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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말피의 여공

아말피의 여공

  • 존웹스터
  • |
  • 소명출판
  • |
  • 2012-11-10 출간
  • |
  • 240페이지
  • |
  • 160 X 230 X 20 mm
  • |
  • ISBN 9788956267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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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당겨-

힘껏 당겨- 자네들의 힘이
하늘을 나한테로 끌어내려야 하니까-

르네상스 극문학선 제1.과작(寡作)이 과작(過作) 보다 나을 수 있음을 증명한 ‘존 웹스터’

영국 문학사를 통틀어 볼 때, 무대공연을 목표로 하는 창작활동이 가장 왕성하게 이루어진 것은 엘리자베스 1세(재위 1558~1603)와 제임스 1세(재위 1603~1625) 치하의 시대였다. 바야흐로 유럽 대륙보다 늦은 영국 르네상스시대였다. 영국의 극문학사 전체를 통해 황금기라 불러도 좋을 이 시기에는 실로 많은 극작가들이 활동했고, 그중에는 셰익스피어가 극작가로서 원숙기에 이르기 전, 극복해야 할 경쟁상대로 여겼던 크리스토퍼 말로(Christopher Marlowe, 1564~1593)를 비롯하여 걸출한 극문학의 대가들이 포진하고 있었다. 영국 극문학에서 셰익스피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동시대의 다른 극작가들에 대한 관심이 적은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르나, 이 시대의 극문학을 전체적으로 조감하려는 노력을 소홀히 한다면 독자 또는 관객이 셰익스피어의 극문학을 제대로 평가하고 이해하는 데에 커다란 허점을 남길 수밖에 없다. 셰익스피어도 결국은 영국 르네상스 시대에 활약했던 많은 극작가들 중의 하나였을 뿐이고, 많은 봉우리들 중 가장 우뚝 솟은 것이 셰익스피어였다. 그리고 그 최고봉의 장엄함을 다시금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동시대의 다른 극작가들의 작품들을 읽을 필요가 있다.
그 서막을 알리는 영국 르네상스 극문학선 제1이 영국 르네상스 극작가의 한 사람인 존 웹스터(John Webster, 1578?~1632?)의 『아말피의 여공』(소명출판, 2012)이다. 그가 쓴 두 편의 비극, <백색의 악마(The White Devil)>(1612)와 <아말피의 여공(The Duchess of Malfi)>(1613)은 셰익스피어의 비극과 비교해 보아도 그 철학적 깊이에 있어서 뿐 아니라 비극적 분위기의 창출, 그리고 관객의 숨을 멎게 만드는 극적 순간들을 포착함에 있어 결코 뒤짐이 없다. 비록 작품 수는 적지만, 웹스터는 셰익스피어의 비극에 버금가는 걸작들을 썼다. 그가 쓴 작품의 수가 적은 것도 창작에 임하는 그의 예술가적 태도에 그 원인이 있었다고 여겨진다. 뼈를 깎는 것처럼 극 대사를 정련하는 그의 극작 태도는 과작(寡作)이 과작(過作) 보다 나을 수 있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한다. 한 번의 아름다운 노래가 여러 번 들려주는 범용한 소리보다 훨씬 바람직하지 않은가?

“그리고 과부답게, 난 얼굴을 반만 붉혀요”

웹스터가 『아말피의 여공』에서 그려 놓은 것은 인간성에 내재하는 악의 분출만이 지배하고 무질서와 혼돈이 팽배한 암울한 세계이다. 이 극에 등장하는 사람들 중에서 선한 자들이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주인공인 여공을 포함해, 이 극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인간적인―더 나아가 사회적인―면에서 결코 가벼이 볼 수 없는 결함을 가진 존재들이다.
비극의 주인공인 여공은 얼마 전 남편을 잃고, 오라비들에게 재혼할 생각일랑은 아예 말라고 주의를 듣는다. 나중에 밝혀지는 사실이지만 두 사람이 제가끔 누이의 재혼을 막으려 하는 감추어진 원인은 퍼디난드의 경우 쌍둥이로 태어난 누이를 향해 갖는 근친상간적인 감정 때문이고, 추기경의 경우에는 여공의 재산을 탐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공은 시녀인 카리올라만 증인으로 입회한 가운데 궁정의 집사장 안토니오와의 비밀결혼을 감행하고, 곧바로 침실로 향한다. 안토니오에게 구애를 하는 여공의 대사는 인간적 호소력과 함께 비극의 복선을 내포하고 있다.

자, 가서 자랑이나 해. / 나를 실심(失心)토록 했다고- 내 심장 그대 가슴 안에 있어. / 거기서 사랑을 키웠으면 해. 당신 떨고 있구먼. / 그대 심장이 날 사랑하기보단 두려움에 젖는 / 그런 매가리 없는 살덩이 되지 않게 해. 여보, 자신을 가져. / 무엇이 당신 마음을 흩뜨리는 거야? 내 몸은 살과 피라오. / 내 몸은 죽은 남편의 무덤 앞에 무릎 꿇고 있는 / 설화석고로 빚은 조상(彫像)이 아니라오. 깨어요, 깨어나요, 당신! / 나 지금 그 모든 헛된 체면치레 벗어 던지고, / 그대를 새 남편으로 맞고 싶어 하는 한 젊은 과부로 그대 앞에 있어요. / 그리고 과부답게, 난 얼굴을 반만 붉혀요.

