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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 후쿠시마 한국

체르노빌 후쿠시마 한국

  • 강은주
  • |
  • 아카이브
  • |
  • 2012-03-12 출간
  • |
  • 255페이지
  • |
  • 153 X 224 X 20 mm /437g
  • |
  • ISBN 9788958624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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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후쿠시마 3·11 이후 1년,
우리는 그때를 ‘어떻게’ 기억하고 기록하고 있는가?

1986년 4월 26일,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인류는 그 두 번의 사고를 통해 무엇을 반성하고 무엇을 성찰하고 있는가? 과연, 그 사고들은 과거의 예외적인 불행한 사고에 불과한 것일까? 더 진보된 과학기술, 더 철저한 관리만 이루어진다면 그것들은 그저 지나간 공포스러운 경험, 슬픈 기억에 머물 수 있을까?

1 진실 혹은 거짓말
체르노빌 사고는 소련과 미국의 무한경쟁 속에서, 진실을 은폐하고 사실을 조작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과학기술 강국, 사회주의의 모국인 소련에서 기술 착오로 그런 엄청난 사건이 일어나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정부 관료를 포함하여 각급 책임자들은 사고의 진실을 덮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결국, 그 때문에 숱한 주민들이 제때 대피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그들은 어찌 되든 좋았다. 사회주의의 명예와 자부심만 지킬 수 있다면……. 소련 당국은 사고 뒤 이틀이 지나서야 사고를 인정했다. 그리고 5월 6일, 국제사회에 사고의 심각성을 인정했다. 그동안 체르노빌, 그리고 최대의 피해지역인 벨라루스에는 어떠한 경보도, 주의 조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사고의 원인이나 경과, 시각, 사망자 수 등은 밝히지 않았다. 소련의 이러한 행동은 오히려 불안을 증폭시켰고, 확인되지 않은 소문은 살인 공기와 함께 유럽을 배회했다. 추측성 보도가 나돌자 소련은 이를 부인했다. 소련 당국은 외신 기자들의 취재도 거부했다. 하지만 마침 폭발 28초 후 체르노빌 상공을 지나고 있던 첩보위성을 통해 미국은 폭발로 날아가 버린 핵력발전소를 확인했고 핵실험을 의심했다. 일본과 미국에 방사능 구름이 확산되기까지는 열흘밖에 걸리지 않았다. 체르노빌은 국제적인 사고로 주목받기 시작했고, 사고의 심각성은 이미 소련의 손을 떠나 있었다. 전 세계 언론의 신문 1면을 장식했다. 언론에는 ‘종말’이라는 단어도 심심치 않게 등장했다. 살인 공기에 국경은 없었다(32쪽).

우크라이나의 주도 키예프에서도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수많은 인파가 모이는 5월 전통 축제의 참가를 막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독려한 것이다. 주민들의 동요가 두려워서였다. 평소보다 수천 배 높은 방사능 수치를 보였지만, 보이지 않는 살인 공기 속에서 축제의 행렬이 시작되었다. 공식적으로 5월 축제 당시 방사능 수치는 기록되거나 공개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훗날 이 축제에 관한 모든 공식 기록을 삭제했다. 발전소 인근 네르프르 강과 드리피아트 강의 오염으로 이 강이 흐르는 우크라이나 지역과 벨라루스는 향후 100년간 인간이 살 수 없는 땅이 되었지만 아무도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그로부터 25년이 지난 후쿠시마 사고 때는 어땠을까? 사고 당사자인 도쿄전력은 사고의 심각성을 축소하고 은폐하기 급급했다. 가장 먼저 주민들의 대피를 꾀해야 했건만 사고 무마에만 정신이 팔려 있었다.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사고에 정상적인 대응은 불가능했다. 원자로의 냉각을 위해 해수 주입을 했어야 하는데 제때 결정하지 못했다. 설계 수명인 40년을 다하고 10년 수명 연장을 결정한 발전소여서, 하루하루의 가동이 순수한 이익을 낳았기 때문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대로 사고가 진행되었다면 수도 도쿄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까지 갔을 것이다. 어쨌든 그런 사고의 결과, 2기를 제외한 나머지 핵발전소의 가동을 멈출 수 있었다. 나머지 2기의 가동 여부도 유동적이다. 인류는 심대한 물적·심적 파괴와 상실을 경험한 다음에야 비로소 정상적인 사고와 판단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방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천억 원, 수조 원에 이르는 이익도, 흔히 핵마피아라고 불리는 세력들의 수중에 들어가는 역설이 발생했지만.

