚어주는 이 책은, 남녀 모두에게 신선한 체험이 될 것이다.


목차


머리말

1 에로틱한 남성 -미소년에서 옴 파탈까지

2 정다운 애인 - 내 마음은 모두 그대의 것

3 진정한 젠틀맨 - 옛 그림 속의 신사

4 가장의 역할 - 남편, 아버지 그리고 그 이상

5 노동의 주체 - 철학자에서 날품팔이까지

6 역사 속의 남자 - 정치와 종교계 인사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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