사회적 통념과 인습을 과감하게 깨뜨리는 여공의 결단은 용기 있는 한 여인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여공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하려는 의지는 현대의 관객들에게는 큰 호소력을 가진다. 그러나 개인적인 욕망을 추구하고 그것을 성취하는 여공의 모습은 인간적이기는 하나, 공국을 다스리는 통치자의 처지에서 그가 취하는 앞뒤 안 가리는 저돌적인 행위는 사회질서를 파괴할 위험성을 내포한다. 뜨거운 사랑으로 맺어진 여공과 안토니오의 결혼은 그 동기가 두 사람만을 놓고 보면 순수하기 그지없다. 신분의 차이를 초월한 두 사람의 결합은 아름답게 보이기조차 한다. 그러나 여공은 한 공국의 통치자이고, 아들이 성년에 이르면 공국의 통치권을 그에게 넘겨주어야하기 때문에 그들의 결혼은 내연관계라는 한계를 벗어날 수 없는 것이고, 여기에서 비극은 이미 잉태된 것이다. 여공 자신이 사회질서를 깨뜨렸기에 그의 결혼생활은 물론, 아말피 공국 전체에 혼란을 불러오게 된다. 여공이 저지른 사회질서 파괴 행위는 엄청난 대가를 요구한다.

“당겨- 힘껏 당겨- 자네들의 힘이 하늘을 나한테로 끌어내려야 하니까-”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은 불안한 결혼생활을 하며 자식 셋을 낳지만, 결국은 첫 아들만 살아남고, 모두 처참한 죽음을 맞는다. 음흉한 추기경이 뒤에서 조종하고, 질투심으로 광분하는 퍼디난드가 지시하여, 보솔라가 잔인한 살육을 저지른다. 그러나 거시적인 차원에서 보면 여공의 질서파괴 행위에 대해 우주 질서를 관장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힘이 작용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여공이 겪는 시련을 목격하면 운명의 힘에 대한 두려움과 여공에 대한 연민의 정을 깊이 느끼면서도, 고통을 인고하고 끌어안으면서, 그 고통을 ‘슬픔의 미학’의 차원으로까지 승화시키는 여공의 군왕다운 모습에 압도되고 만다. 자신을 교살하는 데에 쓰일 오랏줄과 자신이 죽은 다음에 담길 관을 눈앞에 보면서도 의연함을 잃지 않는 여공의 모습은 그의 공인으로서의 과오를 씻어 버리고도 남을 만큼 장엄하다.

보솔라:하지만, 내 생각엔, 어떻게 죽느냐가 두려울 텐데. / 이 오랏줄이 보기에도 끔찍하지 않소?
여공:조금도 안 그래. 금강석으로 내 목을 자른다고, / 아니면 계피로 질식시킨다고, 아니면 진주로 된 / 탄환을 쏘아 날 죽인다고, 그게 무어 나을 게 있어? / (…중략…) / 내 오라비들한테 말해 주어- 나 이제 정신이 맑으니, / 그 사람들이 줄 수 있고 내가 받을 수 있는 최상의 선물이 / 죽음이란 걸 나 알게 되었다고- / (…중략…) / 당겨- 힘껏 당겨- 자네들의 힘이 / 하늘을 나한테로 끌어내려야 하니까- / 잠깐, 하늘에 드는 문은 군왕들의 궁전처럼 / 그렇게 높이 솟아 있지를 않아. 거기 들어가려면, / 무릎을 꿇고 들어가야 돼.

일찍이 여공은 오라비 퍼디난드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가 살 운명이든, 죽을 운명이든, 상관없어요. 어느 쪽이 되었든, 난 군왕답게 할 테니까요.” 그리고 죽음을 목전에 둔 여공은 조금도 자세를 흩뜨리지 않고 이렇게 말한다. “나는 언제나 아말피의 여공이야.” 그 말대로 여공은 군왕답게 죽음을 맞는다. 여공의 죽음의 순간은 ‘장엄’이라는 말로 밖에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고, 그의 구원의 여지는 바로 여기에 있다. 한 여인으로서 가졌던 애욕을 극복하지 못하였고, 그런 인간적인 결함으로 인해 아말피 공국의 통치자로서 용인될 수 없는 질서파괴 행위를 저질렀지만, 여공이 그 대가로 치루는 고통과 시련은 인간이 감내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선 것이었고, 이를 담담하게 수용하는 그의 의연한 모습은 관객을 숙연케 한다. 한 남자를 사랑했고 그 사랑에 충실했던 한 여인의 인간다운 본연의 모습과, 한 공국의 통치자로서 그가 끝까지 지켜낸 군왕다운 위엄, 이 둘이 결합함으로써 아말피의 여공을 장중한 비극의 주인공으로 만드는 것이다.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제외한 영국 르네상스 극문학은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잘 소개되어 있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심지어는 영문학 전공 대학원 과정에서마저 셰익스피어와 같은 시대에 활동했던 다른 극작가들의 작품들을 교과과정에 포함시키는 경우가 극히 드문 것은 실로 안타까운 노릇이다. 『아말피의 여공』으로 시작된 ‘영국 르네상스 극문학선’ 작품들이 일반 독자들에게 영문학의 한 국면을 소개하는 데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아말피의 여공』은 영문학을 전공하는 후학이 원전을 읽어나갈 때 도움이 될 번연본의 성격 역시 강하다. 그러한 면은 원전의 행 구분을 그대로 살려 행의 숫자를 먹여놓은 것과, 충실한 각주 작업에서 나타난다. 이는 원문을 접할 때 겪게 되는 어려움에 가뭄에 단비 같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하는 바이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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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두기

1막
2막
3막
4막
5막

작품해설
작자소개
역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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