2 윤리의 문제, 정의와 부정의의 문제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한국의 사고를 돌아볼 때, 가장 피해를 본 사람들은 누구였을까. 체르노빌에서는 소방관들, 핵발전소의 나이 어린 노동자들, 사고 지역 근처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던 농부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그중 다수가 며칠 이내에, 몇 주 이내에, 몇 달 이내에 사망했다. 그리고 수만 명, 수십만 명의 피폭자, 그들의 아들딸들이 고통 속에 나날을 보내고 있다. 게다가 그 지역 출신이라는 이유로 온갖 차별과 피해를 겪어야 했다. 사망한 노동자, 소방관들에게는 영웅 칭호와 100루블이 주어졌다. 어쩌면 그들 이름 없는(!) 영웅들 때문에 사고가 더 이상 확대되지 않고 그 정도에서 마무리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들의 이름은 미콜라 바슈크, 니콜라이 티테노크, 볼로디미르 티시추라……이다(57~60쪽 참조).
후쿠시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지방 출신, 부양가족이 없는 노동자들, 특히 비정규 노동자들이 주로 사고 현장에 투입되었다. 그들은 제대로 먹지도, 마시지도, 씻지도 못한 채 하루하루 죽음에 이르는 길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들에게도 영웅이니, 사무라이니 하는 헛된 명예가 주어지기는 했다. 목숨과 바꾼 대가로.
한국에서도, 크고 작은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핵발전소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가장 먼저, 가장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 그에 더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에서 쓸 전기 생산을 위해 경북, 전남, 부산 주민들이 갖은 피해를 겪을 수밖에 없다. 얼마 전 밀양에서 분신자살한 이치우 어르신 역시, 핵발전 중심의 전력 구조가 낳은 필연적인 희생자라고 할 수 있다. 반성도 성찰도 없이, 죄없는 사람들의 죽음에 무관심하고 무덤덤한 우리는 누구인가?

3 지금, 한국은?
행인지 불행인지, 한국은 아직 그런 미증유의 사고를 경험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그런 파괴적 상황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부산시 기장군 장안읍에 있는 고리1호기는 1978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이래, 2011년까지 총 128회의 크고 작은 사고가 있었다. 연평균 3.76회 꼴이다. 1983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고리2호기는 63회, 월성1호기는 50회의 사고를 기록했다(204쪽).
과연, 고리1호기만 문제일까. 나머지 발전소들은 안전한가? 안심할 수 있을까? 2011년 핵발전소 사고 일지만 해도 1페이지 가득인데(206쪽), 사건 제목은 비전문가가 봐서는 전혀 이해도, 파악도 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 역시, 핵발전소 사고를 전문가들의 영역에 가둔 채 그들만의 언어로, (축소 및 은폐를 포함한) 그들만의 소통으로 남겨두고자 하는 의도로 읽힌다.
부산과 울산 사이에 핵발전소가 6개나 있는 나라, 그곳에 2개를 더 짓고 있는 나라, 인구의 절반이 살고 있는 수도권과 핵발전소 단지가 불과 300킬로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나라, 과연 한국은 안전할까?
더욱이 고리1호기는 위험도 위험이지만, 설립 과정부터 전혀 민주적이지 못했다. 주민들을 속이고, 평화로운 어촌 마을을 찬성과 반대로 두 동강 냈다. 삼척, 영덕, 안면도 등등, 이는 이후 핵발전소가 들어서는 곳 어디서나 무한 복제되는 풍경이다. 물론, 이후 막대한 지원금을 무기 삼아 낙후 지역 사이에 끝없는 경쟁을 시키고 있다는 차이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자신이 숨 쉬고 살고 있는 당대만이 아니라 후대에까지 피해가 유전될 수도 있다는 위험을 감춘 채 진행되는 핵발전소 건설 계획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방사능 폐기물 처리장 부지 선정 일지를 살펴보면(188쪽), 어느 한 곳도 순조롭게, 민주적으로 진행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게다가 핵발전소 건설로 막대한 이익을 챙기는 세력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한국 역시 핵마피아의 수중에 장악되어 있다는 현실을 잘 알 수 있다. 고리1호기는 현대건설이 지었는데, 이후 현대건설은 핵발전소 건설을 도맡아 했다. 그동안 총 13기의 핵발전소를 건설했으며, 최근에는 아랍에미리트에서 발주한 핵발전소의 1~4호기도 수주했다.
참고로 2012년 3월 현재, 한국은 핵발전소 밀집도 세계 1위, 전 세계 상위 10개국 중 핵발전소 이용률 91.7%로 1위를 기록 중이다(2010년 기준).

4 현지 취재를 통해서 지금 그곳의 현실, 사람들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기획 및 감수를 맡은 에너지정의행동 이헌석 대표는 체르노빌 25주기를 맞아 2011년 4월, 그리고 후쿠시마 사고 이후 2012년 1월, 후쿠시마를 방문한다. 아직도 진행 중인 고통과 비극의 실상,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왔고 앞으로도 살아가야 하는 그곳 사람들의 모습이 32쪽의 화보와 함께 두 번의 인터뷰 속에 담담하게 펼쳐진다. (본문의 인터뷰에 등장하는) 발전소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파리쉬브 마을의 할머니, 그리고 고향을 떠날 수 없어 다시 위험한 그곳으로 돌아온 노부부를 통해, 사고는 과거에 머물지 않고 현재로, 미래로 이어진다는 엄연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화보 2~3쪽에 펼쳐진) 프리피야트 광장의 황량한 풍경은 26여 년 전 일어난 사고의 맨얼굴을 말없이 증거한다. 주인 잃은 아이들의 장난감, 회전을 멈춘 놀이기구, 체르노빌 아이들의 사고 후 마음을 그린 그림들, 피난소 한켠에 우두커니 놓인 라디오, 겁 먹은 듯 어찌할지 몰라 막막한 아이의 눈망울을 통해, 논리로, 숫자로 결코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고통, 인간의 비극이 절절히 다가온다.


목차


프롤로그

1 체르노빌
1986년 4월 26일, 체르노빌
인터뷰 체르노빌, 2011년 4월

그날 오후에는 3만 5000명의 주민들이 봄날의 평화로운 토요일을 즐기고 있었다. 이미 방사능 수치는 평균치보다 400배가 넘고 있었다. 그들이 보고 느끼고 숨 쉬고 살아가는 모든 것들이 오염되었다. 보이지도 느껴지지도 않는, 인간의 오감으로는 절대로 인지할 수 없는 침묵의 살인자들은 순식간에 그들을 덮쳤다. 입고 있는 옷, 정원의 잔디, 바람에 날리는 꽃잎, 햇살에 반짝이는 나뭇잎, 집안의 모든 살림들 그리고 피부까지 모두가 방사능에 오염되었고, 그들의 생명을 단축시키고 있었다. 그들이 살았던 집과 가구와 가재도구들은 이제 영원히 누구도 쓸 수 없게 되었다. 터져버린 발전소에서는 방사능이 뿜어져나오고 있었지만, 어떤 경보도 주의 조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2 후쿠시마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인터뷰 후쿠시마, 2012년 1월

정부의 ‘안전하다’는 말을 믿어서든, 혹은 떠나지 못하는 다른 이유 때문이든 후쿠시마에는 여전히 사람들과 아이들이 남아 있다. 사람들은 죽음의 공기 속에서 아이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주어야 하는지 모른 채 남아 있다. 후쿠시마에서 태어났고, 자랐으며, 땅을 일구고, 바다를 바라보며 후쿠시마를 사랑하고 사랑하는 법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던 사람들은 이제 그곳이 영영 아이들을 기를 수 없는 땅이 되어버리는 현실을 바라보고 있다. 너무나 당연하다고 믿었던 공기와 물은 이제 아이들의 목을 겨누는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버렸다.

3 한국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이후 한국
인터뷰 한국, 2012년 1월

찬반으로 나뉜 주민들은 서로간의 심각한 집단폭력과 따돌림에 시달려야 했으며, 소소한 갈등은 크게 번졌고, 법적 공방은 늘어났다. 이 기간 동안 공동체는 완전히 파괴되었다. 대대로 오랜 시간 협동과 신뢰를 바탕으로 같은 바다를 일구고 같은 배에서 생사고락을 함께하던 가난한 어촌 마을은 불신과 미움의 공기로 가득 찼다. 길고 긴 재판 과정은 그들을 더욱 깊은 상처로 내몰았다. 평화로웠던 어촌 마을은 깊게 파인 상처만 남은 침묵의 마을이 되었다.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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